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필 지음/황금가지/342쪽/15,000원)

2001년 9월에 발생한 세계 무역 센터 테러로 인한 폐허에서 뛰어난 위기관리 시스템의 가동 능력을 보여 준 모건스탠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진정한 승자였다. 천재지변 같이 어려운 위기 상황을 기회로 역전시킨 모건스탠리는 전세계 고객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모건스탠리는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극복했을까. 그것은 평소 운영해온 위기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우선 인력 손실을 최소화한 이유부터 살펴보자. 여객기 충돌 직후 모건스탠리는 곧바로 사전에 규정되었던 긴급 상황 체제로 바뀌었다. "1초"가 급한 상황에서 직원들은 비상 대피 책임자의 지휘 아래 일사분란하게 빠져 나왔다. 수천 명의 사망을 예상했지만 실종자는 단 15명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는 긴급 상황에서도 비상 체제로 움직일 수 있도록 "긴급 시 대책"을 사전에 수립해 놓았기 때문이다. 대응 절차를 지침화하고, 긴급 시 대책을 세우고, 전사적으로 학습하고, 비상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일련의 대비 전략을 갖추고 있었던 모건스탠리는 인력과 재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오히려 회사의 안정성을 널리 알리는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는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보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처 방안을 조직적으로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했던 결과로 볼 수 있다. 회사에서는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를 전사적으로 공유했다. 그리고 실제 상황이 발생하자 혼란 속에서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정해진 절차에 의해 위기관리 매뉴얼이 제시한 지침대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작동했던 것이다.

한편 모건스탠리 경영진들이 건물이 붕괴한 지 단 하루 만에 "정상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인명 피해가 적다는 데에만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비즈니스 상시 운영 체계를 사전에 구축해 놓은 덕분이었다. 비즈니스 상시 운영 체계는 데이터 백업 시스템과 주요 기능 분산 시스템을 통해 기업이 보유한 중요 자산인 정보 자산을 위기로부터 보호하는 데 주 목적이 있다. 모건스탠리는 메인 시스템과 쌍둥이인 "핫 사이트"라는 이름의 백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시스템은 백업 소프트웨어를 통해 메인 시스템에 연결하고 실시간으로 신규 파일을 자동으로 복제해 놓는다. 평소 모든 비즈니스 관련 각종 데이터를 완벽히 백업하여 보관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 평소 모건스탠리는 수천만 달러의 정보 시스템 투자비는 논외로 하더라도 백업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송하는 정보 시스템 통신비만 매월 10만 달러 이상을 써 왔다. 하지만 결국 돈 먹는 하마로 인식되던 상시 운영 체계는 기업의 몰락을 막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최근 우리의 경제 환경을 보면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불확실성은 국내 요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역학 관계에서 나타나고 있어 통제 불능 변수가 되고 있다. 요즘 많은 기업에서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투자를 하고 있고, 모건스탠리는 이에 대한 교과서가 되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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