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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날갯짓에 민감하라
(최희갑 지음/삼성경제연구소/535쪽/25,000원)

오늘날 세상은 참으로 복잡하고 무질서해 보이며 이러한 복잡성과 무질서는 우리 사회 전체 그리고 각 개인의 삶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 세상이 이처럼 무질서하고 복잡해지는 이유는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만큼 많은 변수들이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고 한편으로 통신을 비롯한 과학 기술의 발달로 세계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져 수많은 개체들이 더욱 빠르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작은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지구 반대편에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듯이 우리 주변의 작고 사소한 변화가 장차 거대한 비극을 초래하기도 하고 반면에 창조의 연쇄반응을 촉발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고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기도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역임한 뒤 현재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최희갑 교수가 저술한 『불확실성을 경영하라』는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불확실성과 무질서속에서 새로운 세계관과 질서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보내는 변화의 신호에 민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개체들이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적응계는 사소한 변화에 극히 민감하며 구성 개체들의 상호작용에 비선형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낼 잠재성이 있는 사소한 변화의 단초인 약신호(weak signals)를 조기에 찾아내야 한다.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으면 약신호를 찾아내는 데 실패한다. 한 예로 1999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에 올라온 보고서에는 알카에다의 납치범들이 여객기에 폭탄을 싣고 국방부, 백악관 등을 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고, 미국 비행학교에 등장한 외국 학생들을 조사한 FBI의 보고가 있었지만 이러한 약신호들은 무시되었다. 약신호는 그것이 복잡적응계의 한 부분이라면 증폭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출발점은 약신호를 찾고 있는 환경이 혼돈의 가장자리 안에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식별된 약신호는 게임을 변화시키는 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비단 9.11사태 뿐만아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사건 등 우리는 이러한 약신호에 둔감한 결과 빚어진 참담한 결과들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언젠가부터 독버섯처럼 번지기 시작한 사행성 성인오락실들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등 약신호 수준을 넘어 강력한 파열음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고 정부당국자들은 이러한 신호들을 무시했고 그 결과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최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도 오래 전부터 감지할 수 있었던 약신호를 무시하고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오늘의 사태에 이르고 만 것이다.

교육계에서도 위험의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언젠가 지인 한 분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대학진학 상담을 위해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면담했는데 선생님이 대학진학에 관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고 학생들에 대한 열정도 없는 것 같아 무척 실망했다고 토로하며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물론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지금 이 순간도 학생들을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겠지만 상당수의 선생님들이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잃었다면 이것은 분명 교육의 실패를 알리는 위험 신호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위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양한 개체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오늘날 사회 전체는 물론 기업, 그리고 개인들 역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약신호에 민감해야만 파국을 막고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FTA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던 때부터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약신호를 감지하고 기존의 농법을 버리고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미래를 대비한 농민들, 변화의 흐름 가운데서 들려오는 약신호들을 감지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성공의 봉우리에 올라선 혁신적인 기업가들, 그리고 소외계층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 소액대출사업을 통해 그들의 삶에 행복을 안겨주고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그라민은행의 유누스 총재 같은 선각자들은 우리 주변에서 들려오는 약신호에 귀를 기울였을 때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올 지를 잘 보여준다.

부디 각계각층의 모든 사람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약신호에 민감하게 귀 기울여 미래의 거대한 변화에 대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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