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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이야기
“체첸과 그로즈니의 국민들은 오늘도 3개월 넘게 러시아군이 무차별적으로 떨어뜨리는 폭탄을 견디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MSF)의 국제본부장인 제임스 오르빈스키는 노벨 평화상을 수락하면서 이 같은 도발적인 개사로 말문을 열었다. 이 행사의 공식적인 성격을 생각하면, 단지 브로마이드에 적힌 상투적인 문구만을 내세웠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MSF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오르빈스키는 당시 벌어지고 있던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을 언급함으로써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었다. 다음은 그의 연설의 요약판이다.

“우선 노벨상 위원회가 국경없는의사회를 선정한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이를 수락합니다. 그렇지만 매일 존엄함을 침해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이 심히 불편하기도 합니다. 위험에 빠져 있지만 잊혀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경제 질서에 편입된 사람들이 버린 물건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거리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또한 아무런 정치적 지위도 없기에 쫓겨날까 봐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불법 난민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활동은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우리의 활동은 자기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의료 원조를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그들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그들을 방어하려는 시도입니다. 인도주의는 단순한 관대함이나 자선 이상의 것입니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것들 가운데서 정상적인 공간들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물질적 원조를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는 개인들이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존엄을 되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는 1971년 원조에 뜻을 둔 프랑스 의사들과 기자들의 단체로 시작했습니다. MSF 발족의 취지는 인간의 존귀함을 공격했던 국가들의 관행에 대한 거부였습니다. 이러한 관행에 대한 침묵은 오랫동안 중립성과 혼동되었으며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필요조건으로까지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MSF는 시작부터 이 가정에 대한 반발로 설립되었고, 28년 넘게 이 거부의 윤리를 공고히 지켜왔습니다. 이것이 당당한 우리의 정체성의 창세기입니다. 비록 어떤 사건은 어느 정도 무작위적이며 정치적으로 불확실한 면들도 있지만 이것을 ‘복잡한 인도주의 응급사태’라든가 ‘내부 안보 위기’라는 말로 가장할 수 없습니다. 아무도 강간을 ‘복잡한 부인과적응급문제’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강간은 강간이며, 인종학살은 인종학살입니다.

인도주의는 정치가 실패하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나타납니다. 우리는 정치의 실패로 인한 비인간적인 고통의 구호를 우선 목적으로 합니다. 이 활동은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야 하며, 정치권은 인도주의가 존재할 수 있도록 그 틀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전쟁 상황에서 이 틀은 국제 인도주의법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구조는 분명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희생자들에게 접근할 수 없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것은 증가하는 불의입니다. 모든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 및 손실의 90퍼센트가 후진국에서 일어납니다. 사람들이 에이즈나 결핵, 그리고 다른 열대 질환으로 사망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생명을 구하는 필수 약품들이 너무 비싸서 살 돈이 없거나 주요한 열대 질환들에 대한 신약의 연구 및 개발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시장의 실패가 우리의 다음 도전 과제입니다. 그러나 이 도전은 우리의 것만은 아닙니다. 이것은 정부와 국제 정부 기구들, 제약 산업 및 다른 NGO들이 같이 맞서야 하는 불의입니다. 민간 사회 운동으로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자선이 아닌 변화입니다.

인도주의 활동은 정의상 보편적인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인도주의가 아닙니다. 인도주의적 책임은 국경선이 없습니다. 고통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인도주의가 소명감을 가지고 들어가야 합니다. 인도주의의 시간과 공간은 정치의 시공과 다릅니다. 이것은 약자를 희생하여 시행되는 문제 해결을 전적으로 거부하는 근본적인 원칙을 확인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또한 오늘의 생명이 내일의 가치로 측정되어서는 안 되며, 지금 이곳에서의 고통의 구호로 인해 다른 곳에서의 구호가 포기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편 인도주의 활동의 도덕적 목적은 그것의 실질적인 결과에 직면해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선한 것에 대한 어떤 형태의 도덕적 중립성도 거부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도주의적 원조는 고통의 원인을 가려서는 안 되며, 인간의 고통에 맞서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하는 내부적 혹은 외부적 정치의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만일 이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면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느니 활동을 자제하거나 포기할 것입니다.

독립적 인도주의란 원조하고 보호하기 위한 매일 매일의 싸움입니다. 우리의 자원자들과 직원들은 매일 존엄성을 침해당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합니다. 이들은 더 참을 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자유를 사용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세계 질서에 대한 거창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 활동은 가장 가혹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손길을 뻗치는 개개인들이라는 한 지점에 귀착합니다. 한 번 붕대를 감아주는 것, 한 번 꿰매주는 것, 한 번 예방 접종을 해주는 것입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20여 개국을 포함해 80개국에서 목격한 것을 세상에 알리는 것을 고유의 임무로 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폭력과 파괴의 순환이 끝없이 계속되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커다란 영예를 수락하며 우리는 전 세계에 인도주의 원조를 펼칠 권리를 확인해준 노벨상 위원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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