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사로소이다
수많은 현대인들이 암, 당뇨병, 궤양성 대장염, 아토피성 피부염, 요통, 고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부지런히 병원을 찾아다닌다. 동네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큰 병원에서 다시 대학 병원으로 옮겨 가며 그야말로 병원 쇼핑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경우 만성 질환은 좋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의사들은 원인을 알 수 없다고만 말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것일까? 아니다 치료는 어렵지만 예방은 할 수 있다. 우리가 평소 우리 몸의 신호와 우리의 생활방식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생활이 병을 부른다
마음에 뭔가 걱정거리가 생기면 안색이 나빠진다. 이는 교감신경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교감신경의 긴장은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걱정거리가 많으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안색이 나빠진다. 이때 혈액순환 장애의 증상은 얼굴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내장의 여러 기관에서도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한다. 즉, 마음이 아프면 몸에 즉각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사소한 환경 변화나 마음의 변화까지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악조건 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악조건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인간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생활은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지나치게 편안함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이다.

생활이 너무 느긋하다 보면 감수성이 예민해진다. 본래 온화함은 스트레스와 무관하지만 그것도 지나치면 신경과민이 되어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부교감신경이 더 활발한 사람이 알레르기나 교원병(피부, 힘줄, 관절 등의 결합 조직이 변성되어 교원 섬유가 늘어나는 병)에 잘 걸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나치게 안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기압변화에도 과민 반응을 보여 저기압이 찾아오면 무릎 통증과 우울증을 호소한다.

우선 인간이란 존재가 악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면서 조심할 테고, 너무 느긋하고 안락한 삶에도 경각심을 가질 것이다.

병은 위험을 알리는 고마운 신호
건강과 질병 중에 질병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면 질병도 고마운 존재임을 알 수 있다.

병에 걸렸을 때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증상을 꼽는다면 첫째가 통증, 두 번째가 부기, 세 번째가 발열이다. 이 세 가지 모두 분명히 불쾌한 증상이지만 이 같은 몸의 신호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통증이 없다면 우리는 병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아프기 때문에 몸 어딘가에 이상이 생겼는지 알고 자신의 건강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부기는 일종의 염증으로, 이는 혈류 증가를 의미한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상처가 난 곳에 대량의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조직을 복구해야 한다. 부기는 통증과 마찬가지로 건강을 위한 소중한 생체 반응이다.

발열도 눈엣가시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는 우리 몸에 순환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발열 없이는 병이 낫지 않으며 이런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질병에 맞서 이길 수가 없다.

누구라도 통증, 부기, 발열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증상이 치료를 위한 과정으로 작용한다면 무조건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통증, 부기, 열이 나면 우선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다 근본 치료에 접근하는 태도임을 명심해야 한다.

건강이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상태
우리 몸은 자율신경의 조절 작용과 백혈구의 방어 작용이 균형을 잃었을 때 병에 걸린다. 몸을 혹사시키는 생활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긴장하게 만든다. 반대로 몸을 단련하지 않는 생활은 부교감신경을 앞서가게 만든다. 이러한 불균형이 지속되다 보면 우리는 병에 걸리게 된다.

밤에 자지 않고 깨어 있는 생활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고의 적이라 할 수 있다. 수면을 줄이면서 일을 하다 보면 과로로 쓰러지게 된다. 반대로 낮에는 빈둥빈둥 놀고 있다가 밤에는 자지 않는 경우,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즐거움을 찾는 생활이 도를 넘어선 경우라 할 수 있다.

인류가 수만 년 동안 지속해 온 생활방식, 즉 해가 뜨면 활동을 하고 날이 저물면 휴식을 취하는 생활에서 벗어나면 인간이 본래 갖추고 있던 활력을 잃고 만다. 너무 열심히 일만 해도, 반대로 너무 열심히 놀기만 해도 건강한 삶과 멀어진다.

‘깔끔 떨기’는 스트레스의 근원
지나치게 깔끔한 성격은 스트레스의 원천이다.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애써 만들고 키우며 살고 있다. 사실 입이나 소화관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세균은 면역계 발달에 도움이 된다. 인체의 장관 속에는 세균들이 넘쳐나는데 이러한 일정 수준의 자극으로 면역계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또한 일정량의 세균이 새롭게 들어와야만 장내 세균이 유지된다.

결벽증이 건강에 해로운 또 하나의 이유는 림프구를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림프구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우리의 몸은 사소한 항원에도 반응해 알레르기 질환이 쉽게 생기게 된다. 알레르기 반응은 항원 이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로도 유발되기 때문에 병적으로 깔끔을 떠는 결벽증은 신경과민이 되어 알레르기 질환을 더욱 악화시킨다. 결과적으로 결벽증은 알레르기 체질을 조장하고, 그 체질을 더욱 부채질하는 스트레스를 만들어낸다.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