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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저자 : 김유정
 출판사 : -
 출판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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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봄봄"
저자 : 김유정 / 출판사 : 을유문화사
교보문고  BCMall     

 
어머니와 기생 박녹주에 대한 외사랑
"저에게 지금 단 하나의 원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어려서 잃어버린 그 어머님이 보고싶사외다. 그리고 그 품에 안기어 저의 기운이 다 할 때까지 한껏 울어보고 싶사외다."
유정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작품에서 토로한 고백이다. 유정은 일곱 살이 되던 해 하늘이 무너지는 커다란 절망과 만난다. 유정을 낳고 곧바로 딸 하나를 더 낳은 뒤 시름시름 앓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누이들을 비롯한 집안의 많은 여자들이 그를 연민의 손길로 에워쌌지만, 어머니의 부재는 그 무엇으로도 메워질 수 없고 치유될 수 없는 상처였다.
유정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훗날 몇몇 여성들에 대한 편집증적인 사랑으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특히 휘문고보 시절 기생 박녹주에 대한 병적인 사랑은 그의 모성 지향의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네 살이나 연상인 기생 박녹주를 처음 보게 된 것은 휘문고보 시절이었다. 그는 목욕탕에서 나오는 박녹주를 보고 한눈에 반해 짝사랑에 빠졌다. 그는 밤새워 수차례 편지를 써서 보내곤 했다. 물론 선물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녹주에게서 아무런 응답도 없자, 혈서를 써서 보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구애하기도 했고, 심지어는 박녹주가 나가는 술집 앞에서 밤을 새워 기다렸다가 인력거에 탄 그녀를 끌어내려 죽이겠다고 협박도 했다. 그러나 그이 사랑은 끝내 외면당하고 만다. 박녹주의 회고에 따르면, 유정의 일방적 구애는 1926년 가을에서부터 1930년까지 계속되었다고 한다. 이때 당시 유정의 성적표는 그의 고뇌를 잘 보여준다. 항상 상위권에 속했던 유정의 석차는 96명 중 94등까지로 떨어져 있었다. 유정의 박녹주에 대한 집착이 어느 정도였는가를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박녹주에 대한 유정의 사랑의 실패는 전화위복이 된 측면도 있다. 결국 박녹주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유정은 1930년 자신의 고향인 실레마을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그는 농촌생활을 체험하는데, 그때의 체험이 그의 향토적인 문학세계의 자양분이 되었다.


사실주의적 의식에 바탕을 둔 토속적인 해학의 미의식
김유정의 작품세계에는 대개 웃음이 깃들어 있다. 더욱이 그 웃음은 산업화된 도시생활을 배경으로 한 것이기보다는 전통적인 농촌생활을 배경으로 한 것이기에 거기에는 소탈하고 순박한 정서가 배어 있다. 그의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새삼 삶에 대한 여유를 되찾는다. 삶을 너그럽고 넉넉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작품세계를 낳았던 작가 자신은 의외로 어둡고 힘겨운 삶을 살았다. 그는 1908년에 천석꾼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다. 그의 출생지가 서울 종로구인지 강원도 춘성군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그의 아버지가 두 곳 모두에 집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는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형과 형수의 손에서 자란다. 그런데 형의 방탕한 생활로 그 많은 재산이 탕진되면서 그는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보낸다.
1930년에 그는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역시 그 해에 연희전문에 입학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이내 자퇴하고 만다. 이후 그는 지속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견디며 살아야 했다. 휘문고보에 재학하던 시절 그는 기생 박녹주를 짝사랑하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낸다. 또한 이 무렵부터 유정에게 여러 가지 병마가 찾아들기 시작한다. 치질, 늑막염, 폐결핵 등이 연속적으로 발병했던 것이다. 결국 그는 폐결핵으로 1937년, 29살의 나이에 짧은 삶을 마감한다. 이렇게 그는 죽는 순간까지 가난과 외로움과 질병에 시달리며 인간적으로 비참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의 공식적인 문단생활은 1935년 《조선일보》신춘문예에 〈소낙비〉가 당선되고, 《조선중앙일보》신춘문예에 〈노다지〉가 입선되면서부터다. 그러나 그 이전인 1933년에 《제일선》과 《신여성》에 〈산골 나그네〉와 〈총각과 맹꽁이〉가 실린 적이 있다. 그의 문단 생활은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1937년까지 계속 이어졌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을 사는 동안 그는 〈금 따는 콩밭〉 〈만무방〉 〈산골〉 〈동백꽃〉 〈봄봄〉 〈야앵〉 등과 같은, 25편의 주옥같은 단편소설을 남겼다. 그의 작품세계의 특징은 〈봄봄〉이나 〈동백꽃〉 등에서 쉽사리 확인되듯이 향토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토속적인 유머를 친밀감 있는 어조로 구현한 것으로 압축된다. 실제로 그는 식민지시대에서의 어둡고 삭막한 농촌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비극적인 진지함보다는 인간 희화적인 해학미를 통해 접근했다. 물론 그러한 웃음 속에는 비참한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농민들에 대한 연민과 아픔이 수반되어 있다.
유정이 이와 같은 문학세계를 구축한 데에는 개인적인 경험이 바탕이 된다. 유정은 1930년 대학을 자퇴한 이후 강원도 춘성군 실레마을을 찾았고, 이듬해 그곳에 야학당을 열고 농촌계몽운동에 관여했다. 그러한 경험에서 유정은 당시의 농촌현실을 보다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며 그것을 토대로 그는 독특한 자기 문학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웃음을 동반한 화해로운 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는 그의 문학을 두고 현실에 대해 분석적이지 못하고 역사적인 인식도 결여했다고 비판하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그는 분명 당대 농촌사회의 부조리와 고통을 사실적으로 포착하고 그것을 자신의 문학세계로 수렴한, 사실주의적 작가임에 틀림없다. 일례로 〈소낙비〉나 〈만무방〉 같은 작품 등에서 그는 농촌사회가 물신주의에 오염되어가면서 도덕적으로 혹은 성적으로 문란해지거나, 도지나 고리 등으로 피폐해 가는 상황 등을 적나라하게 제시했다. 그의 문학세계는 기본적으로 어두운 현실상황에 주목하는 리얼리즘적 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다만 그것을 고발적인 차원에서 비극적으로 그리기보다는 해학적인 어투를 통해 화해를 모색하는 웃음의 미학으로 형상화하고 있음이 그 특징인 것이다.
짧은 문단 생활 속에서도 유정은 구인회의 후기 동인으로 참가하면서 이상, 박태원 등과 문학적 교분을 맺기도 했다. 특히 같이 결핵을 앓았던 이상과는 인간적인 친분이 두터웠다. 그러나 문학세계에 있어서는 모더니즘적 문학세계를 구축하고 있던 그들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거리를 있었다.

▣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데릴사위로 점순의 집에 들어와서 머슴일을 하는 나는 삼 년 칠 개월 동안을 꼬박 그렇게 지내왔다. 그 동안 장인은 점순의 키가 미처 자라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와 점순의 혼인을 지속적으로 미루어왔다. 결국 나는 애당초 그것이 잘못된 계약이었음을 깨닫는다.
이전부터 나는 장인의 그러한 부당한 처사에 대해 여러 번 항의를 했지만 그때마다 장인은 농사 잘 지어 가을이 되면 혼례를 치러 주마고 나를 달래곤 했고, 나 또한 그럴 때마다 장인의 감언이설에 속아넘어가곤 했다.
어제도 나는 혼인문제로 장인과 싸움을 벌였다. 그 전날 일터로 점심밥을 날라온 점순이가 평상시 내외하던 것과는 달리 혼례를 시켜달라고 조르라고 되알지게 쏘아붙이고 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러한 점순의 충동질에 힘입은 나는 이전보다 강도를 높여 마을 어른인 구장 앞에까지 가서 장인에게 담판을 짓자고 으름장을 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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