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제국 진시황가의 CEO들』(진문덕 지음/위즈덤하우스) 중에서

신생기업의 창업자는 맹목적인 전진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좀 더디더라도 기업의 백년대계를 위해 올바른 기업 문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 갓 태어난 아기가 전적으로 부모의 보호와 사랑으로 양육되듯, 신생기업의 창업자는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기업을 보호하고, 험난한 경영 환경을 헤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토대를 마련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진(秦) 제국은 시조가 되는 비렴을 비롯하여 조상 대대로 굽히지 않는 신념과 강인한 의지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기업경영의 표상이다. 이들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어려운 시대와 환경을 잘 개척해 왔으며, 수없이 반복된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강한 생명력을 이어왔다. 또한 조상에게 물려받은 무인정신(武風)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결국 중원의 다른 제후국과는 뚜렷이 차별되는 진나라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드러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일찍이 주 무왕은 바로 이 같은 진인의 특성과 저력을 간파하고, 언제고 위협이 될지 모르는 이들의 조직과 전통을 말살하고 부족 해체라는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했다. 전투 집단이기도한 진인의 소규모 부락 조직은 오늘날 기업의 영업 단위와 그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탁월한 전투력과 독자적 생존 능력으로 때로는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주 왕실의 입장에서 볼 때 비렴 일족의 특성은 분명 경계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진인들은 주 왕실에 대한 자신들의 한(恨)을 삭이며 뛰어난 생존 전략을 구사했다. 조부나 비자 일족은 경솔하게 주 왕실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 멸망을 자초하기보다는 오히려 한없는 충성심을 통해 왕실의 경계심을 없애고, 이를 기회로 재빠른 신분 상승과 세력권 확보라는 실리를 얻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당시 중원의 가장 큰 위협이던 서융으로부터 중원을 사수한다는 명목 하에 암암리에 자신들의 힘을 확대해 나갔으며, 무인정신을 국가의 정신적 근간으로 계승, 발전시켜 최강의 전투력을 보유한 무적군단을 창조해 냈다.

바로 이 점이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 진을 있게 한 창업 초기 CEO들의 지혜였다.

『위대한 제국 진시황가의 CEO들』(진문덕 지음/위즈덤하우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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