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심발라 지음/요단출판사/183쪽/6,300원)

여러 해 전, 아내와 내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캄캄한 터널을 2년 반 동안이나 지나고 있을 동안, 그 때까지 내가 목사로서 기도에 관해 했던 모든 말이 시험대에 올랐다. 우리의 맏딸인 크리시는 모범적인 아이로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열여섯 살 무렵부터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눈치를 늦게 챈 것은 사실이다. 나는 교회개척과 여러 프로젝트로 정신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크리시는 우리에게서 멀어졌고, 얼마 후에는 가출까지 했다. 크리시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지났던 밤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나는 온갖 것을 다 해보았다. 달래도 보고, 꾸짖어도 보고, 언쟁도 해보고, 돈으로 크리시를 통제해 보려고도 했다. 되돌아보면, 내 행동이 너무나 어리석었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크리시는 점점 더 강퍅해져 갔다.

당시의 상황을 내가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모르겠다. 주일 아침이면 일찍 옷을 차려 입고 차를 몰아 교회로 갔고, 교회 입구를 들어설 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외쳤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나님, 오늘 예배를 세 번이나 인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또 한 번의 긴 주일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받았다.

자녀를 사랑하는 여느 어머니처럼, 아내 캐롤은 엄청난 두려움과 비탄에 빠져 있었다. 어느 날, 캐롤이 내게 말했다. "여보, 우리 뉴욕을 떠나야 할 것 같아요. 농담이 아니에요. 이곳의 분위기가 이미 우리 딸을 삼켜버렸어요. 여기서는 아이들을 키울 수 없어요. 당신은 여기 남고 싶으면 남으세요. 하지만 저는 남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겠어요." 아내는 정말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반항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낙담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끝내 떠나지 못했다.

2월이 되었다. 어느 추운 화요일 밤 기도회 시간이었다. 나는 초대교회가 박해에 직면해서 하나님께 담대하게 부르짖었던 것에 관해 이야기했고, 그런 후에 우리는 기도에 들어갔다. 그때, 안내자가 내게 쪽지를 건네주었다. 평소 안면이 있던, 영적으로 예민한 여성도의 쪽지였다. "심발라 목사님, 이 기도회를 중단하고 따님을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망설였다. 예배의 흐름을 바꿔 나의 개인적인 필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은가? 그러나 순간, 그 여성도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나는 마이크를 들고 교인들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여러분 그간 말씀드리지는 않았지만 제 딸이 요즘 심각한 방황 중입니다. 그 애는 위가 아래이며, 아래가 위이고, 어둠이 빛이며, 빛이 어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께서 그 애의 마음을 여실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크리시를 위한 기도를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 옆 사람의 손을 잡아 주십시오."

기도 소리가 커졌다. 모두들 마음을 한데 모아 쏟아내는 진심 어린 기도에 나는 거의 압도될 지경이었다.

32시간 후, 목요일 아침이었다. 면도를 하고 있는데 캐롤이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똥그래진 눈으로 말했다. "어서 내려가 보세요! 크리시가 돌아왔어요."

나는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가슴이 요동치고 있었다. 딸이 부엌 바닥에서 흐느끼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딸의 이름을 불렀다. "크리시니?" 나는 딸을 바닥에서 일으켜 끌어안고 함께 울었다. "아빠, 화요일 밤에 누가 저를 위해 기도했나요? 한밤중에, 깨어났는데 제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보였어요. 그 수렁은 끝도 없이 깊었어요.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요. 제가 얼마나 나빴고 아버지를 얼마나 거역했는지 깨달았어요."

나는 짙은 눈화장이 번져 범벅이 된 크리시의 충혈된 눈을 쳐다보면서, 우리 딸이 맞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했다. 내 딸 크리시가 맞았다. 크리시는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왔을 뿐 아니라 하늘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목사 사모가 되어 중부에서 세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고 있다.

우리는 스트레스에 짓눌리고 고통에 직면할 때, 다른 것은 다 하면서도 모여서 기도하지 않을 때가 너무나 많다. 시련과 갈등 한가운데서 하나님을 부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분을 보지 못하고 지각할 수 없기 때문에 공격을 받을 때 그분의 임재와 도움을 느끼지 못한다. 이럴 때는 우리자신을 향해 '절망밖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매우 강하고 무서운 외침이 일어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는 성령께서 우리 안에 능력으로 임재하셔서 참된 기도의 영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러한 공포의 으르렁거림 속에서, 성령께서 우리 마음 가운데 외치기 시작하신다. "아바 아버지!" 그분의 외침은 훨씬 더 강하여 율법과 죄와 죽음과 마귀의 무서운 외침을 잠재워버린다. 그분의 외침은 구름과 하늘을 뚫고 하나님의 귀에까지 전해진다.

-『응답받는 기도의 약속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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