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크래머, 행크 워시아크 지음 / 21세기북스 / 152쪽)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당면한 상황이나 주변 환경 또는 특정 인물이나 사안에 대해 다양한 사고를 가질 수 있다. 기존의 고정된 틀에 얽매인 사고,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롭고 창의적인 사고, 긍정적인 사고와 부정정인 사고, 이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가는 순전히 우리들 자신에 달려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야말로 우리의 삶을 행복과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며 나아가 세상을 바꾸고 조직과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리학자인 캐서린 크래머와 창의적인 기획사 컨셉트팜의 공동창업자인 행크 워시아크가 공동으로 저술한 『보는 방식을 바꿔라』는 우리가 어떤 사안이나 사물 또는 사람에 대해 보는 방식을 바꾸면 삶 전체가 변한다고 강조한다.

보는 방식의 차이가 미래를 결정한다. 문제보다는 기회에, 약점보다는 강점에, 불가능한 것보다는 가능한 것에 관심을 집중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훨씬 더 많아진다. 멀리 있는 사물을 선명하게 찍으려면 줌 렌즈를 이용해 초점을 맞춰야 하듯이 우리의 관심의 초점을 자신과 타인의 강점에 맞춰야 한다. 강점에 초점을 맞추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되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충분히 극복해나갈 수 있다. 시야를 넓히고 생각을 바꾸면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고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다.

자신과 타인의 실패나 실수에 대해서도 관대해야 한다. 이 세상 누구에게도 완벽한 삶이란 없다. 스스로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모든 면에서 완벽해지려 하고 타인에게도 완벽을 요구하는 것은 어리석고 무의미한 일이다. 따라서 실패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은폐하려 하지 말고 정직하게 인정하라. 또한 자신의 결점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고민하기보다는 스스로 결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자신의 능력과 잘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호에 소개했던 스캇 펙 박사의 『평화만들기』에 보면 <랍비의 선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때 번성했던 한 수도원이 점점 쇠락해져 수도원에는 수도원장과 네 명의 수사만 남아 있었다. 어느 날 수도원장은 근처에 은거하고 있던 랍비를 찾아가 수도원을 부흥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랍비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수도원에 남아 있는 당신들 중 한 사람이 구세주라는 것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후 수도원장과 수사들은 "그 한사람의 구세주가 누구일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수도원장일까? 그래. 수도원장은 30년 이상 이 수도원을 이끌어 왔으니까 틀림없이 수도원장일 거야. 아니야, 토머스 수사를 의미하는 건지도 몰라. 확실히 토머스 수사는 경건하고 덕망이 높은 사람이니까. 엘레드 수사를 의미하는 건 분명 아니겠지? 엘레드 수사는 때때로 변덕을 부리곤 하니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사람들에게 가끔 고통을 주긴 했지만 결국 엘레드 수사는 언제나 옳았어. 설마 필립 수사를 두고 말한 건 아닐 테지. 필립 수사는 너무 소극적이고 거의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잖아. 아니야, 어쩌면 그일지도 몰라. 그는 신기하게도 누구든 그를 필요로 하면 언제든 나타나 도움을 주는 재능을 지녔으니까. 물론 랍비가 나를 의미하지는 않았을 거야. 난 그저 평범한 사람이니까. 그래도 혹시 나를 의미한 거라면? 내가 구세주라면? 오, 하느님, 전 아니에요. 제가 당신께 그렇게 큰 의미일 수 있을까요?"

수사들은 이렇게 고민을 하면서 혹시나 자신들 중 한 명이 구세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로 각별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했고, 또한 만에 하나 자신이 구세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기 자신을 사랑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예전처럼 활기를 띠게 되었다. 결국 옆의 동료가 구세주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갖게 되자 마음의 문이 열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동료를 보게 되었다. 그동안 단점만을 보아왔던 사람들의 장점을 보게 되자 상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하게 되었고 아울러 자신도 사랑하게 되어 결국 그들 모두가 구세주가 되었다.

이제 얼마 후면 본격적으로 뜨거운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게 된다. 대선 주자들로 거론되는 사람들은 모두들 벌써부터 자신만이 국가와 민족에 희망을 줄 수 있다며 열변을 토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자기 최면에 빠져 어떻게든 자신을 치켜세우고 상대방을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다른 후보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유능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열정을 다해 헌신할 인물임을 인정한다면 자신만이 "대통령감"이라는 착각에 빠져 이처럼 역겨운 이전투구를 벌이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더욱 거세질 변화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가야 할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들이 자신들의 말처럼 진심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면 이 수사들처럼 어쩌면 상대방이 진정한 적임자일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상대를 바라봐 주었으면 한다. 상대의 단점을 들춰내 깎아내리기보다는 상대방의 장점과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칭찬해주고, 아울러 자신의 장점과 능력도 최대한 사랑하며 결국 그들과 함께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을 희망의 나라로 이끄는 구세주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11 12 13 14 15 1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