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신앙 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자기 중심적인 굴레를 탈피하지 못한 여인이 있었다.
믿음의 감격 대신, 이기적인 욕심으로 가득 찬 가슴이 늘 답답할 뿐이었다. 거울 속의 그런
자기 모습이 괴로웠다. 마침내 그녀는 수녀원에 들어가서 엄격한 계율과 의무에 충실하고자
노력도 해보았지만 마음속이 공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수녀원의 복도를 걸어가다가 문득 주님이 빌라도의 뜰에서 채찍질당하는 그림
을 보게 되었다. 늘 보던 그림이었지만 왠지 그날의 느낌은 충격적인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저 거룩한 분은 과연 누구를 대신해서 채찍을 맞고 계시는가... 저분은 바로 나 자신의 죄
때문에 고난을 당하시는 게 아닌가...'

여기에 생각이 미친 그녀는 사랑과 희생의 주님을 비로소 만나게 된 것이다. 그녀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고통받고 소외당하고 어려움을 당하는 이들이 지금도 어디선가 사랑
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윽고 그녀는 마음 깊이 빚을 진 심령으로 홀연히 일어섰다. 변화된 새사람으로 일어선 것이다.
그날부터 마음속에는 주님의 가슴을 안고, 그리고 두 손에는 주님의 사랑을 담고 그녀는 남들이
돌보지 않는 곳, 남들이 가지 않으려는 곳 인도의 오지로 숨어 들어가 장애자, 빈민, 고아, 과부,
문둥병자 등을 돌보며 평생을 바쳤다. 주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실천이었다.

오늘날 그녀의 큰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없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테레사 수녀님!'

- 생명의 삶 중에서


주님께서는 오로지 우리를 대신하여 고난과 핍박의 십자가를 지신 사랑과 희생의 삶을 사셨다.
평생의 헌신과 사랑, 봉사를 통해 바로 그런 주님의 삶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고자 세상의
자기 굴레를 버린 인도의 성녀 테레사 수녀님.

노벨상 수상 후 세계적인 명사가 된 수녀님의 재산을 언젠가 한 언론이 조사하여 공개한 적이
있었다. 인도식 슬리퍼 두 켤레, 무명으로 된 낡은 수녀복 몇 벌, 그리고 원주민들이 선물한
작은 기념품들과 성경책이 전부였다. 세상의 인간으로 실천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 무소유를
그분은 완벽하게 실천하신 것이다. 무소유보다 더 우선할 성직자의 덕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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