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는 식탁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었다. 집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동료 조지는 아침이 밝기 전에 보건진료소에
가고 없었다. 시리얼 상자 겉에 붙여져 있는 메모지에는 "지독한 감기가 돌고 있어. 코자크 어린애
둘 다 아주 심해. 나중에 보자"라고 적혀 있었다.

호젓한 시간에 만족해하면서 데이브는 의자에 기대어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그는 보건소에 나가
환자를 돌보기 전 약 30여 분 동안 하나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는 일하는 걸 좋아했다.
의학 공부가 끝나면 뭔가 세상을 위해 봉사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었다. 그는 기도했다.
"이 도시 안에 주님이 계신 것을 볼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막 기도를 끝냈을 때 데이브는 마주 보이는 창문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소스라쳐 놀란 것은
바로 창문 밖에 일흔 살 정도 되어 보이는, 하얀 구렛나루 수염에 머리는 계란같이 대머리인, 적어도
이가 네 개는 빠져 보이는 한 노인이 웃는 얼굴로 서 있기 때문이었다.

"안녕"하고 그 노인이 여전히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데이브는 갑작스런 침입자로 인해 불쾌해졌다. 도대체 창문 밖에 서서 이렇게 무례하게 안을 들여다
봐도 되는 것인가? 프라이버시를 이렇게 무시해도 된단 말인가?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려는데 이렇
게 엉망으로 만들어 놓다니.

"도대체 뭘 원하는 거요?" 데이브는 신경질적으로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아무 것도." 데이브의 적대감에는 아랑곳도 하지 않고 그 노인이 말했다. "그냥 젊은이가 방금 구운
도나스를 좋아할까 싶어서 갖고 왔구먼. 이사 오는 걸 봤거든. 난 조지도 잘 알고, 젊은이가 보건소
에서 뭐 하는지도 알어. 참말로 하나님한테 복받을 거요. 참 이거 커피하고 같이 먹으면 좋을 텐데."
그 노인은 따뜻한 도넛이 든 봉지를 내밀었다. 그 노인은 여전히 입을 크게 벌려 웃고 있었다.

데이브는 일어서서 그 노인에게로 다가갔다. "고맙습니다." 하고 말했지만 그는 여전히 무뚝뚝한 표정
이었다. "도넛을 좋아하긴 합니다."

"그럴 것 같더라구." 노인은 데이브에게 봉지를 건네 주고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기름기가 도는 도넛을 두어 개 꺼내 먹고 나서야 데이브는 테이블에 올려놓은 그 봉지를 바라보았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자기가 좀전에 "주님, 이 도시 안에 당신이 계신 것을 보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던 사실이 생각났다.

"주님, 그러면 당신이었단 말입니까?" 데이브는 반문했다.

잠시 여러 가지 의문을 품고서 앉아 있는 동안, 그는 자신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당신께서는 지금도 일하고 계시는군요, 그렇죠? 사람들이 있는 곳, 거기에 당신
이 계셨던 거죠. 저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 노인의 이름조차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무언가 이 도시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았습니다. 제게 아침을
가져다 주고 축복까지 하고 가시는군요."



예수님은 우리가 그분의 부름에 따르고자 할 때, 우리가 참된 복음의 빛 안에서 다른 사람은 보지도
못하고 오직 자신만을 섬기려는 동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것을 보게 하신다. 우리는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자신에게 질문하고, 판단하고,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감사하고 그들을 환영하도록
제자들을 가르치셨던 것을 보게 된다.


- < 초대 >(요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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