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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과 미소의 힘
12살 때 닉은 전동 휠체어에 앉아 길을 가고 있었다. 그때 지나가던 한 젊은 여자가 닉을 보고는 뭔가에 놀란 듯 제자리에 멈춰 서서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예전의 닉이었다면 모른 척 지나쳤을 테지만 그날 닉은 그러지 않았다. 당황해하는 여자에게 평화로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참 좋은 날이죠?”

닉이 쾌활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자 그녀는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더니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금방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면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한동안 눈물을 흘리던 여자는 천천히 닉에게 다가와 허리를 굽혀 그를 꼭 껴안았다.

“이름이 뭐니?”

여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는 닉 부이치치라고 해요.”

닉은 명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닉, 고맙구나. 네 미소가 오늘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해주었어. 정말 고마워.”

여자의 말에 닉의 기분도 순간적으로 환하게 밝아졌다.

사실 닉이 그런 용기를 갖는 데에는 어머니의 조언이 큰 힘이 되었다. 얼마 전 어머니는 닉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이런 말을 해주었다.

“닉, 너는 잘 모르겠지만, 너에겐 정말 매력적인 면이 있단다. 너는 누구보다 침착해. 게다가 사람을 바라보는 너의 눈빛에는 친근함이 가득하단다. 엄마도 그걸 느끼거든.”

“그래요? 저한테 그런 면이 있어요?”

닉은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그렇다니까. 자, 이제부터 사람들이 너를 쳐다보면 피하지 말고 말을 건네봐. 틀림없이 사람들이 너에게 다가올 거야.”

닉은 엄마의 조언을 잊지 않고 기억했다. 그는 시험 삼아 거리에서 자신을 보며 뭔가 주저하는 눈빛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넸다. 머뭇거리던 사람들도 닉이 친절하게 미소 지으며 말을 건네면 닉을 장애인이 아닌 보통 사람으로 대해주었다. 닉이 이렇게 스스로를 인정하고 삶을 아름답게 보기 전까지는 사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싫었다. ‘저 이상한 아이는 뭐지?’ ‘저런 몸으로 살 수 있겠어?’ ‘어쩌다 저렇게 태어났을까?’ 그 사람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읽히는 듯했다. 그럴 때마다 닉은 온전치 못한 몸이 저주스럽고 혐오스러웠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미소를 건네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닉은 사람들의 시선을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닉에게는 꿈이 생겼다.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고 희망을 전하는 것, 그리하여 스스로 사랑과 희망의 증인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그의 꿈이 된 것이다.

하루는 닉이 길을 가고 있었다.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어떤 남자가 술에 취해 비틀대며 걷고 있었다. 닉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떤 고민이 있기에 이른 시간에 저리 취해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남자를 보며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 전동 휠체어를 몰고 가는데, 느닷없이 남자가 닉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닉은 약간 긴장했다. 혹시 시비라도 걸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잠시 뒤, 그 남자가 어기적거리며 닉에게로 다가와 몸을 낮췄다. 그러더니 닉을 바라보며 다짜고짜 물었다.

“넌 뭐야?”

닉은 순간 당황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고 대답했다.

“전, 닉 부이치치라고 해요.”

“아니……, 그게 아니라 네 눈에 지금 들어 있는 게 뭐냐고?”

닉은 그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짐작하기 힘들었다. 닉이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그가 다시 말했다.

“나도 그걸 원해.”

- 『살아있음이 희망이다』 중에서
(김승 지음 / 210쪽 / 황금물고기 / 1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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