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의 발자국』(한홍 지음/두란노) 중에서

1995년 일본 기업 경영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꼽는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콤파로도 유명한데, 콤파란 근무시간이 끝난 후에 직장 동료들끼리 소그룹으로 모여 앉아 술잔을 주고받으며, 직장 일이나 자신의 삶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장이다. 초창기 회사 규모가 작았을 때는 이나모리 회장이 이 콤파에 빠짐없이 참석하여 사원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직원 수가 일만 명을 훨씬 웃도는 때까지도 그는 될 수 있는 한 많은 콤파에 참석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이렇게 이나모리 회장은 직접 현장으로 뛰어들어 직원들과 빈번한 접촉을 통해 그들의 소리를 듣고 리더십의 가치를 끊임없이 전달하는 리더였다.

리더와 팔로워들은 하루, 일주일, 한 달, 매년 단위로 업무적, 관계적 대화의 장르를 가져야만 한다. 대화의 방법은 다양할수록 좋다. 일대일. 소그룹, 혹은 전체 모임 등에서 끊임없이 서로 대화해야 한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구두로 해도 좋고, 간단한 편지나 이메일도 좋고, 전화도 좋고, 제스처로도 좋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은 사무실 책상도 평직원들 사이에 섞여 있고, 식사도 직원 식당에서 함께 나누면서 늘 회사 안을 부지런히 걸어다니며 직원들과 자유롭게 대화한다고 한다. 1980년대에 수많은 직원들을 감원해서 무자비한 보스로서 외부에 알려져 있는 GE의 잭 웰치는, 실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대단히 마음 씀씀이가 따뜻한 보스이다. 한 번은 실패한 직원에게 "실패가 당신을 좌절시키게 하지 마세요.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라는 즉석 편지를 보내기도 했고, 잘하는 직원들은 신나게 등을 두드리며 격려해 주고, 한 직원의 어머니가 몸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는 회장 전용 헬기를 내어 주어서 병원으로 이송하게 할 정도로 직원들에게 자신의 사랑과 관심을 세심하게 표현하는 멋진 리더다.

노래는 불러지기 전까지는 음악이 아니라고 했고, 시는 읽혀지기 전까지는 문학이 아니라 했으며, 사랑은 표현되기 전까지는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 너무 점잖은 유교, 불교 문화권의 영향이 아직도 강한 탓인지 우리는 아직 서로간의 신뢰와 사랑의 표현이 약하다. 그러나 위선이 아닌 한, 우리는 적극적으로 서로간의 사랑과 격려를 표현해 줘야 한다. 팀워크는 그렇게 조금씩 다져지는 것이기에.

『거인들의 발자국』(한홍 지음/두란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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