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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있는 일에 승부를 걸어라
『다 잘할 필요는 없다』(우에마에 준이치로 지음/사람과 책) 중에서

지금은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라이터나 일회용 컵의 시대. 100엔짜리 호치키스도 그런 것 중의 하나다. 귀엽다면서 안전핀 대신 핸드백 속에 넣고 다니는 여성이 늘어나서 연간 60만 개나 팔린다. 실용적이고 사무용품을 패션 상품처럼 만들어 판다는 아이디어가 맞아떨어져 이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히트하고 보면 콜럼부스의 달걀인 셈이지만 한 사람이 호치키스의 개발에 몰두하여 여기까지 오는데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바로 이런 점에 벤처 비즈니스의 묘미와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100엔짜리 호치키스를 생각해낸 것은 에트나라는 종업원 35명의 작은 회사 사장 에비하라였다.

그는 와세다 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고 큰 문구회사에 입사했다. 그리고 곧 사장의 인정을 받아 사장의 조카딸과 결혼까지 하였다. 장차 간부 자리가 약속된 것이나 다름없는 창창한 출발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30대 안팎에 이례적으로 이사가 된 그는 곧바로 공장장이 되었고 그는 기고만장했다. 그러나 비운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55세의 사장이 간경변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주위의 태도가 일시에 변하지 뭡니까. 어제까지만 해도 네네 하고 굽신거리던 놈들이 무얼 물어도 대꾸도 하지 않는 거예요."

이렇게까지 인심을 잃었단 말인가, 하고 뉘우쳐보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도저히 회사에 나갈 수 없어 결국 그만두었다. 그때 나이 34세였다.

"그만두면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이 있지도 않았어요. 그나마 알고 있는 것은 사무기기와 문구뿐이었으니까. 더구나 혼자서 무얼 꾸려나갈 자금도 없었지요."

자금이 없으니 책상이나 의자 같은 큰 상품에는 손도 댈 수 없었다. 그렇다고 사인펜 같은 작은 물건을 만들자니 화학 지식이 없었다. 결국 가장 간단해 보이는 호치키스가 떠올랐다. 이것은 또한 하드인 본체가 팔리면 호치키스 날도 소프트로서 팔리게 되는 제품이었다.

그는 근무했던 직장의 부하와 거래처의 아는 사람을 모아 호치키스 만드는 회사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300만 엔이었다. 에트나라는 회사명은 그때 붙여졌다. 가까스로 첫 제품이 나와 도매점에 갖고 갔더니 점주는 코웃음을 쳤다.

"머리가 돈 것 아니오? 이제 와서 호치키스 업계에 뛰어들다니, 모두 갖고 가시오."

시장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호치키스는 연간 수요가 100만 개 정도인데, 그것도 80퍼센트는 오래된 회사 막스가 쥐고 있었고 나머지도 기존 메이커에게 밀리는 처지였다. 웬만한 이득이 없는 한 유통업자가 신참자의 물건을 팔아줄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꼬리를 내리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일본에서 못 판다면 다른 나라가 있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가져갔더니 그들은 흔쾌히 물건을 사주었다.

"미국은 역시 합리적이더군요. 품질 좋고 값만 싸면 이름 없는 상표라도 사주었으니까요."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다. 서둘러 제품을 보냈더니 점점 더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다음에는 호치키스 날을 만드는 전문가를 스카우트하여 종이 230매를 한꺼번에 찍을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날도 개발했다. 두께 4밀리의 철판 두 장을 뚫을 수 있는 건축용 초대형 호치키스의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것도 미국에서는 기술력이 높게 평가되었다. 에트나의 호치키스가 좋다는 소문이 나고 미국 정부로부터 자그마치 60만 개의 주문이 들어왔다. 일본 연간 수요의 60퍼센트를 한꺼번에 사겠다는 대형 상담이었다. 수출 비율 90퍼센트, 미국 시장에서 발판을 굳힌 에비하라는 고대하던 국내시장 제패를 노리기 시작했다.

"가정에서 쓰는 소형 호치키스가 하나에 250엔이었는데 똑같은 것을 200엔에 팔면 승부는 문제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싸게 팔면 승산이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처럼 개방된 시장에서나 통하는 얘기였다. 미국 시장에서 잘 팔렸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탓도 없지 않았다. 유통 경로가 고정되어 있는 일본에서 50엔쯤 싸다고 해서 거들떠봐 줄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제품이 신통치 않아서 싸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존심만 상한 꼴이 되고 말았다.

에비하라는 생각했다. 싸다는 인상을 확실히 심어주려면 200엔 정도로는 안 된다. 150엔 아니 100엔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종전의 제조 방법으로는 100엔짜리 호치키스는 도저히 만들 수 없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금속을 쓰지 않고 플라스틱으로 만들면 어떨까."

호치키스에는 얇은 금속판이 사용되고 있다. 깨지기 쉬운 플라스틱 판은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혁신 시대가 아닌가.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 호치키스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곧바로 거래선과 상의해보았다. 폴리에스테르라는 수지를 사용하면 가능하다고 기술진은 말했다. 시험 제작된 깨지기는커녕 3만 회를 사용해도 끄떡없었다. 게다가 이 수지의 단가는 금속의 3분의 1이면 된다. 획기적인 호치키스의 출현이었다. 플라스틱으로 자유자재로 착색이 가능하고 가볍다는 장점까지 있어 잘 팔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싸기 때문에 이윤은 별로 없어요. 회사 이름을 알리는 홍보 상품으로 보고 있지요."

그러나 이번만큼은 100엔짜리 호치키스를 전면에 내세워서 시장을 석권하겠다고 젊은 사장은 의욕이 대단하다. 시장 석권을 위해 종전에는 별도로 판매하던 날 50개를 본체와 함께 세트로 파는 작전을 썼다. 이 50개의 날을 다 쓰면 본체까지 모두 버려도 되고, 날만 더 사서 쓸 수도 있다.

"플라스틱 본체라면 모방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날을 생산하지 못하는 회사는 비용이 비싸져서 100엔에 팔 수는 없습니다."

그까짓 호치키스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는 마케팅 전략에서 고도의 기술까지를 뭉뚱그린 현대 기업전쟁의 축소판이 들어있는 것이다. 물론 에트나가 이 호치키스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로 결판이 날 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다 잘할 필요는 없다』(우에마에 준이치로 지음/사람과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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