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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 섬 - 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나는 시간
(이두영 지음/영진닷컴/269쪽/13,000원)

"죽기 전에 에게해로 여행할 기회를 얻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다른 어떤 곳에서도 에게해처럼 쉽게 현실에서 꿈으로 건너갈 수는 없다."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카잔차키스의 고향인 크레타 섬으로 가는 중이다. 그의 분신처럼 묘사했던 소설 속의 "조르바"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생명력이 넘치는 인물이었다. 카잔차키스는 배짱, 낙천, 여유로 뭉쳐진 조르바의 입을 통해 영혼의 심연에 있는 원초적인 색깔을 마음껏 드러냈다.

피레우스는 아테네 외곽에 있는 항구도시로, 이곳에서 에게해의 각 섬으로 배가 출발하므로, 늘 대형 여객선들이 들어차있다. 크레타까지 아테네에서 비행기를 이용할 수도 있으나 시간과 비용을 아끼려면 밤에 자면서 가는 여객선이 훨씬 유리하다.

쾌속선을 타고 도착한 곳은 크레타섬의 이라클리온 항구다. 이 도시는 400년 동안 베네치아인들의 지배를 받아 이탈리아 색채가 강하다. 중세 때 베네치아인들이 쌓았다는 성이 항구 아래쪽까지 둘러싸고 있다. 크레타는 동서로 길쭉한 섬이다. 길이가 약 260km로 그리스에서는 가장 큰 섬이다. 위치상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의 중간에 놓여 있으며,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는 불과 300km 떨어져 있다.

크레타의 최대 도시 이라클리온은 약 50만 명이 사는 미향이며, 국제공항도 있다. 크레타의 주요 볼거리는 "이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 "크레타 역사박물관", "카잔차키스의 무덤", "크노소스 궁전" 등이다. 그러나 인위적 볼거리보다 더 기억에 남은 것은 이 곳의 빼어난 자연이다. 눈에 덮인 산과 높고 낮은 구릉에 펼쳐진 올리브숲, 삼나무가 서 있는 들판은 나의 눈을 새롭게 해준 천혜의 풍경이었다. 닭이 꼬꼬댁거리는 구릉의 한 농가 뒤로 바라보이던 설산 풍경은 크레타 풍경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중해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신이고 자연이며 인간임을 깨닫게 된다.

이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은 크레타 문명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곳으로 크레타에 가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라도 볼 가치가 있다. 이 박물관의 대표적인 유물 중 풍만한 젖통을 드러낸 채 뱀을 들고 있는 "뱀의 여신상"이 있다. 크노소스 궁전에서 나온 귀중한 유물로서 다산과 농경문화의 중요성이 엿보이는 출토물이다. 당시 뱀은 널리 숭배되던 대상이었다. 이라클리온에서 약 5km 떨어진 크노소스 궁전은 미노아 문명의 창고라 할 수 있다. 유적지에는 1900년에 궁전을 발굴한 영국인 고고학자 에번스의 흉상이 있다. 궁전의 상징인 "황소의 뿔"도 조각돼 있다. 인간의 몸뚱이에 소의 머리를 단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형성화한 것이다.

크노소스 궁전은 동궁과 서궁으로 나뉜다. 궁전은 지하층까지 모두 3∼4층으로 지어졌고, 자연광이 지하에까지 비치도록 설계돼 있는 점이 놀랍다. 왕이 있던 방과 창고, 돌고래, 여인, 물고기 등이 그려진 벽화(프레스코) 등을 구경하며 가이드의 뒤를 따라다니다 보니 다시 제자리에 와 있다. 분명히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는데 어느 순간 1층으로 올라와 있다. 이것이 다이달로스가 설계한 미궁이다.

자, 이제 카잔차키스를 만날 차례다. 이라클리온에서 남쪽으로 약 15km 떨어진 바르마리로 향했다. 이 마을에는 그의 조상 때부터 살아온 집이 있다. 그의 생가는 "니코스 카잔차키스 박물관"이 되어 있다. 박물관에는 카잔차키스의 책과 육필 원고, 연극·영화 대본, 가족 사진 등과 의상까지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카잔차키스는 수많은 명작을 썼고, 『예수 최후의 유혹』, 『그리스인 조르바』 등 주옥같은 작품으로 1951년과 1957년 두 차례 노벨 문학상 후보작가에 올랐으나 작품들이 신성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정교회로부터 심한 비난을 받고, 『예수 최후의 유혹』 은 금서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카잔차키스는 자유에 대한 열정과 터키 등으로부터의 독립을 평생 갈망하며 여행을 하다 1957년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늦었지만 맛있는 식사 시간이 다가온다. 점심때가 완전히 지난 오후 2시 3분 이후에 먹는 그리스인들의 식습관에 적응하려면 몇 년은 살아야 할 것 같다. 나른한 오후 졸린 눈앞에 크노소스 궁전으로 갈 때 언덕길에서 보았던 설산과 올리브숲이 아른거린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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