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백년 전 런던의 어느 거리, 연말 연시를 맞아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데 거리 한 켠에
아주 초라한 노인이 열심히 바이올린을 켜며 서있었습니다. 그의 앞에는 돈 통이 놓여 있었
으나 그의 바이올린 솜씨가 너무도 형편 없어 그 앞에 멈춰 서서 동전을 던져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밤은 깊어오고 추워서 몸이 얼어붙을 듯 합니다. 이 노인은 집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어린 손주들에게 먹을 것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고 싶어 마음이 너무도 초조해집니다.

그런데 이 때 멋진 정장을 차려입은 한 외국 신사가 지나가다가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이
노인은 부자로 보이는 이 신사 앞에서 더욱 열심히 바이올린을 켜댑니다. 그러나 바이올린
에서는 깽깽거리는 소리만 날 뿐이었습니다.

이 때 노신사가 다가와 돈을 주는 대신 그 바이올린을 잠깐 달라고 합니다. 노인은 그에게
바이올린을 건네줍니다. 그가 그것을 잡고 켜기 시작하자 노인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그것은 지금껏 영국의 그 어떤 오페라 극장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천상의 음률이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명씩 한 명씩 그 앞에 멈춰 섭니다. 순식간에 군중들이 얼마나 많이
몰렸던지 영국의 승마 경찰들까지 와서 교통 정리를 합니다. 금화가 비오듯이 돈 통으로
떨어집니다.

마침내 그곳에 서있던 군중들 중 한 사람이 그 멋진 외국 신사를 알아보았습니다.
"파가니니다!!!"

이태리가 낳은 바이올린의 신이라는 파가니니가 영국 런던 특별왕실악단 초청 공연을 왔다
가 하루 짬을 내서 산책을 나왔던 것입니다.

마지막 곡을 켜고 나자 돈 통에는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금화가 모였습니다. 파가
니니는 그 연주를 끝내고 자기 주머니에 있던 돈까지 다 털어 넣어 그 노인에게 주었습니
다.

그 노인이 마치 우리와 같지 않습니까? 죽어 라고 바이올린을 켜보지만 춥고 배고프고 우리
손에 건져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끝끝내 우리 자신이 그 바이올린을
켜려고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우리의 인생이라는 바이올린을 건네 드려야 합니다. 그가
켜기 시작해야 우리 인생은 아름다운 곡조를 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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