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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착하던 루프트한자 항공사를 살린 비용절감효과
- 프랜시스 매키너리, 션 화이트 『부의 이동』(거름) 중에서

1990년대 유럽과 세계 항공 여행시장의 변화는 루프트한자 항공사에 심각한 어려움을 가져
다주었다. 부자들만 비행기를 타던 시대에 설립된 루프트한자는 수많은 돈이 걸린 이러한
변화에서 자신들이 나쁜 패를 들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재무제표상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1991년에 4억4천만 마르크(3억 달러), 1992년에는 3억 7천만 마르크(2억 2,500만 달러)의 적
자를 낸 것이다. 10년 동안 강한 성장세와 굳건한 수익성을 다져왔던 루프트한자가 불시착을
위해 자유낙하하기 시작했다.

세계 굴지의 항공사 가운데 아메리칸 에어라인, 브리티시 에어라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이
3개 사는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기를 쓰고 분투해 왔다. 미국이 규제 해제를 벌인 15
년간의 힘든 세월 속에서 살아 남은 이들 경쟁사는 역경을 극복하는 힘을 발휘하여, 비용을
삭감하고 루프트한자의 시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유럽은 심각한 경기 침체
에 빠져 사상 처음으로 항공 여행객 수가 줄어들었다. 설비는 늘어났으나 수요가 떨어지고
항공 요금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독일의 마르크화 가치가 치솟아, 루프
트한자가 국내에서 사들이는 모든 것의 값이 동반 상승했다. 루프트한자는 과거 팬 암이 그
랬던 것처럼, 한때 잘 나가다가 어느새 항공사 역사에서 잊혀져 갈 기업으로 비치기 시작했
다.

항공 요금 하락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1960년대에 제트 항공기가 대거 상업용
서비스를 개시했을 때부터 항공 요금은 착실히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비용이 항공티켓
요금을 훨씬 앞지르는 상황이 되자 제아무리 루프트한자라도 보조를 맞출 수 없게 된 것이
다. 또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이제는 독일의 국책 항공사도 가격 면에서 경쟁을 치러야 함에
도 불구하고, 루프트한자의 경비 부담은 가장 만만한 경쟁업체보다도 2배나 높은 수준이었
다. 임금이나 직원 복지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성도 낮은데다 손님도 없는 비행기 운항이 너
무 많았기 때문이다.

루프트한자는 항공업계에서 살아남기를 바랬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루프트한자는 세계항
공사 가운데 11위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경쟁업체들 중 많아야 6개 업체만이 진정한 글로
벌 업체가 될 수 있는 항공 산업에서 루프트한자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루프트한자에
게는 거대하고 부유한 자국시장이 있었고, 세계 주요 항로에서 높은 위상을 확보하고 있었
지만 1991-1992년 사이의 전망도 안 좋았고, 무엇보다 내부 정비를 하기 전에는 아무리 기
회가 많아도 실제 자금을 끌어올 수 없는 실정이었다. 독일 밖에서는 경쟁사들이 루프트한
자에 많은 수익을 안겨 주던 노선의 요금을 낮추며 공격을 가해 왔다. 이 침입자들은 루프
트한자가 재정난에 허덕이는 동안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루프트한자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렸다.

위르겐 베버가 회장으로 선임되어 루프트한자를 이끌어 가기 시작한 것은 1992년 5월, 루프
트한자가 적자로 돌아선 무렵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회장으로 임명되기 전에는 기술담
당 최고경영자를 맡았던 베버는 즉각 비용을 아주 빠른 속도로 절감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제시한 해결책은 다음과 같았다. 정보를 이용해서 항공사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
용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없애 나가자는 것이다. 그는 회사의 운영비용 및 자본 지출을
대폭 줄여 나갔다. 이와 동시에 그는 고객들이 가장 중시하는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
지는 과감히 떨쳐버림으로써 서비스를 개선시켰다.

베버의 계획은 거의 즉각적으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안겨 주기 시작했다. 그가 공약을 한
지 1년이 지나기도 전에 좌석 마일당 가격은 하락했지만, 운항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취임
2년째가 끝나 갈 무렵 루프트한자는 항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고비를 지나 1993년에 손실은 3분의 2정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실적은 연
료소비나 소음공해, 오염물질 배출, 그 밖의 모든 낭비요인들을 정확히 계산하여 엄청난 비
용 절감을 가져온 것이다.

예를 들어, 루프트한자는 1990년대 초반에 130억 마르크(9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현대화
계획을 실행하여 회사의 경비를 줄이는 한편 보유 항공기 가운데 오래 되고 효율성이 떨어
지는 것은 폐기하거나 매각했다. 경비 절감으로 항공사는 가까스로 순익을 낼 수 있었다. 운
항은 늘어난 반면 연료비 지출이 1991년 5%, 1992년에 11% 줄어든 데 힘입은 것이다. 다른
변수만 없다면 이것만으로도 루프트한자는 흑자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 밖에 소음을 줄여 착륙 수수료를 낮추고(8억 마르크),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5,
6년마다 실시하는 비행기 동체 페인트 작업을 기존의 방식에서 아쿠아스트리핑 공정 방식
으로 전환하여 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시켰다.

루프트한자는 저렴한 연비와 착륙 수수료 덕분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
하지 않았다. 노동생산성 증대뿐만 아니라 서비스 전략에도 혁신을 가했다. 서비스 전략은
월마트의 지점 전략과 같았다. 비행기를 정보로 대체하는 동시에, 허브 공항을 일일이 거쳐
가는 번거로움 대신 모든 고객이 선호하는 직항로를 운영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
선한 것이다. 여기서 야기된 수익은 상당한 것이었다.

이러한 모든 결과로 루프트한자는 1998년에 매출 규모가 2억 2,700만 마르크에 달했고,
탑승율(load factor)도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으며, 수익은 25억 달러로 불과 10년 전
손실액의 몇 배에 달하는 규모로 증가했다.

- 프랜시스 매키너리, 션 화이트 『부의 이동』(거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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