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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저자 : 유재용
 출판사 : -
 출판년도 :


a4용지 10매내외 핵심요약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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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도 제4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관계 외
저자 : "이문열,박완서,문순태,유재용 등저" / 출판사 : 문학사상사
교보문고  BCMall     

 
병마가 피워 올린 예술혼
삶의 고비를 맞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고비가 결국 인생 자체를 결정짓는 매듭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비가 파국의 핵이 되느냐, 새로운 삶의 전기가 되느냐는 그 사람이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녔느냐, 자기 삶에 얼마나 애정을 지니고 있느냐에 달렸다. 유재용에게는 삶의 고비를 오히려 힘으로, 자원으로 전환시킬 줄 알았던 집념과 의지가 있었다.
1950년 유재용이 서울사대 부속 중학교에 입학한 해에 6.25 전쟁이 일어났다. 서울이 북한 인민군에 의해 함락되자 유재용은 경기도 용인군 원삼면에 있는 외가로 갔다. 위로 형이 하나 있었는데, 1951년 당시 육군 소위여서 전쟁터에 나가 있었다. 그 형이 양구지구 전투에서 전사하는 비극이 발생한다. 이때 그는 심한 노동과 영양 부족으로 관절염에 걸려 있었는데, 이 관절염이 그의 인생을 소설가로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관절염으로 학업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고등학교 중퇴로 마쳐야만 했으며, 군대 또한 가지 못한다. 오히려 이런 좌절 속에서도 그 안에 침몰하지 않고 자기 존재의 가치를 찾아내고 그것을 찬연하게 꽃 피웠다.
1953년 수복된 서울에 다시 올라와 균명고등학교(지금의 환일고등학교)에 다녔다. 그런데 1955년 졸업을 앞두고 관절염이 척추염으로 번져 악화됨으로써 부득이 학교를 휴학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졸업도 하지 못했으며, 1956년 징병검사에서는 병종 판정으로 군대 면제를 받았다.
그후 등단할 때까지 10여 년 동안 쑥뜸으로 자가 치료하며 혼자 문학수업을 하며 습작 시절을 보낸다. 그 세월 동안 감당했을 쓰라림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결국 그는 그 고비를 넘겼고, 소설가로 등단하여 이제 중견 작가로 우리 문학계에 우뚝 서 있다. 1973년 종합병원에 가서 결혼 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의사의 건강 진단 판정을 받고서야 결혼할 결심을 할 수 있었다는 일화는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병마로 인해 육체적, 심적 고통을 당했는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정감 속에 숨어 있는 치열한 역사의식
1960년대 후반에 등단하여 현재 소설 문단에서 그 입지를 굳힌 작가 유재용은 1936년 강원도 김화군 창도에서 아버지 유도열과 어머니 최역희의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1947년 당시 38선 이북에 있던 고향에서 형이 있던 인천으로 월남하여 창영국민학교 4학년에 편입했다. 1950년 서울사대 부속 중학교에 입학하였는데 6.25 전쟁이 발발, 서울이 북한 인민군에 의해 함락되자 경기도 용인군 원삼면에 있는 외가로 옮겼다. 1951년 당시 육군 소위로 전쟁터에 나가 있던 형이 양구지구 전투에서 전사한다. 이때 그는 심한 노동과 영양 부족으로 관절염에 걸려 있었는데, 결국 이 관절염이 나중에 징집 면제를 받게 되는 원인이 된다.
1965년《조선일보》신춘 문예에 동화〈키다리 풍선장수 아저씨〉가 당선되고 공보부 신인 예술상에 동화가 당선이 된다. 그리고 병에서도 차츰 회복되기 시작한다. 1968년에는 공보부 신인 예술상에 소설〈손이야기〉가 특상을 수상하고《현대문학》에 소설〈상지대〉가 추천 완료되어 기성 작가로 출발하게 된다. 1973년에 발표한〈타인의 생애〉는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살다가 결국 그의 죽음까지 재현함으로써 죽게 되는 한 소년의 삶을 그린 소설로 당시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관계〉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는 작품이다.〈타인의 생애〉에서 형석은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노인의 아들 노릇을 하다가 끝내는 아들의 죽음을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노인의 집착으로 인해 죽게 된다.
결혼 후, 1974년에는 가게를 세 얻어 문방구점을 차린다. 몇 년 동안 생업에 충실하느라 작품을 쓰지 못했지만, 1976년〈가발〉을《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서 새로운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 작품 역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사는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세 인물을 통해서 '다른 삶에 대한 욕망'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제기한다.
손달우, 김주호, 이광진 세 인물은 대학 연극반에서 만난 사이로 모두 '다른 삶을 살기'에 집중해 있다. 손달우는 도둑 배역을 맡으면 실생활에서도 도둑으로 변신하는 인물로 '영원한 외국인'이라는 배역을 맡게 되자 실제로 외국으로 잠적해 버린다. 이광진은 연극을 포기하고 상점 주인으로 일상에 주저앉지만 김주호가 사기꾼 역할을 하다가 체포되고 탈옥을 시도하다 죽게 되자 숨겨 왔던 욕망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한다. 결국 그는 새벽마다 가발을 쓰고 거리를 돌아다니게 되고 급기야는 자기의 가게를 터는 도둑을 도와주기까지 한다. 이광진의 그러한 행태는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적절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유재용은 70년대 초반 일상과 욕망의 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 들었다. 어쩌면 거기엔 작가적 욕망이 숨겨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1978년 결국 그는 문방구점을 그만두고 전업작가로서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운다. 〈풍경화 속의 자전거길〉,〈어떤 생애〉,〈누님의 초상〉을 발표하고, 첫 창작집《꼬리 달린 사람》을 펴낸다. 〈누님의 초상〉은 그가 전업 작가로서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하면서 나온 소설이면서 이후 그의 문학의 본류의 시발점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이후 월남 실향민의 삶을 끈질기게 다룬 작품들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분명한 자기 문학의 한 세계를 형성해간다. 〈고목〉,〈사양의 그늘〉,〈내 우상 쓰러지다〉,〈기억 속의 집〉 등이 그러한 작품들이다.
1982년 발표한 중편〈그림자〉는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상처 입은 인물들, 장순구, 그의 여동생 순애, 그리고 친구인 조근식과 이남 출신이며 현실적인 순구의 아내 남숙을 대비시켜 분단과 전쟁의 의미를 오늘에 연결시켜 되새김하고자 하는 작가 인식을 보인다. 이전 월남 실향민의 삶을 다룬 작품들에 비해 진전된 역사인식이 드러나 있다고 평가된다.
〈아버지의 강〉,〈환(環)〉 등은 진전된 작가 인식을 보이는 작품들이다. 전쟁의 공포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아버지 때문에 원치 않는 삶을 택해야 했다고 생각하는〈아버지의 강〉의 연화나 과거 고향에서 누리던 영화를 회복해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집념이 비현실적인 것임을 지적하는 〈환〉의 지욱은 〈그림자〉의 순애처럼 분단의 역사에 짓눌려 있는 인물이면서 동시에 남숙과 마찬가지로 현실에 대한 냉정한 감각을 지닌 인물들이다.
같은 해 그는 대한민국 문학상을 수상하며 1985년에는 제4회 조연현 문학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연이어 〈환〉을 발표한다. 1987년 제18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고 이후 중편〈달빛과 폐허〉〈무너진 계단 앞에서〉수필집《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사랑은 아름답다》을 발간하는 등 여전히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직업을 전전하였다. 그러다보니 이상한 일, 엉뚱한 일, 어처구니없는 일을 적지 않게 겪었다. 내가 장현삼씨 집에 들어가 그 일을 겪게 된 사연은 이렇다. 그해 여름, 또 일자리를 잃고 빈둥대고 있는 나를 보기 딱했는지 동네 복덕방 영감이 그 일을 주선해 주었던 것이다. 그 일이란 영감의 말을 빌면, 우선 며칠이지만 상전 비위만 잘 맞추면 몇 해 동안이라도 붙어 있을 수 있는 일이라 하였다. 상전이란 두 다리를 못 쓰는 장애인을 뜻하는 것이었다. 근데 이상한 것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그 집에 들어가서 오래 붙어 있지를 못했다는 거였다. 그 상전이란 사람이 바로 장현삼씨였다.
장현삼씨는 조그맣고 가냘픈 모습으로 안락의자 속에 파묻혀 있었는데, 보기에 딱할 만큼 목줄기와 팔다리가 창백하고 가느다란 사람이었다. 그는 냉소적인 미소를 보이며, 마치 내기를 하는 듯이 나에게 내가 첫 월급을 받을 때까지 과연 붙어 있을지 모르겠다고 싸늘하게 쏘아붙이는 것이었다. 그는 내가 첫 월급을 받을지 두고 보자고 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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