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겁쟁이가 어떻게 두려움 일가를 벗어나 목자와 함께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쫓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여러 해 동안 겁쟁이는 수치의 골짜기에서 수많은 양 떼를 치는 목자장을 위해서 일하며 친
구이자 동료인 자비와 평화와 함께, 떨림이라는 마을에 있는 작고 조용한 하얀 집에서 살았
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좋아했고 목자장을 기쁘게 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그녀는
대체로 행복했지만,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되는 몇 가지 결점 때문에 혼자 몰래 고민하며 부
끄러워했다.

그녀는 절름발이였는데, 발이 너무 굽어 있어서 일을 다닐 때 자주 절뚝거리고 비틀거렸다.
또한 입이 흉하게 비뚤어져 있어서 표정이 보기 싫고 말하는 것도 이상하다는 점이 또 다른
흠이었다. 애처롭게도, 겁쟁이는 자기가 위대한 목자를 섬긴다는 것을 아는 많은 이들이 자
기의 추한 결점 때문에 놀라고 불쾌해 한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러한 결점에서 벗어
나서 목자장을 섬기는 다른 일꾼들처럼, 특히 누구보다도 목자장 그분처럼 아름답고 우아하
고 강해지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친척인 두려움 일가가 사촌인 비겁쟁이와 자신을 결혼시키려는 끔찍
한 일을 벌였다. 비겁쟁이는 그녀를 상습적으로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엄청난 불량배였다.
고아였던 겁쟁이는 두려움에 떨면서 쉴 새 없이 눈물을 닦으며 목자가 양 떼를 이끌고 물을
먹이러 가곤 하는 작은 폭포와 웅덩이로 찾아가 두려움에 떨며 하소연했다.

"어떡하죠?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요?"

"두려워 말아라. 너는 나를 섬기고 있으니 네가 나를 신뢰하기만 한다면 그들은 강제로 너
를 결혼시키지 못한다. 그리고 너는 일가 친척들이 네 집에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해. 그들은 너를 일꾼으로 삼아 일하게 해준 왕의 원수들이기 때문이란다."

"아, 내가 이 수치의 골짜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높은 곳으로 갈 수만 있다면, 그래서 모든
두려움 일가와 다른 친척들에게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겁쟁이야, 나는 네가 그 말을 하기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단다. 이 골짜기를 떠나 높은 곳으
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야. 나는 기꺼이 그 곳으로 너를 데려갈 거란다. 강 건너 산
비탈 언덕이 나의 아버지의 왕국, 사랑의 영토지. 완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쫓기 때문에
어떤 두려움도 그 곳에서는 살지 못해."

"그 산은 너무나 가파르고 위험해서 사슴이나 노루만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고 들었는걸
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길이 힘들고 위험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야. 그래야만 사랑의 원
수들이 올라가서 그 왕국을 침범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흠이나 결점이 있는 것은 그 곳에
있을 수 없단다. 높은 곳에 사는 이들에겐 '사슴의 발'이 필요하지. 나도 사슴의 발을 가지고
있단다. 나는 네 발도 사슴 발로 만들어서 높은 곳을 다니게 할 수 있어."

"제 발을 사슴의 발같이 하신다구요?"

"그렇단다. 높은 곳에 살려면 너는 먼저 변화되어야 해. 그리고 또 하나 알아둘 것이 있는
데, 너는 다른 이름도 받아야 해. 두려움 일가의 겁쟁이가 사랑의 왕국에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지. 준비되었니, 겁쟁이야?"

"예, 그래요."

"아직 한 가지 더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란다. 사랑의 꽃이 마음속에 활짝 피어 있지 않은
이는 사랑의 왕국에 거할 수 없어. 겁쟁이야, 네 마음속에 사랑이 심겨 있니?"

겁쟁이는 목자의 눈이 그녀의 마음 깊은 곳을 보고 있으며, 자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더 잘
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겁쟁이는 자신을 꿰뚫어 보는 목자의 눈을 다소 겁먹은 듯 바라보다가 한 가
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자의 눈은 바라보는 대상을 되비추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래서 겁쟁이는 목자가 보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볼 수 있었다.

"제 속에서 자라고 있는 것은, 자연적인 인간의 사랑의 기쁨을 경험하고 제가 사랑한 만큼
저를 사랑해 줄 수 있는 이를 정성을 다해 사랑하는 것에 대한 갈망인 것 같아요. 그 갈망
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목자님이 말씀하신 사랑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요,
적어도 제가 목자님 속에서 본 그런 사랑은 아니예요."

"그렇다면 진정한 사랑의 씨앗을 네 마음속에 심게 하겠니? 네가 사슴의 발을 가지고 높은
곳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지금 내가 네 마음속에 사랑의 씨를 심어 놓으면 높은
곳에 도달했을 때에는 활짝 꽃피게 될 거야."

갑자기 겁쟁이는 목자의 눈처럼 인내심 있는 눈은 처음 보았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목자
의 눈 속에 있는 알 수 없는 무엇이 그녀의 마음 깊은 곳을 찔렀다. 그녀는 두려워 움츠렸
다. 목자는 지극히 온유하고 친절한 미소를 지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 미소는 다시 한
번 그녀의 마음 깊은 곳을 찔렀다. 기쁨의 전율이 그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휩싸고 흘렀다.

"지금 제 마음속에 사랑을 심어 주세요."

목자는 손을 품속에 넣더니 무엇인가를 꺼내어 손바닥에 놓고는 겁쟁이에게 내밀었다.

"이것이 사랑의 씨앗이란다."

고개를 숙여 그것을 바라본 겁쟁이는 놀라서 작게 소리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목자의 손바
닥에 있는 씨앗은 길고 날카로운 가시 모양이었다. 겁쟁이는 목자의 손바닥에 있는 상처 자
국을 주의 깊게 살펴본 적이 있었는데, 이제 보니 그 상처 자국은 그 옆에 놓여 있는 사랑
의 씨앗과 크기와 모양이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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