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저의 대학 시절 몹시 힘들던 때가 있었습니다. 데이트하던 자매로부터 힘차게 딱지를 맡고,
'시몽 너는 아느냐'하는 심정으로 쓸쓸한 가을을 보내던 그 시절, 돈도 떨어질락 말락 하여
기숙사비 내기도 힘들어오고, 인생의 모든 것이 한꺼번에 힘들었습니다. 외롭고 쓸쓸하고,
답답하고, 서럽고....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울음이 툭 터질 것 같았던 그 시절, 한 선배가
기숙사로 놀러왔습니다. 힘들었지만 억지로 일어나서 선배를 대접하느라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선배가 기도하자고 하면서, 그 식사 기도의 첫 마디가 그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홍이에게 축복을 내려 주십시오!"

평생 누가 나에게 '하나님의 아들 홍이'라고 불러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예수
님에게만 불러주는 타이틀이지 제 것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다 제 이름을 갖다 붙
이니까, 잘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왜 그렇게 은혜가 되는지요....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왈칵
솟구쳤습니다. '내게는 아무도 없구나. 너무도 힘들다.' 할 때,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제게 걸어준 것입니다. '그래,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지!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세상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세례를 줄
때, 그 때 생각을 하며 꼭 "하나님의 딸 누구누구에게.... 세례를 주노라.", "하나님의 아들
누구누구에게.... 세례를 주노라."라고 합니다. 그것이 저의 18번이 되었습니다.

고아가 부모를 찾으면 당당해지듯이 이 사실을 확신하면 우리는 더 이상 기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당당함을 회복할 때,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처럼 화평케 하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전 우주의 왕이신 하나님의 아들이면서도 이 땅에 오셔서 한 번도 자기
의 권세를 휘두르신 적이 없습니다. 겸손히 하늘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인간의 땅에서 가난
한 목수의 모습으로 살면서 화평의 복음 전하다가 가장 비참한 죽음을 순종으로 따랐습니
다. 오로지 하나님과 우리의 원수된 관계를 다시 화평케 하기 위해 그토록 발버둥을 치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8가지 복이라는 것은 하나하나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것이 아니라 마치 탑
을 쌓는 것같이 하나의 축복이 다음 축복을 준비하는 과정이 됩니다. 왜 화평케 하는 자가
되는 것이 일곱 번째에 가서야 등장할까요? 이것은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먼저 앞의 6가지 단계를 거쳐야만 합니다.

일단 마음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가 되어서 겸손하게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자만이 하나
님의 백성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깔려야 하나님의 위로를 받아서 상처가 치유된 영혼
이 되고, 그래야 온유하게 되어서 하나님의 땅을 차지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온유하게 섬
기는 법을 배우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배워 하나님의 은혜에 들어가면, 마음이 청결하게
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보게 됩니다. 그렇게 준비된 사람이 이제 비로소 화평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성숙해진 사람만이 하나님의 아들이 감당했던 이 위대한
사명, 전쟁이 있는 곳에 화평을 가져오는 사명을 감당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
들'이라는 찬사.... 인간이 들을 수 있는 말 중에 이보다 더 좋은 찬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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