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신기한 '개안'(開眼), 하나님의 체취를 처음 느낀 그날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다. 신적 존재이신 성자가 한 유대인이 되셨다. 전능하신 분이, 다른 모든 아이와 마찬가지로, 먹을 것을 받아먹어야 하고 기저귀를 차야 하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누워서 빤히 바라보며, 꼼지락거리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무력한 어린아이로 이 땅에 오셨다. 여기에 착각이나 속임수는 없다. 성자 하나님이 아기였던 시절이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볼수록 그것은 더 엄청난 사실이다. 심지어 소설 속의 사건조차도 이 성육신의 진리보다 더 굉장한 것은 없다. 이것이 기독교가 지닌 진정한 걸림돌이다."

- 『하나님을 아는 지식』

인류역사의 시공간 속에 분명히 나타난 신의 영원한 사랑이야기는 아무리 많이 나누고 퍼주어도 모자라고 또 아쉽습니다. 그 흥미진진한 사랑이야기를 좀더 본격적으로 나누기 전에 먼저 제가 개인적으로 만난 예수라는 분, 또 제가 경험한 그분의 사랑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간증'을 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저는 당신이 살고 있는 이 동시대에, 이 땅의 동일한 공기와 물을 마시고 사는 아주 범상한 사람입니다. 당신과 같은 자랑스런 '배달민족'의 후예이며, 평범한 가족환경 속에서 고등교육까지 받고, 지금까지 좋은 친구들과 스승과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온 한 남자입니다.

저는 결코 비사회적인 사람이 아니며, 광신에 빠져 가정과 직장을 내팽개치고 산속에 들어가 예수 재림날짜를 손꼽아 기다린다는 그런 사람도 아닙니다. 저는 평범한 상식을 갖춘 건실한 사회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며 한 아내의 남편이지요. 제가 당신과 다른 게 있다면 단 한 가지, 저는 예수라는 이름을 가진 한 분을 나의 창조주 하나님으로 만나 알고 믿고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저는 흔히들 말하는 이른바 '모태신앙', 곧 믿는 부모에게서 태어나 젖먹이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신앙을 갖게 된 사람이 아닙니다. 중학생 시절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지만, 참으로 성경 안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깊이 만나기는 청년기인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일 때였지요. 그 시절 저는 매학기 일정한 성적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 있던 터라 종종 밤늦게까지 학교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밤늦도록 공부를 하다가 집에 돌아갈 때쯤 되면 꼭 성경을 읽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성경을 읽다가 말씀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확실하게 만나는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로마서 1장 17절)는 말씀이 있는 로마서를 이곳저곳 읽다가 예수님이 곧 하나님이셨음을 알게 되었고(하나님이 내가 지금 밟고 있는 이 땅을 밟고 이 공기를 마시며 이 땅 어느 한 곳에서 어느 한 때에 숨쉬며 사셨다니!), 내 죄를 씻어주시려는 목적으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기 위해 이스라엘이란 나라의 그 모든 복잡한 역사를 이끌어오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개안'(開眼)이었습니다. 성경 말씀이 달라지고 그 모든 기록이 역사적 진실이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그전에는 마태복음 같은 성경책에서 예수님이 바다 위를 걷고, 죽은 자를 살리고 했다는 기록들이 무슨 동화나 전설, 아니면 종교 경전에나 나오는 설화 같은 이야기로 느껴졌는데, 이젠 다 생생하고도 구체적인 사실 그 자체였습니다. 예수님은 아주 신비하고도 독특한, 그러나 조작된 인물이 아닌, 제가 직접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고 체취까지도 느낄 수 있는 그런 분명한 '역사적 사람'이셨지요. 그분은 성경에 기록된 말씀의 행간마다에서 호흡하시고, 그 흐르는 문맥 가운데서 살아있는 인격으로 제 영혼과 은밀하게 접촉하셨습니다.

그 이전까지 저 자신의 모순된 모습, 곧 죄성, 세상의 부조리한 모습, 풀리지 않는 삶의 어두움들 때문에 고민하던 저의 자아 또한 진리의 빛에 완전히 녹아졌습니다. 제 마음은 하나님, 그분의 말로 다할 수 없는 우정과 사랑으로 가득해졌습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하나님이 가장 좋았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을 자연스레 가지는 것처럼, 저 역시 하나님 그분이 기뻐하시는 일만을 행하고자 하는 열망이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똑같은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사람들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나님의 그 인격적인 사랑에 감격하여 어두운 밤길을 걷다가도 눈물을 흘리고, 혼자 밤에 잠자리에 누워서도 눈물 흘리며 지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 때 맛본 그 평안과 기쁨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마치 아주 부드러운 손으로 제 가슴을 살짝 한번 만지고 지나가신 듯한 그 평안함, 삶이 어렵고 때로 실패하여 낙담할 때에도 이 깊은 평안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아무런 의미도 없고 부조리로만 가득 찬 듯한 이 세상에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비밀스런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지요!). 그 때의 감격을 저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시 비슷한 구절로 기록해둔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내 마음은 평온했고,
꿈에서 막 깨어난 어린 아이처럼 향기로웠다.
마음의 살갗은 풋풋하고
바알갛게 돋아오는 듯했으며,
약간은 슬픈 듯했지만, 아주 그러하진 않았다.
많은 눈물을 흘리고 난 뒤,
물결처럼 은은히 밀려오는 고요한 감흥처럼,
저리게 상쾌해오는 듯한 그 서늘한 마음졸임이
내 호흡을 부드럽게 감싸기 시작했다.
나는 폭풍이 지난 후 잔잔해진 호수 위의
한 마리 나래를 편,
나래를 활짝 펴고 하얗게 바르르 떠는 백조처럼
고개를 가볍게 들고 서 있었다.
나는 어둔 밤을 지나 비로소 이제 찬란하고 맑은 아침을 맞고 있었는데,
그 영원한 새벽의 빛을, 새벽빛의 그 눈부신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조용히 맞아들이고 있었는데,
그 때, 바로 그 때,
하나님께서 내게 향긋한 입김을 뿌리며 사랑한다고 처음 말씀해주신 바로 그때."

- L. A 사랑의 교회 어느 성도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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