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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그 위대성의 본질
주말에 가족을 데리고 캘리포니아 맘모스로 스키를 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렸으므로 그들에게 스키를 타는 기본 요령을 자세히 가르쳐 주어야 했습니다. 장비를 차에 싣고, 스키장에 도착해서는 리프트 티켓을 끊기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렸으며, 가까스로 슬로프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우리 차례가 된 순간 아이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겁입니다. 저는 조심스레 언덕을 내려와 스키복을 벗기고 지퍼를 채우는 일을 도와주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라이언이 그러더니 이어서 다나도 그랬습니다. 언덕을 몇 번씩 오르내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장갑과 모자를 잃어버리고, 연신 찡얼거리며, 서로 싸우기까지 했습니다.

모처럼 가족 휴가를 떠났는데 기분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둘 중 한 명도 감당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스키장 숙소에 데려다 주었을 때는 분노로 폭발할 지경이었습니다. 다나와 라이언은 투덜대면서 차에서 내렸고 저는 멀리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하러 갔습니다. "저런 녀석들을 데리고 뭘 하려 하다니, 내가 바보지!"

주차를 하고나서 손님을 숙소까지 실어 나르는 트럭이 온다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15명가량의 스키어들이 모여 차를 기다리고 서있었습니다. 그때 보통 아이들하고는 다른 여자 아이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정박아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 소녀는 매우 이상한 행동을 하며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옆에 서있던 멋진 복장의 스키어들은 '미친 아이잖아?'라고 경멸하듯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깜박였습니다.

10분쯤 지나자 트럭이 도착하여 모두들 서둘러 올라탔습니다. 오는 도중에도 그 소녀는 밖을 쳐다보며 계속해서 괴성을 질러댔습니다. 아무도 그 아이 옆에는 가까이 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제 눈에 처음부터 줄곧 그녀 곁에 서있던 키 큰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소녀의 아버지임을 즉각 알아차렸습니다.

그 사람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는 살며시 자기 딸에게 다가가 두 팔로 껴안았습니다. 그리고는 딸의 머리를 한쪽 손으로 감싸더니 자기 가슴에 품었습니다. 그는 아이를 내려다보면서 다정한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그래 아가야, 네 말이 맞아!"

그 순간 저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얼른 고개를 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자기 딸과 마찬가지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냉대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의 찌푸린 표정과 냉소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보다시피 제 딸은 정박아입니다. 우리 부녀는 이 사실을 숨길 수 없습니다. 우리 가족은 딸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 아이는 제게 있어서 세상의 모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제 딸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그 아버지가 보여 준 헌신적인 사랑과 자상함이 저를 압도했습니다. 아니, 우리 모두를 압도했죠. 문득,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을 껴안아 주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

그로부터 2주 후 TV 방송에 출연했는데 사회자가 제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날의 가족 제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짧은 시간에 그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는 없었지만 이런 요지의 이야기만은 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의 해체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정박아 딸을 가진 아버지가 베푸는 사랑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한 무조건적인 사랑이야말로 문제투성이 가정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해결책입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해소시켜 줄 것입니다."

깨어진 가정을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그 아버지처럼 헌신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들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남자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는 남자들, 자신이 믿는 분의 마음을 아는 남자들.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보다 아내와 자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남자들.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선한 싸움을 싸우는 남자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나에게 모범을 보여 주신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 같은 남자들.


- 『남성, 그 위대성의 본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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