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소행성’ 쁘띠프랑스는 청평호반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청평댐에서 남이섬 방향으로 10km쯤 가다 보면 적갈색 뾰족 지붕의 집들이 이국적인 프랑스 시골마을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파스텔 풍의 아름다운 색상으로 몸체를 치장한 집들이 언덕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 풍경은 보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프랑스 유명 건축가 도미니크 씨에 의해 기초 설계된 이곳은 분명 한국 땅임에도 프랑스 중부나 알프스의 시골 어디쯤에 와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낮은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 조그만 성벽 안쪽으로 들어서면, 원형의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산을 병풍처럼 두른 동화 속 마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을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투숙객들을 위한 숙박동과 관람객들을 위한 문화체험 공간입니다. 모두 22동의 건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하루 120명이 머물 수 있는 숙박동의 32개 객실은 어느 곳 하나 똑같은 곳이 없을 정도로 저마다 개성이 있습니다. 언덕을 따라 키 재기 하듯 올라선 건물들은 높낮이가 미묘하게 조절되어 있어 객실 내에서도 햇빛이 자잘하게 부서지는 청평호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쁘띠프랑스가 가장 자랑할 만한 문화공간으로는 생텍쥐페리기념관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와 그의 대표작인 『어린 왕자』를 제대로 접할 수 있는 유익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2000년 한 해 동안 네 차례나 생텍쥐페리재단을 방문하여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정식으로 국제 라이선스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쁘띠프랑스 개장 당시에는 생텍쥐페리의 유품을 전시한 적도 있으며, 앞으로도 생텍쥐페리재단 측과 협의하여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품들을 주기적으로 전시할 계획입니다.

쁘띠프랑스의 볼거리ㆍ체험거리
유럽 동화나라 축제: 가족의 달인 5월에는 유럽 동화나라 축제가 열립니다. 지난 축제 때에는 ‘잭과 콩나무’라는 유럽 동화를 프랑스 전통 손인형극인 기뇰(Guignol)로 꾸며 평일 3회, 주말 4회씩 공연했습니다. 마리오네트 줄인형극으로 연출하는 ‘피노키오’도 동심을 사로잡았습니다. 주말과 공휴일에 펼쳐지는 유럽 동화나라 코스프레에서는 관람객들에게 유럽의 전통 의상이나 동화 속 주인공 의상을 입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오르골 연주회: 쁘띠프랑스에서는 모노코르드 연주, 오르골 연주, 오케스트로폰 연주 등 다양한 연주회가 열려 관람객들의 갈채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쁘띠프랑스 오르골하우스에서는 하루 5차례 오르골을 연주합니다. 14세기 자동연주기로 처음 고안된 카리용(Carillon), 원통에 박힌 핀이 빗 모양의 발음체를 튕겨 소리를 내는 실린더(Cylinder)오르골, 1880년대 독일에서 고안된 디스크(Disc)오르골, 거리에서 연주되어 서민들에게 친숙한 악기로 자리 잡은 스트리트(Street)오르골 등,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발품 팔아 들여온 희귀 오르골 30여 대가 맑고 청아한 천상의 멜로디를 선사합니다.

프랑스 영화 축제: 쁘띠프랑스에서는 매년 ‘프랑스 영화 축제’를 개최합니다. 쁘띠프랑스에 감동한 프랑스대사관과 문화원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가평군도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쁘띠프랑스에는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3곳 있습니다.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쁘띠이벤트홀에서는 주로 <쉘부르의 우산>, <피아니스트를 쏴라>와 같은 고전 영화를 상영하고, 60석의 세미나실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영화를 주로 상영합니다. 축제 기간에 상영한 <사랑해 파리>는 ‘사랑의 도시, 파리’라는 주제로 세계 최고의 감독들이 함께 찍은 18편의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주로 인형극장으로 사용하는 100석의 가족영화관에서는 <재스퍼>와 <빅 시티> 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이 상영됩니다.

- 『봉주르~ 쁘띠프랑스』 중에서
(한홍섭 지음 / 올림 / 167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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