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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래? 제주 올레*!
산티아고에서 제주를 생각하다
“당신의 나라에 당신의 길을 만들어라.”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영국 여자가 던진 한마디가 내 귓전에 맴돌았다. 나를 산티아고로 한사코 떠다민 운명의 여신이 던지는 메시지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산티아고 길 800킬로미터를 걷는 내내 고향 제주를 떠올렸다. 피레네에서는 한라산의 윗세오름을, 메세타에서는 수산 평야를, 중산간 지방에서는 성읍리에서 가시리 가는 길을. 목덜미를 간질이는 해풍을 맞으면서, 고등어등빛보다 더 푸른 바다를 보면서, 귓전을 파고드는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싱그러운 바닷바람에 흔들리면서, 감미로운 귤꽃 향기에 취하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을 내어보겠노라는 소망을 품었다. 산타아고 길에 성 야고보의 히스토리가 있다면, 제주올레 길에는 설문대할망과 그녀의 후손인 ‘살아있는 여신’ 해녀들의 허스토리가 있으니까.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발족하고 길을 내기 시작해 현재 여덟 개 코스 105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을 개척했다. 내가 구상한 길은 실용적 목적을 지닌 길이 아니었다. 그저 그곳에서 놀멍*, 쉬멍*, 걸으멍* 가는 길이다. 일주일, 이주일, 아니 한 달쯤은 걸어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만들려고 했다. 상처받은 마음을 올레에서 치유하기를, 가파른 속도에서 한순간이라도 벗어나기를, 잠시라도 일중독자에서 ‘간세다리’*가 되어보기를 희망한다.

죽이더라, 그 길!
제주 여행은 끽해야 사흘이면 족하다. 육지 사람에게 귀가 따갑도록 들은 말이다. 그러나 올레 코스를 답사하면서 두 발로 걷는 제주는 정말 너르고 다채로웠다. 같은 서귀포시에도 해안마다 돌멩이의 종류와 생김이 달랐고, 돌담을 쌓은 방식도 중산간과 해안마을이 판이했다. 종달 시흥 바닷가의 옥색, 남원리 큰 엉*의 쪽빛, 외돌개의 청자색, 바다는 또 얼마나 여러 빛깔인지. 제주 올레를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제주시와 서귀포의 경계를 짓는 말미오름을 알게 되었다. 그 오름*으로 올라가는 농로길의 돌담은 어떤 유명 건축물보다도 아름답고, 바람을 막기에는 단단한 콘크리트 담보다 더 기능적인 제주 돌담이 원형 그대로 남아있었다. 거무죽죽한 현무암이 연록색 당근 잎사귀와 멋진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오름은 인공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흙길 그대로였다. 오름의 정상에서 아, 탄성이 새어나왔다. 멀리서 볼 때는 괴수 같던 오름이 그 품에 안기니 그림 같은 풍광을 보여주었다. 왼쪽에는 우도봉이, 오른족으로는 성산봉이 아름다움을 다투듯 떠 있었다.

제주 아일랜드 트레킹, 제1코스
오름과 해안의 복합적인 제1코스는 제주 동족 끝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두산봉→ 종달-시흥 해안도로→ 성산일출봉을 경유, 광치기 해안까지 약 15㎞(소요시간 4시간~5시간 30분)의 길이다. 성산읍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두산봉’과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걷는 ‘종달-시흥해안도로’는 제주 동부지역의 자연적 특징을 느낄 수 있다. 바람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불기 때문에 ‘바람의 섬’ 제주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이다.

제주올레 준비물
신발: 제주올레는 걷기 위한 길이니 발 편한 운동화를 준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여름철에 바닷가를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샌들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비옷과 바람옷: 바람옷 “제주도 날씨는 며느리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날씨가 아무리 화창해도 제주에서는 비를 가릴 비옷과 바람을 막아줄 바람옷 윈드재킷을 꼭 챙겨야 한다.
덧옷: 여름철이 아니라면 보온을 위한 긴팔 덧옷이 꼭 필요하다.
약간의 현금: 약간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 걷는 도중 만나게 되는 제주 할망*의 구멍가게는 대형 마트가 아니어서 카드가 안 된다.

올레사인
올레 코스의 진행 방향을 가르쳐 주는 도보 여행자를 위한 길 안내 표시다. 길가 돌담 한 켠에, 해안가 돌빌레너럭바위 위에, 길바닥 위에, 어느 집 담벼락에 아주 조그맣게 그려져 있을 것이다. 때로는 오름의 키 작은 소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사인을 놓치지 않으려면 지나치는 모든 풍경에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 제주올레 홈페이지 www.jejuolle.org

* 올레: 동네의 넓은 골목으로 연결되는 집 앞의 좁은 길 * 놀멍: 놀다가 * 쉬멍: 쉬다가
* 걸으멍: 걷다가 * 간세다리: 게으름뱅이 * 엉: 바위 * 오름: 제주의 기생화산 * 할망: 할머니

- 『제주걷기여행』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436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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