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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니가 해줘”
어린 딸을 키우는 맞벌이 부부가 있었습니다. 딸은 아침마다 엄마와 다퉜습니다. 엄마가 아침에 차려주는 밥을 딸이 잘 먹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나 같아도 이런 맛없는 아침밥은 먹고 싶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안 먹으려는 딸과 먹이려는 엄마 사이의 다툼을 보다 못한 아빠가 어느 날 참지 못하고 결국 한마디 했습니다.

“맛있게 좀 해줘 봐.”

순간, 얼음. 아내의 얼굴빛이 싹 바뀌어 있었습니다. 아내의 화살은 곧바로 남편에게 날아갔습니다.

“그럼 니가 해줘.”

더 말했다간 딸 앞에서 싸움이 나겠다 싶어 남편은 입을 꾹 닫았습니다. ‘지가 맛없게 해서 애가 안 먹게 해놓고 왜 애를 날마다 잡아!’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말도 못 하는 자신이 한심해서 숟가락을 놓고 째려보는 아내의 눈길을 피했습니다. 출근하면서 정말 아내에게 이렇게 할 말도 못하고 참고 살아야 하나 싶어 점점 화가 났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차려준 지금까지의 밥상이며 맛없는 반찬들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휴우 하고 쉬었습니다만 속이 풀리기는커녕 더 답답해졌습니다. 남들도 이러고 사나 싶고 이러려고 결혼했나 하고 후회하는 마음까지 생겼습니다. 이런 사소한 일로 아침부터 기분을 조절 못 하는 자신도 좀팽이처럼 느껴져 싫었습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오후쯤 되자 내일 또 딸과 아내가 같은 문제로 다투면 어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난감합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 막막해집니다.

부부는 사소한 일 때문에 틈이 생깁니다. 그 틈이 점점 더 벌어져 정이 떨어지고 사느니 못 사느니 합니다. 그런데, 딸이 아침을 안 먹는 문제는 사소한 것일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큰 문제입니다. 여기에는 딸의 식성과 엄마 아빠의 스트레스, 엄마와 아빠의 소통방식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이슈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아내와 남편은 맞벌이 부부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은 가장 신경이 예민한 시간입니다. 바쁜 시간 쪼개서 차려주는 것만 해도 어딘데 거기다 대고 찬밥 더운밥 가리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남편이 아이보다 더 미워지는 겁니다. 더구나 맞벌이를 하는 처지라 더 속이 상합니다. 돈이라도 잘 벌어 오면 내가 워킹맘으로 이 고생을 하겠나 싶어 속에서 불덩이가 확 치밀어 오릅니다.

남편이 알았어야 하는 원리는 한 가지입니다. 부부는 서로 자기를 알아달라는 싸움을 한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바란 것은 아침에 딸 밥까지 신경 써야 하는 자신을 좀 알아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편은 엉뚱하게 딸의 처지와 마음만을 알아주었습니다. 그러니 싸움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는 말 한마디만 다르게 하면 아내 마음이 풀립니다.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우리 딸 입이 짧아서 어쩌지.”

그러면 끝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조금 더 보태면 금상첨화입니다.

“우리 엄마가 내가 어릴 때 입이 짧았다던데 내 피가 애한테 간 건가.”

아내는 이런 남편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자기 고생한 것을 고스란히 알아주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아내에게는 자신을 알아주는 남편이 고맙고, 안 먹는 아이에게 미안해 다른 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감 놔라 배 놔라 할 것 없이, 남편이 직접 아이 음식을 준비해준들 어떻습니까.

대한민국 아내들은 남편들이 이런 원리를 모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겠습니다만 정작 이런 원리가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니 이를 어쩌면 좋겠습니까. 남자들이 군대에 가면 달달 외우게 하는 복무신조가 있습니다. 그걸 외우지 못하면 호되게 혼나기 때문에 반드시 외워야 합니다.

그렇다면 결혼할 때도 부부수칙을 외우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부부는 서로 자기를 알아달라고 싸운다.’ 이것이 그 부부수칙 첫째 항목입니다.

- 『말과 마음 사이』 중에서
(이서원 지음 / 샘터 / 272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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