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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낙관주의
2년 전 우리 부부에게 첫아이가 생겼다. 우리는 내가 집에서 아기를 키우기로 뜻을 모았다. 그 말은 이제 한 사람의 수입만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우리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아끼고 저축했다. 저녁 식사는 거의 마카로니로 해결했고, 영화는 보러 갈 생각도 못했다. 나는 할인쿠폰을 오려 놓고 생필품 세일하는 곳을 찾아다녔다.

사실 나는 이런 것들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가난하게 자랐던 탓에,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일찍부터 세워 왔다. 덕분에 대학 교육, 안정적인 결혼과 직장, 그 모든 것을 이루었지만, 그 후에도 계속 일이 잘 풀리리라는 전망은 할 수 없었다. 나는 더 나은 삶에 대한 소망보다는,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안전망을 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 것이 내 인생의 전환기가 되었다. “샐리 맞소? 나 빌 포터요.”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만났던 빌이었다. 나는 방문 판매원인 빌을 위해 상품 배달을 해 주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는 내가 쉬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나와서 주문을 받아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나는 남편과 상의한 후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빌을 보면, 우선 그의 특이한 외모와 어눌한 말투가 눈길을 끈다. 태어날 때 의사가 핀셋을 잘못 써서 뇌성마비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내 모습이 이렇다고 해서 마음먹은 일들을 성취해 가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아요."

빌은 언제나 이렇게 낙관적이었다. 그의 태도가 내 비관적인 성향과 어찌나 다른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는 그 모든 것을 부모님 덕분이라고 했다. 늘 굳건한 믿음을 길러 준 부모님은 그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직장을 얻으라고 하셨다. 가혹해서가 아니라 아들을 응석받이로 키우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그에게 마음먹은 것이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포기하지 말라고 늘 격려해 주셨다.

빌은 왓킨스 사에서 입사 면접시험을 보게 되었다. 그 회사는 외판원들이 방문판매를 하는 회사였다. 빌은 면접관에게 말했다. "영업은 제 적성에 딱 맞습니다. 제게 기회를 주시면 증명해 보여드리겠습니다." 자신감으로 가득 찬 그의 태도에, 면접관은 시험 삼아 빌에게 일자리를 주었다. 빌은 집집마다 노크를 했고 처음에는 잇달아 거절만 당했으나 서서히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하루에 여덟 시간 이상 판매 구역을 누비더니, 마침내 북서부 전역에서 최고의 영업사원이 되었다.

빌의 자명종은 매일 새벽 4시 45분에 울렸다. 그가 타는 버스는 오전 7시 20분에 출발했으나 옷을 서둘러 입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외관도 중요하거든!” 매일 아침 그는 깨끗한 양말을 신고 바지와 새하얀 와이셔츠를 다림질했다. 빌이 버스를 타는 곳 근처의 호텔에 이르면, 그곳에서 일하는 빌의 친구들이 나와 그의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고쳐 주었다.

빌은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자신의 물건을 사리라고 굳게 믿는 것 같았다. 내가 매일 보는 빌은 언제나 최상의 것을 꿈꾸며 하루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저런 식으로 인생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빌과 함께 일하면서 나의 성격적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내가 벌고 남편 수입도 늘어났지만, 나는 여전히 거의 강박적이다시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남편조차도 이런 나를 몹시 답답해했다. 어느 주말에 남편이 말했다. “오늘 7시에 영화 보러 갑시다.” “여보, 조조할인으로 보면 안 될까요? 그게 더 싸잖아요.” 내가 대답했다. “우리도 저녁 상영작 정도 볼 만한 형편은 되잖소?” 사실 남편 말이 옳았다. 하지만 나는 우리 재정에 대한 걱정을 놓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헤어나려 해도 결코 헤어날 수 없는 늪 같았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이었다. 포틀랜드에 폭풍이 불 거라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물론 빌에게는 그런 날씨가 오히려 희소식이었다. “외판원에게는 완벽한 날씨지. 모두 다 집에 있잖아!” 그는 연신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옷을 두둑하게 입고 외근을 나갔다. 다음 날 그는 내게 그 날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할당량을 모두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도로 상황이 나빠져서 버스가 끊겨 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간신히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동네까지 왔으나 내려보니 집까지의 비탈길이 살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넘어지고 엎어지면서 기다시피 하여 집에 닿았을 때쯤에는 녹초가 되어 있었지만, 그는 그 와중에도 그날의 성과만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빌과 함께 일한 지 어언 20년, 내게도 서서히 낙관주의가 스며드는 것 같다. 나도 이제 걱정 그만 하고 삶을 즐기려 한다. 지금도 가끔은 예전의 오랜 걱정들이 나를 엄습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얼어붙은 비탈길을 기어 올라가면서도 싱글벙글했을 빌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빌은 항상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샐리, 세상 어디에도 장애물은 없어요. 오직 도전만이 있을 뿐이지.”

그렇다. 빌 포터는 내게 하나님이 우리에게 열어 두신 기회, 한 번에 하나씩 다가오는 그 기회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해 주었다. 요즘은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 가면 제값을 내고 영화를 본다. 물론 푸짐한 팝콘도 곁들여서 말이다.

-『아이처럼 울고 어른답게 일어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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