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도(梧桐島)는 면적 0.12㎢에 해안선 총 길이 14㎞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랑의 섬’이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이미 유명세를 탄 이곳은 ‘연인들의 섬’, ‘바다의 꽃섬’으로도 불린다. 옛날 조상들은 높은 곳에서 본 섬의 모양이 오동나무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오동도’라 이름 지었다. 그런데 지금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오히려 하트 모양을 하고 있으니, 이건 정말 ‘사랑밖에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섬’이다.

옛날에는 이곳에 오동나무도 많았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 공민왕 때 신돈(辛旽)이 오동나무가 무성한 오동도에 여수의 봉산·봉계·구봉산·쌍봉·비봉·금봉산에 사는 봉황새가 자주 날아든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봉황은 임금을 상징하는 새인지라, 그 새가 오동도에 드나드니 이곳에서 새로운 임금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신돈은 이 불길한 징조 때문에 오동도에 다시는 봉황이 날아들지 못하도록 오동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렸다고 한다.

연간 150만 명이 찾는 섬 오동도는 푸른 바다와 숲 그리고 사랑의 기운을 전해주는 섬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시발점이자 종착역이기도 한 아름다운 섬이다. 섬으로 들어가는 768m의 방파제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꼽힐 만큼 아름답다. 걸어서 갈 수도 있고 동백열차를 타고도 갈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방파제 입구의 오른쪽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먼저 바다에서 섬을 감상한 후, 오동도에 내려 걸어서 나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음악 분수대, 맨발공원과 동방파제, 여러 곳에 산재한 해변의 굴과 기암절벽, 자연 숲터널식 산책로 사이의 동백, 후박나무, 곰솔(해송), 신우대(신이대) 등 418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오동도를 거니는 데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특히 섬 곳곳에는 신우대가 터널을 이룰 만큼 울창하다. 이곳에서 자라는 신우대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완만한 마디가 인생살이에서 어려움이 닥칠 때 원만하게 지나가도록 한다고 해서 신혼부부 등 많은 관광객들이 연초에 오동도 신우대 마디를 만지면서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맨발공원 위쪽에는 비목이라는 사랑나무가 있다. 왼쪽의 큰 나무가 남자나무, 오른쪽의 작은 나무가 여자나무다. 이 사랑나무에서 사랑하는 사람끼리 소원을 빌며 지나가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무를 ‘사랑의 언약식 나무’라고도 부른다.

오동도는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해 등대 전망대에서 일출을 만끽할 수 있다. 해안가 광장에는 거북선과 판옥선이 있고 그 옆에는 음악분수쇼가 펼쳐진다. 동파 우려로 동절기(12월~2월)에는 중지하고 있지만 봄날이면 분수와 음악 그리고 빛의 향연으로 ‘여수 밤바다’의 추억을 만들어준다. 오동도 가까이에 있는 다양한 명품 관광지와 음식들도 매력적이다. 진남관은 1598년(선조 31년) 전라좌수영 객사로 건립한 건물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끈 조선 수군의 중심기지였다.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건물이므로 눈여겨볼 만하다. 또 아름다운 여수 밤바다를 수놓은 돌산대교의 야경과 바닷가 절벽 위의 향일암은 놓칠 수 없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독특한 먹을거리도 많다. 오래전부터 예를 갖추어 손님에게 대접했다는 ‘서대회’를 꼭 먹어보자. 수심 70m 이내의 바닥에 모래가 섞인 개펄에 서식하며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중서부 지방의 명물이다. 이순신 장군도 감탄한 ‘군평서니’는 우리에게는 조금은 낯선 생선이다. ‘금풍쉥이’라고도 부르는데, 여수에서는 굴비보다 값을 더 매긴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는 없는 여수의 특산품이다. 군평서니를 우스갯소리로 ‘샛서방 고기’라고도 부른다. 옛날 바람난 아내가 남편에게도 아까워서 주지 않고 새 서방에게만 몰래 차려주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돌산 갓김치’도 자랑거리다.

- 『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여행지』 중에서
(남민 지음 / 원앤원스타일 / 50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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