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기 좋은 이웃동네
마카오는 홍콩에서 페리로 딱 1시간 거리다. 유럽 제국주의 열강의 지배를 받았고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 반환되었으며 50년간 1국 2체제로 자치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전체적 도시의 분위기나 발전방향은 사뭇 다르다. 마카오는 홍콩보다 더 낯설고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일단 홍콩에서 마카오로 들어가는 페리 안에서부터 언어의 차이를 느낀다. 홍콩은 한자와 영문이 공동표기되어 있는데, 마카오는 포르투갈어가 공동표기되어 있다.

포르투갈은 영국보다 마카오 현지인들에게 더 오랫동안 큰 영향을 미쳤다. 16세기 초반 명나라 때부터 이미 마카오를 거점으로 중국·일본과 금·은·도자기·아편 등의 중개무역을 했고, 선교사를 파견해 아시아 각국에서 포교활동을 펼쳤다. 영국이 아편전쟁 이후 홍콩을 식민지화하자 자극을 받은 포르투갈인들은 1849년 마카오의 행정권을 획득했으며, 1999년 중국에 반환하기 전까지 마카오를 통치했다.

홍콩은 금융과 물류 등을 중심으로 경제발전을 꾀했지만, 마카오는 카지노와 관광업 말고는 산업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젊은 사람들은 관광업에 종사하지 않는 한 홍콩이나 중국의 다른 도시로 나가 취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마카오의 골목을 걷다 보면 유독 노인들과 어린이들을 많이 본다. 가벼운 파스텔톤 페인트를 칠한 포르투갈식 건물들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화보 같은 분위기가 난다. 예쁜 그림과 색을 입혀 구운 타일로 장식한 담들도 인상적이다.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은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마카오는 사진 찍고 맛있는 음식 먹으며, 하루 지내고 오기 괜찮은 곳이다. 홍콩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호텔이 많으니 마카오에서 1박을 하는 것도 좋다.

아시아의 작은 유럽
마카오는 ‘동양의 라스베가스’로 불려왔지만, 2006년 이후 매출액이 라스베가스를 뛰어넘어 명실공히 세계 최고 도박도시가 되었다. 본토에서 온 중국인이 70퍼센트 이상이며 손이 큰 베팅을 해서 마카오의 매출을 늘려주고 있다. 카지노는 도박을 하지 않더라도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와 흥미로운 쇼, 명품과 기념품 쇼핑 등의 즐길 거리가 많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배경으로 나와 유명해진 ‘베네시안 호텔’은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재현해 호텔 안 운하에서 곤돌라를 운행하고, 상설공연장에서 캐나다의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 팀이 매일 를 공연한다.

베네시안 호텔 근처에는 호텔과 쇼핑몰이 합쳐진 ‘시티 오브 드림스’라는 복합 휴양단지가 있다. 중국문화의 뿌리로부터 영감을 받아 창작된 ‘워터쇼(The House of Dancing Water)’는 티켓가격은 조금 부담스럽지만 이곳에서 꼭 한 번 볼 만한 라이브 퍼포먼스다.

Tip! 여행자의 메모
마카오 관광청 http://kr.macautourism.gov.mo
마카오 세계유산 http://www.wh.mo/wh/indexE.asp

- 『마이 홍콩』 중에서
(원정아 지음 / 재승출판 / 448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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