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3년 3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선택과 집중만이 살 길
『SAMSUNG RISING : 삼성전자 왜 강한가』(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 한국경제신문) 중에서

"삼성전자가 조 단위의 수익을 내고 있는 선진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은 IMF 관리체제의 터널을 지나면서 시행한 과감한 구조조정의 결과였다. 죽느냐 사느냐 생사의 기로에서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로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구조조정이었다. 창업 25년 만에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수익성 높은 제품으로 진용을 개편하고 대대적인 분사와 업종매각을 단행했다. 그때의 구조조정이 없었으면 지금의 삼성전자는 많은 전자회사 중 하나에 불과했을 것이다"라고 이순동 부사장(구조조정본부 홍보팀장)은 말했다.

삼성의 구조조정은 일찍부터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신경영을 제창한 이건희 회장, 위기관리와 전략경영의 연금술사들이 모인 구조조정본부, 각 분야 최고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진 등 3각 편대의 위력이 발휘된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IMF 체제는 삼성전자를 풍전등화의 위기로 내몰았지만 신경영이 자리를 잡게 되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 셈이다.

지난 1998년 7월 말 오후, 한가롭던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 검은 세단들이 줄지어 나타나면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윤종용 당시 사장을 비롯 이윤우 사장, 진대제 부사장 등 사장단과 본사의 부문별 최고임원 등 30여 명의 삼성전자 수뇌부들이 굳은 얼굴로 속속 차에서 내렸다.
이 날 회의의 명칭은 생존대책회의.
윤 사장은 해외부문의 부실이 확대되고 일부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7월 한 달 동안에만 1,7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이 확실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적자폭은 축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뭔가 근본적인 생존방안을 찾지 못하면 쓰러지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분위기를 지배했다. 자산매각과 인원감축 등 온갖 방안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 끝에 나온 결론은 30%의 인원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것.

한 임원은 "인원감축 대신 전체적으로 임금을 30%씩 깎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하지만 윤 사장은 "30%의 사람 때문에 100%의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때까지 했던 것보다 훨씬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부터는 회의 참석자들도 모두 구조조정의 대상이었다. 이 날 회의는 참석자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는 것으로 끝났다. 구조조정의 총책을 맡게 된 당시 김인수 경영혁신팀장은 굳은 얼굴로 총총히 사무실로 되돌아와 2차 구조조정 서류를 입안하기 시작했다.

1998년 8월 추가 구조조정계획이 만들어진 뒤 수원사업장 내 체육관에서는 윤종용 삼성전자 사장 주재로 사원과의 대화가 열렸다. 반도체 생산라인 등 계속 돌려야 하는 부문을 제외한 전직원들이 직접 참가하거나 전국 각지의 사업장에서 동시에 생중계 된 방송을 지켜봤다. 긴장과 불안의 눈초리로 자신을 뚫어져라 주시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윤 사장은 회사의 현황을 차근차근 설명한 뒤 고통을 감내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직원들 가운데 앞으로 얼마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생존 차원의 구조조정에 시동을 건 것은 이건희 회장이었다. 1998년 3월 22일 이 회장은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발표한 기념 메시지에서 "우리는 지금 생존마저 확신할 수 없는 창업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생명과 재산, 명예까지 내놓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성대하게 치르려던 60주년 기념 축제행사는 이 같은 분위기에 눌려 취소되고 말았다.

이어서 한계사업이나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퇴출시키고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수익성 높은 사업 위주로 구조를 재편한다는 원칙이 세워졌다. 흑자사업이라도 장기 비전과 맞지 않으면 정리대상에 올랐다. 1998년 한 해 4,000억 원의 매출에 1,000억 원 가량의 이익을 내고 있던 부천공장의 전력용 반도체 사업도 페어차일드사에 팔았다. 이 회장이 사재를 들여가며 세운 공장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회사에 유익하다고 생각하면 처분하는 게 구조조정"이라며, "나의 정서는 감안하지 말라"고 강조함으로써 철저한 사업재편을 요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97년과 1998년 사이에 소규모 가전제품과 무선호출기 사업 등 34개 사업과 52개 품목이 정비됐다. 서비스와 물류부문 등 42개 저부가가치 사업도 분사돼 떨어져나갔다. 한국HP 지분 45%를 HP에 전량 매각하는 등 각종 자산도 매각됐다. 해외부문에서는 대형 만성적자법인 12개가 정리되고 40%의 인력이 축소되는 등 강도가 더 셌다. 그 결과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말 재고는 4조 1,000억 원에서 2조 1,000억 원으로, 채권은 4조 6,000억 원에서 3조 1,000억 원으로 줄었다. 1996년 말 국내외를 포함해 8만 5,000명에 달하던 인력은 1999년 말 5만 4,000명으로 줄었다. 세 명 중 한 명 꼴로 회사를 떠난 셈이었다.

물론 이러한 구조조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사업부 직원들은 "여태까지 반도체나 다른 사업을 키워준 사업부가 어딘데 이제 와서 정리하느냐"며 반발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반발은 곧 수그러들었다. 이 회장이 지난 1993년부터 "마누라를 빼고는 모두 바꿔라"라고 주문하는 신경영을 주창해왔던 만큼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공감대가 쉽게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변해야 산다는 절대절명의 원칙을 그 동안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던 것을 IMF를 계기로 실현에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본부(구조본)는 근본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계열사들을 샅샅이 뒤져 그 동안 숨겨졌던 부실과 무수익자산 등 각종 문제점을 찾아냈다.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득했다. 삼성전자는 이제 상시구조조정 체제를 갖추고 있다. 2001년 MP3사업 등을 분리한 데 이어 2002년엔 공장자동화 제어기 사업도 매각했다.
구조본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이란 어려울 때 한 번 해치우는 1회성 사안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외부여건에 대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997년 3월 사업구조재편을 위해 사업들을 네 가지로 분류하고 대응책을 마련했다. 5∼10년 후 성장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차세대사업은 씨앗 사업으로 분류했다. 이것은 지금부터 그 씨앗을 찾아 기술, 돈, 사람을 과감히 투자하고 기초를 다져야 할 사업들이다. 묘목사업은 지금 당장 큰 이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과수가 될 수 있는 사업, 즉 기술개발 제품력, 마케팅력을 강화해 남보다 먼저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고 판단된 사업이다. 과수 사업은 현재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사업. 기존의 강점을 강화해 확고부동한 일류로 만들어야 하는 사업으로 지목됐다. 이미 성장을 멈춰 과실을 기대하기 어렵고 과감히 정리돼야 할 사업은 고목사업으로 분류됐다. 삼성전자는 이 때 씨앗사업으로 이동통신 시스템, 네트워킹, 비메모리 사업 등을 선정하고, 묘목사업으로는 디지털 TV, 휴대정보단말기(PDA), TET-LCD를 정했다. 과수사업으로는 대형 컬러 TV, 모니터, 노트북 PC, 휴대전화, 메모리 등을 선정했다.

『SAMSUNG RISING : 삼성전자 왜 강한가』(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 한국경제신문) 중에서
번호 | 제목 | 날짜
127 근시안적 인적자원 관리 2002년 09월 04일
126 제로의 발상에서 거대한 비약을 노려라 2002년 08월 28일
125 참다운 인생경영 2002년 08월 21일
124 현지 파트너 활용의 윈-윈 전략 2002년 08월 13일
123 선택과 집중만이 살 길 2002년 08월 06일
122 상사를 해고할 권리 - PSS 월드 메디컬 2002년 08월 05일
121 우리의 고객은 항상 옳다. 2002년 07월 29일
120 나이키를 통해 배우는 2002년 07월 22일
119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 2002년 07월 18일
118 유나이티드 항공사 정서 계좌로 적립된 고객 충성도 2002년 07월 08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