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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통
세계는 몹시 무서운 시대로 접어드는 듯했다. 사만다는 TV만 보아도 세상이 얼마나 끔찍하게 돌아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화면에서는 연일 전쟁이 일어났다. 소련 탱크들이 자그마한 도시를 공격하자 잿더미만 남았고, 그 뒤엔 많은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래 반군과의 전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바다에서는 항공모함이 수많은 무기를 싣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고, 소련에 맞서 NATO는 미국의 순항미사일을 유럽에 전진배치했다. 핵전쟁의 공포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었다.

겁먹은 표정으로 TV를 보던 사만다는 요리 중인 엄마에게 소리쳤다. “엄마, 나 편지 좀 써야겠어요.” “누구한테?”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한테요!” 사만다는 책상 앞에 앉아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Dear, 안드로포프 서기장님. 제 이름은 사만다 스미스입니다. 지금 열 살이고요. 우선 서기장이 되신 거 축하합니다. …저는 소련과 미국이 핵전쟁을 일으키지 않을까 매일매일 걱정이에요. 정말 전쟁을 하실 건가요? 아니라면 어떻게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실 건지 말씀해주세요. 하느님은 우리가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도록 세상을 만드셨잖아요. - From 사만다 스미스

사만다는 편지를 봉투에 곱게 접어 넣고 우체국으로 달려갔다. 소녀에게는 이 일이 매우 절박했고, 소련 서기장이 이 편지를 읽으면 마음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믿으며 답장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듬해 4월, 소녀의 편지가 소련 관영 일간지 <프라우다>에 실림과 동시에, 사만다는 곧 답장을 받았다.

친애하는 사만다양, 편지 잘 받아보았습니다. 우리 집에는 요즘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같은 내용의 편지가 많이 오고 있답니다. 사만다 양은 톰 소여의 친구 베키처럼 용기 있고 정직하군요. … 미국에도 우리나라에도 핵무기가 있습니다. 순식간에 수백만 명 이상을 죽이는 무시무시한 무기랍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사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에도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는 일이 결단코 없을 것입니다. …부모님이 허락해주신다면 사만다 양을 우리나라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여름이 가장 좋을 것 같군요. 소련 사람들 누구나 평화와 우정을 원한다는 것을 직접 확인해보세요. 편지 고맙습니다. 안녕. - From 유리 안드로포프 소련 서기장

그해 여름, 사만다는 소련을 방문했다. 순조롭게 결정된 사항은 아니었다. 소련의 술수에 말려드는 거라는 반론도 거셌다. 그러나 사만다는 최연소 친선대사가 되어 소련에 입국하게 되었다. 서기장은 와병 중이라 만나지 못했지만, 크레믈린의 최고 간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연소 여성 우주비행사와 함께 식사도 했으며, 소련의 유명한 볼쇼이 발레도 관람했다.

이 기적 같은 소식은 전 세계로 타전되어 소련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많이 완화시켰다. 두 사람의 편지가 공개되자, 전 세계인들은 평화가 그렇게 멀지도 높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보낸 편지였는데 이 이야기는 정말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루돌프 썰매를 타고 내려와 선물을 주는 것만큼이나 기적에 가까웠다.

사만다는 소련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 “소련인은 우리와 같아요. 우리에게 나쁜 짓을 할 사람들이 아니에요.” 사만다는 여러 나라의 TV에 출연해 편지 한 통이 어떤 놀라운 일을 만들어냈는지 들려주었다. 그녀의 천진난만한 얼굴은 우리 모두가 기대하는 평화의 얼굴, 바로 그것이었다.

이처럼 실제로 편지 한 통이 만들어낸 놀라운 일들은 많다. 프랑스의 대문호 로맹 롤랑은 무명시절 존경해 마지않는 톨스토이에게 편지를 보낸다. 답장 따위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롤랑은 28쪽이 넘는 정중한 답장을 받아 감격한다. 또한 앞날에 대한 불안으로 방황하던 한 대학생은 세계의 리더 1,000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살아가는 지혜와 성공의 비결을 담은 단 한마디의 충고를 부탁하는 편지였다. 놀랍게도 GE의 잭 웰치 회장을 비롯해 앨 고어 부통령, 미쓰비시 회장, 바이올린 연주자 요요마 등 많은 사람들이 답장을 보내왔다. 누군가의 편지 한 통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 한 편이 되는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 주의 미항으로 손꼽히는 그곳, 시애틀이라는 지명은 원주민 추장의 이름이다. 시애틀 추장은 인디언 정착 지역을 줄 테니 땅을 팔라는 강요에 굴복하고 만다. 대신 그는 피어스 대통령에게 당부하는 편지를 보낸다.

우리가 땅을 당신들에게 팔면, 우리가 그 땅을 사랑하듯 사랑하고, 우리가 보살피듯 보살펴 주십시오. 그리고 당신들의 모든 힘과 모든 능력과 모든 정성을 기울여 그 땅을 보존하고, 신이 우리를 사랑하듯 땅을 사랑해주십시오.

150년 전 시애틀 추장이 전한 메시지는 지금도 잔인한 문명으로부터 어떻게 인간의 삶을 평화롭게 지켜낼 수 있는지 화두가 되고 있다. 그 어떤 정치적 메시지보다 강력한 힘을 담은 한 통의 편지가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갈수록 편지를 쓰지 않는 시대에 편지 한 통의 가치가 절실히 그리워진다.

- 『내 인생을 바꾼 1% 가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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