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사쿠라 레이지 『소니의 야망』(바다출판사) 중에서

네트워크 TV 디비전 컴퍼니의 나가시마는 소니만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소니만의 특징이라면 단순함과 새로운 발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니
의 발상은 언제나 단순하다. 나는 과거에 8mm 비디오나 DV 카메라의 상품기획을 담당한
적이 있다. 그때도 비디오는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물건이다. 그렇다면 작으면 작을수록 편
리하다.는 발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소니가 무엇이든지 작게 만들려고 하는 것
은 (가끔가다 필요 이상으로 작게 만드는 경우도 발생하지만) 단순히 휴대하는 것이라면 작
은 것이 당연히 편리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무슨 대단한 전략 때문이 아니다. 그런 이
유의 단순함 때문에 엔지니어도 필요한 부분에 에너지를 모아 집중적으로 일에 매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은 새로운 발상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참으로 희
한한 존재다. 집단이 되면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동일화되지만 혼자 있으면 각각 다른 행동
을 보인다. 한 사람이 이상한 행동을 하면 비웃는 사람도 있지만, 특별히 제지하지 않고 재
미있군.하면서 그냥 지켜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 과정에서 하나의 정형이 생겨나고 여러 사
람의 이해를 구하면서 하나의 상품이 탄생한다."

소니의 이러한 강점이 드러난 한 예는 1996년 가을에 일어났다. 나가시마는 당시 미니 DV
카세트를 채택했고 그래서 캠코더의 형태도 조그맣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구보타 상무가 찾아와 "이제 슬슬 결론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이 자리에서 형태를 정해야지."하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서 여러 제안을 내놓았지만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았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져 나가시마가 점심 먹고 다시 이야기하자고 제안하자 구보타가 벌컥 화를 냈
다. "결론을 내릴 때까지는 점심 먹으러 갈 수 없어." 그 말을 들은 나가시마가 구보타를 놀
라게 할 생각으로 "그럼 이 크기로 하지요."하고 말한 것이 바로 길쭉한 손바닥 크기의
DCR-PC7이었다.

너무나 엉뚱한 제안이었다. 손바닥 크기라니... 그러나 소니라는 회사는 기본적으로 어린이
의 마음을 소유한 회사였다. 어린이가 사람을 잘 볼 수도 있고 그 본질을 잘 이해할 수도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린이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을 즐겨한다. 결국
실현될 것 같지도 않은 이 아이디어는 상품화가 되었다.

나가시마가 들려준 이 에피소드는 소니만이 가진 특징을 가장 정확하게 전해주고 있다.

- 아사쿠라 레이지 『소니의 야망』(바다출판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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