『거인들의 발자국』(한홍 지음/두란노) 중에서

미국의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는 주위에 자기보다 훨씬 탁월한 인재들을 수없이 많이 두었던 사람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그런 뛰어난 인물들을 옆에 둘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카네기는 그 비결 중에 하나로 용서의 마음을 들었다. 카네기가 그런 마음을 갖게 된 데는 아주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20대 초반이었을 때, 그는 일하던 회사의 공금을 가방에 넣어서 전달하는 일을 맡았다. 엄청난 거금이 든 가방을 가지고 기차를 탄 그는 열차 난간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려 깨어보니 가방이 없어졌다. 졸다가 열차 밖으로 가방을 떨어뜨린 것이 분명했다.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은 충격에 카네기는 사색이 되어 기관사에게로 뛰어가 사정을 설명하고 열차를 후진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요즘 같으면 턱도 없는 일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사람들의 마음이 비교적 순박하던 때라, 딱하게 여긴 기관사는 몇 킬로미터 정도 열차를 후진시켜 주었다. 눈이 튀어나오도록 밖을 주시하고 있던 카네기의 눈에 문득 개울가에 떨어진 낯익은 가방이 들어왔다. 카네기는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을 지르면서 열차에서 뛰어내려 가방을 열어 보았다. 다행히 현금은 그대로 들어 있었다. 그는 돌아오는 열차에서 그 가방을 보물 단지처럼 끌어안았다. 그 아찔했던 기억을 발단으로 해서, 카네기는 평생 실천에 옮길 중요한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나는 젊은 사람이 아주 결정적인 큰 실수를 해도, 그가 사기성을 가지고 일부러 한 일이 아닌 이상 용서하고 품어 주기로 했습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아무리 성실하게 노력해도 돌연히 당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법인데, 그것 때문에 평생의 꿈이 좌절되는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런 너그러운 용서의 마음이야말로 리더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자질이 아닐까. 보통, 머리칼 한 올 흩트러뜨리지 않는 깔끔하고 철저한 완벽주의자들 주위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 인간이 기계가 아닌 이상, 어떻게 조금의 실수도 범하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 최고의 질을 추구하되, 성실하고 정직하게 노력하고도 일어나는 사고나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품어 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리더는 드러나는 존재이기 때문에 공격당하는 수가 많다. 그리고 그 상처는 쉽게 사그라들 지 않는다. 리더는 항상 사람을 용서하기로 결심하고 살아야 한다.

『거인들의 발자국』(한홍 지음/두란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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