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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아들 하비에게
(정근모 지음/국민일보/320쪽/8,500원)

- 하비(진후)를 마지막으로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쓴 편지

나의 사랑하는 아들 하비에게

네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급히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 안이다. 뇌출혈이 심하여
혼수상태라고 하니 이제는 아프고 쓰라린 이 세상에서의 고통은 모르겠구나. 천국에
간다는 것을 의심없이 믿으면서도 이렇게 눈물을 흘리니 아빠도 육신을 가진 이 세상
사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별이 이렇게도 어려운 것인 줄 몰랐다. 세월이 빠
르니까 얼마 안 있으면 천국에서 만날 텐데, 그래도... 그래도 너를 먼저 보내는 것이
이렇게 안타깝구나.

내 아들 하비야,
8년 전 내가 위암수술을 하느라고 하와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옆에서 나의 손을
잡아주던 너를 잊을 수가 없구나. 못난 애비였건만 너는 너무도 나를 따랐고, 이 세상
누구보다도 이 어리석은 애비를 훌륭하다고 믿었지. 그렇게도 아빠의 사랑을 철저히
믿었더냐? 나는 아직도 어렸을 적 너의 건강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단다.

네가 못 고치는 신장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 우리의 육신적 고통은 시작되었지.
너의 신장기능이 떨어져 갈 때마다 나는 너를 치료해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꼭 개발
될 거라고 믿었다. 1980년 여름 나는 너에게 내 왼쪽 콩팥을 떼어서 이식해 주었지.
너를 살리겠다는 일념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술 후 네게 황달이 생겨 누런 안색이 흑색
으로 변할 때, 속수무책인 의사를 보며 아빠와 엄마는 너를 잃는 줄 알았단다. 너의
생명을 연장해 달라고 하나님께 졸랐지. 철야기도를 사흘 동안 하고 온 날 나는 너무나
놀랐단다. 꺼멓던 네 얼굴이 노랗게 변해 있었고 며칠 지나지 않아 정상적인 안색으로
돌아왔으니 말이다. 하나님의 권능의 큰 것을 체험했단다. 인생의 파고를 넘고 학문의
바다에 유영하면 할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하나님의 존재와 그 오묘한 섭리에 전율하곤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때부터였지. 동년배들보다 뒤떨어진 학업문제 등으로 심한 좌절감에
빠진 데다 계속 복용해야 했던 약으로 인해 너는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엄마 아빠의
걱정에도 아랑곳없이 너는 두 번이나 자살을 기도했지. 10여 미터나 되는 낭떠러지로
뛰어들었으나 자동차가 작은 소나무에 걸려서 추락하지는 않았다. 그 작은 소나무가
육중한 자동차를 떠받칠 수 있다니... 그것은 분명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그땐 너도
그 사실을 시인했지. 우리 주변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손'이 은밀하게 작용하고 있어.
과학자인 나도 증명할 수 없는 은혜와 사랑의 손길이 말이다.

그후로 나는 거듭난 믿음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했지. 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리고,
목사님 말씀에 매달리고, 나는 정말 거듭나고 싶었다. 드디어 주님께서 내게 거듭난
믿음을 주신 것이 1982년 3월이다. 나는 그 순간을 너무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
흐르는 눈물을 가누지 못하고 기도하고 있을 때, 하나님은 삶에 지친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씀하셨다. "작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네 아들에게 감사해 본 적이 있느냐?"

그건 뚜렷한 주님의 음성이었다. 나는 너무나 놀라서 울음을 뚝 그쳤단다. "네가 지금껏
큰짐으로 생각해 왔던 네 아들을 통해 너와 네 가족이 구원받지 않았느냐." 난 다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 주님! 저를 위해 무거운 짐을
져야 했던 제 아들에게 감사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내 아들 하비야,
너는 그 작은 십자가를 평생 지고 다녔지. 그 십자가 때문에 아빠가 기도할 수 있었고,
우리의 간증을 듣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듭난 생명을 얻었는지 알 수가 없구나.
그러나 그 십자가가 무겁고 힘든 것임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게다. 너는
알고 있었지. 피나고 아프고 힘들고 고달프고 외롭고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너는 누구
보다도 잘 알고 있지 않았느냐? 아빠도 엄마도 네가 그 십자가를 지고 비틀거릴 때
가슴이 찢어졌다. 그런데도 너는 끝까지 그 십자가를 지고 살았구나. 너는 내게 말했지.
"제가 죽거든 절대로 눈물을 흘리지 마세요. 그냥 저를 위해 축복기도를 해주세요."
그것이 너와 나눈 마지막 말이 되었구나.

네가 그토록 사랑했던 네 아들 딸 신영이와 은영이는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지.
신영이는 너와 닮았다고 사람들마다 놀라워한단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닮았구나.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하나님께서 너를 데려가시면서도 신영이를 허락하신 것을 나는
감사드린다. 하나님이 너에게 주신 지난 15년은 특별히 연장해 주신 삶이었어. 그 15년이
있었기에 너는 은영이와 신영이 남매를 둘 수 있었고, 한일 화합기도회와 세계선교도
시작할 수 있었지.

너는 이제 주님의 품안으로 돌아가고 나는 이 비행기가 도착하면 너의 상처뿐인 육신
곁으로 간다. 여러 번의 수술로서 찢기고 헤쳐진 네 육신을 거두어야 한단다. 나는 실컷
울거다. 우리의 이별이 안타까워 울 거다. 네가 울지 말라고 했는데도 어쩔 수가 없구나.
그러나 그 울음 속에서 너의 그 환한 미소를 찾을 거야. 네가 두고 간 육신은 교회묘지에
안장하련다. 네 아들딸이 가끔 들르겠지. 아름다운 꽃을 들고 아빠를 찾겠지. 이게 인생이
아니겠니?

사랑하는 내 아들아,
부디 잘 가거라. 먼저 가거라... 작은 십자가를 지고서 정말 큰일 많이 했구나.


-『나는 위대한 과학자보다 신실한 크리스천이고 싶다』 중에서

* 정근모 박사. 경기중.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한 후, 고등학교를 4개월만 다니고
월반해 서울대학교에 차석으로 합격했다. 스물네살 때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교수가 되어
학생들보다 나이가 어린 '꼬마 교수'로 불리기도 했다. 국제원자력기구 의장, 카이스트
초대 원장, 한전 사장, 과기처장관을 지낸 그는, 그러나 '복음의 대사'가 된 것을 최고의
영예로 여긴다. 그는 호서대학교 총장,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운동연합 이사장을 맡아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1440분으로 미분해 사용하는 시간의 디자이너다. 정 박사는 학문,
재물, 명예를 가졌지만 영혼이 갈급한 사람들, 거듭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원하는 보통
크리스천들을 향해 잠언 같은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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