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드 힐튼이라는 사람은 32살 때 텍사스 주 시스코에서 모블리라는 모텔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사업은 그의 야심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어 2년이 되어갈 무렵 투자액을
다 잃어버리고 부도가 나서 쫄딱 망했습니다. 자기 혼자 부도가 났으면 또 모릅니다. 모텔을 운영
하기 위해서 끌어들인 투자자들도 역시 망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자 중 두 사람은 완전히 알거지가
되었습니다. 힐튼은 빚쟁이들에게 쫓기게 되었고 양심에 가책이 생겨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
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해결될 기미가 없었습니다.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습니다.

"내가 저들에게 몹쓸 짓을 했구나. 저들에게 죄를 지었구나"하는 죄책감이 가슴을 눌렀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가서 "다시 돈을 벌어 갚아 주겠습니다"하고 말할 염치도 없었습니다. 무엇
보다도 그럴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도 내가 죽
어 버리면 저 사람들의 분이 조금은 풀릴 것이다. 나도 내 자신이 너무나 모멸스러워 견딜 수 없으니
죽는 게 좋겠다." 그는 독약을 사다 놓고 마지막 정리를 했습니다.

바로 그 때였습니다. 마침 어릴 적에 어머니가 해준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 동안은 잊고 있었는데
그 순간에 문득 떠오른 것입니다. "얘야, 네가 자라면 네 아빠도 나도 네 형제들도 네 곁을 떠날 것
이다. 그러나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 예수께서 너와 함께 하실 것이다. 어려운 일을 당하면
언제든지 예수님 앞에 가서 다 아뢰고 맡기거라. 그러면 예수께서 너에게 평안을 주실 것이고 너의
나아갈 바를 가르쳐 주실거야."

돈을 많이 벌 생각밖에는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던 그이니만치 그 동안은 그 말씀을 기억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20년이 훨씬 지난 그날, 그가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 그 말씀이 생각난 것입니다.
"나는 그 때 어머니의 말씀이 옳은가 그른가 따질 여유가 없었다. 단지 그 말씀이 나를 사로잡았고
나는 거기에 전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리고 무엇인가가 그 말씀에 매달리도록 나를
끌어 갔다." 훗날 그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가 남긴 말입니다.

그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주님, 그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지도 않고 내 정욕을 불사르느라 하나님을 멀리 떠나 있었습니다. 오늘 죽음을 앞두고 과거에 어머
니가 해 주신 말씀이 생각나서 부끄러우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릅니다. 주님, 이 세상에서
안식처를 찾을 수 없습니다. 주님이 나의 안식처가 되어 주시고 오늘 내가 당한 이 엄청난 일에 피난
처가 되어 주시옵소서."

이렇게 기도하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는 한 30분 정도 기도한 줄 알았는데
게슴츠레 눈을 떠 보니 양탄자가 완전히 눈물로 젖어 있었습니다. 그 때 마음속에서 주님이 그와 함께
하시고 놀라운 평화가 깃들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 나는 할 수 있어. 주님이 나를 인도
해 주실거야"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길로 일어나서 자기에게 돈을 빌려 준 사람들을 찾아
갔습니다. 찾아가서 자기가 겪은 일들을 쭉 이야기했습니다. 빚쟁이 중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 안
에서 당신을 인내하겠습니다" 하고 호의를 보여 왔습니다.

힐튼은 언제라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주님이 재기시켜 주시면 반드시 빚을 갚겠다고 다짐하고, 달라스
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그는 과거에 행해 왔던 자기식 방법과 생각을 버리고, 그의 피난처 되신 주님을
의지하고 주님이 주시는 지혜로서 기도하면서 일을 벌여 나갔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1924년 달라스에서
세운 호텔이 바로 국제적인 호텔 체인인 힐튼 호텔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으로 피신한 자의 죄를 용서하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실제로
우리의 피난처가 되시고 안식을 주십니다.

- 박광석 저 <넉넉히 이길 수 있습니다>(생명의 말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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