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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진정한 리더를 그리워하고 있다
* 본 도서는 아직 국내에 번역 출간되지 않았습니다.

(풀뿌리 경영 Grass Roots Management/가이 브라우닝 Guy Browning 지음/Prentice Hall/110쪽)

리더십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어떻게 될까? 지도력, 통솔력, 리더로서의 자질, 이 정도 단어들이 우리가 국어사전에서 찾을 수 있는 리더십의 정의다. 하지만 이러한 사전적인 의미로 리더십을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리더십이란 단어에는 우리말로 번역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심오한 의미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리더십을 어떻게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필자는 리더십을 "뚜렷한 비전을 향해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이끄는 능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또한 리더십의 핵심에는 무엇보다 "비전"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리더가 비전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그리고 그것을 구성원들에게 구체적이고 올바르게 표현해내지 못하면 그 리더십은 죽은 리더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신과 당신의 조직에는 어떤 구체적인 비전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리더들만이 구성원들과 함께 비전을 공유하고, 그들로부터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낼 수 최소한의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내 마음대로 따라와 주지를 않아!" 이는 대부분의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곳곳에서 매우 자주 리더들의 이러한 한탄을 듣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고민에는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경영이란, 그리고 리더십이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내야 하는 것이 기본 전제이다. 아무리 유능한 리더라고 하더라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구성원들을 믿고 그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책임을 부여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독려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인 것이다. 직원들은 막연히 리더들을 따라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의 결정과 동기부여를 통해 일할 때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결국 "직원들이 내 마음대로 따라와 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털어놓는 리더들은 과연 자신이 직원들을 신뢰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문해보아야 한다.

『풀뿌리 경영』은 일차적으로 리더십 관련서들에 대해 일반 독자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묵직한 무게가 느껴지고 동시에 어려운 용어와 수많은 경영자들의 이름이 등장하는 그런 책에 이미 질려버린 독자들은 우선 산뜻한 책의 이미지에 신선함을 느낄 것이다. 포켓 사이즈에 100페이지가 약간 넘는, 언뜻 보기에 시집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책은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리더십과 경영의 원칙을 충실하게 담고 있다.

주인공 존(John)은 모든 정원사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더 가든스(The Gardens)라는 정원에 입사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직장 동료나 상사들과 부딪히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겪는다. 『풀뿌리 경영』은 소설 속 주인공 존의 눈을 통해 대다수의 회사나 조직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존은 본인이 그렇게 희망하던 회사에 입사해, 열심히 일을 배우고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한다. 그가 입사 첫날 정원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은 정원의 최고 보스. 최고 보스는 정원을 자신의 것이라고 소개하며,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정원사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100퍼센트 발휘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나는 우리 정원사들에게 우리 정원이 세계에서 최고가 되길 바라며, 우리 정원을 최고로 만드는 것이 당신들의 임무라고 매번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미 그들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했지요. 그런데 도대체가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단 말입니다. 직원들이 내 맘대로 따라와 주지를 않아요!"

존이 그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동료 정원사 스티브와 작업 팀장 케빈. 하지만 그들 또한 회사에 대해 나름대로의 불만을 잔뜩 갖고 있다. 하지만 존이 이들을 만나면서 느낀 "더 가든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문제를 의식하면서도 그 누구도 해결책을 찾으려고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처음에 지녔던 일에 대한 열정과 정원에 대한 자부심은 서서히 사라지고, 마침내 존은 동료들에게 최고 보스를 다시 만나 회사의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하겠노라고 폭탄 선언을 한다.

"당신은 우리에게 권한을 위임하기 전에, 우리를 먼저 믿어보세요. 우리에게 명령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소리에 귀를 좀 기울이세요. 불필요한 가지를 치고 판을 뒤집어야 한다고 말하기보다, 우리에게 물을 주고 자양분을 줄 생각을 먼저 하세요. 컨설턴트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기 전에 당신이 고용한 매니저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모든 매니저들은 사무실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들이 내리는 결정이 현장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최고 보스는 신참 정원사 존으로부터 리더십의 기본이자 핵심을 찌르는 말들을 듣게 된다. 그리고 "더 가든스"는 다시 모두가 일하기를 원하는 아름다운 곳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권한을 위임하기 전에 직원들에게 신뢰를 보내는 리더, 명령하기보다는 듣는 것에 익숙한 리더, 모든 것을 직원들의 탓으로 돌리며 그들을 해고하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칭찬과 동기부여를 할 줄 아는 리더, 외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비위를 맞추기보다는 내부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는 리더, 사무실 안에서만 모든 업무를 처리하려 하지 않고 현장으로 직접 나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리더. 우리에게도 지금 "더 가든스"가 필요로 했던 리더가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많은 조직에서 윗사람들은 아래를 바라보고 있고, 아랫사람들은 위를 바라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랫사람들은 자신들이 일할 곳이 아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위를 쳐다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윗사람들은 계속해서 위쪽만을 바라봤던 지금까지의 습관을 쉽게 끊어버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열리지 못하는 것이다. 바라보는 곳이 다른데 어떻게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같은 곳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국민 개개인에게 골고루 영향을 미치는 대중적인 민주주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일컫듯이, 이 책의 제목으로 사용되고 있는 풀뿌리 경영(Grass Roots Management)은 회사나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중적인 경영방식을 의미한다. 위아래 구분 없이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모두에게 권력이 위임되고, 모두가 함께 이끌어 가는 경영방식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풀뿌리 경영이다. 정원을 가꾸는 마음으로 사람을 가꿀 줄 아는 리더가 그리워지게 만드는 책이다.

- 홍순철, 북코스모스 저작권 사업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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