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인생을 화투와 비교하곤 한다. 이를테면 한 번 내놓은 패는 다시 집어들 수 없다는 낙장불입이라든가, 한 번 쳐서 두 배의 효과를 내는 일타쌍피 같은 이야기다. 신뢰를 잃으면 결코 인연을 회복할 수 없고, 귀인을 만나면 인생의 반전이 이루어지니 어쩌면 화투에 인연도 빗댈 수 있을 것 같다. 타짜들이 화투에서 5광을 놓치지 않듯, 성공하는 리더들은 인간관계에서도 5심을 놓지 않는다. 화투로 짚어본 인맥의 5광 5심 법칙을 알아보자.

▲ 송학, 1광은 1월의 화투장으로 초심初心이다
새해에 마음먹은 결심을 꾸준히 지켜나가면 안 될 일이 없듯,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준 사람들을 챙겨라.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른 사람은 반짝 인맥은 누릴망정 오래도록 인맥을 유지하지는 못한다. 학이 남산 위 저 푸른 소나무를 바라보듯, 리더가 되고 싶다면 인생의 감사 인물 리스트를 작성하고 늘 되새겨보아야 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감사를 표할 뿐 아니라 그 감사의 마음을 동네방네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해 퍼뜨려라. 은혜를 베푼 상대에 대한 존경은 물론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는 당신에 대한 인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 벚꽃 3광은 조심彫心이다
리더들은 벚꽃이 활짝 핀 전성기일수록 자신을 관리하고 늘 조심한다. 조심의 반대는 방심이다. 윤은기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은 인생에도 짝궁법칙이 있다고 말한다. “잘나가고 있으면 그만큼 위기의 크기도 큰 법입니다. 인생의 음양 법칙이란 게 바꾸어 말하면 짝궁법칙입니다. 자신이 신나게 살기 위해서는 남을 신나게 해줘야 한다는 것……. 이런 인생의 짝궁법칙을 명심하면 결코 혼자만을 위해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명심하니까요.” 강한 햇빛에 그늘이 더 짙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주변 인물을 배려하는 것이 조심이다. 마음이 풀리지 않게 꽉 다잡아라. 그리고 남을 위해 기도하라. 그래야 남도 당신을 위해 기도해줄 수 있다.

▲ 공산명월, 8광은 허심虛心이다
8광패를 보라. 빈산을 보름달이 덩그러니 비추는 모습, 어떤 느낌이 드는가. 바로 욕망을 놓고 마음을 비우는 자세다. 공자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부귀뿐 아니라 생색과 명예는 인간의 기본욕망이다. 한 치도 지지 않으려 하고, 이익을 위해서는 내 머리카락 한 올도 희생하지 않으려고 악을 쓰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인간관계가 무너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욕심, 미련과 생색 때문이다. ‘내가 해준 것이 얼마인데’하면, 상대는 ‘그깟 쥐꼬리만큼 해주고 생색 되게 내네’하게 된다.

은혜를 입었을 때는 죽을 때까지 잊지 말라고 초심에서 이야기했다. 허심의 단계에서는 반대다. 자신이 은혜를 베풀었을 때는 돕기 위해 손을 내민 순간 내민 것조차 잊어라. 사람이나 자리에 대한 집착을 비울 때 오히려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고 더 좋은 기회를 얻는다. 기꺼이 손해를 청하라. 앞으로는 적자일지라도 뒤로는 남는 장사다. 욕심을 버려야 사람을 얻을 수 있다. 소가 기싸움을 벌일 때 머리를 아래로 낮출수록 뿔은 위로 치받게 되어 결국 승리할 수 있다고 한다. 내 마음이 앞서면 야심이 되지만, 상대를 배려하면 진심이 된다. 야심형 인간은 남들이 경계하지만, 진심형 인간은 반갑게 환영한다.

▲ 오동광은 열심이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콘텐츠가 없는 사람이 인맥관리에서 성공하기란 힘들다. 인맥의 기본원칙은 윈윈이다. 줄 것이 없는 사람은 남에게도 받을 수 없다. 줄 것이 없는 사람은 관계에서 결코 동등해질 수 없거니와 친구도 될 수 없다. 평범한 보통 사람은 매력이 없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진짜 인기 있는 사람은 단지 주의를 끄는 것을 넘어 자신의 영역에서 독특한 성과를 거둔 인물이다. 인맥은 재능도, 행운도 아니다. 스스로 구축한 역량과 노력의 결과다. 역량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브랜드가 구축되면 좋은 사람들은 자석에 끌리듯 따라온다. 열정만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요소는 없다. 매일 힘들다고 죽는 소리를 하기보다는 어디에서든 에너지를 발산하라. 당신이 속한 조직의 브랜드를 만들려면 발품, 머리품, 마음품을 열심히 팔아라.

▲ 비광은 뚝심이다
비광은 화투패가 엉망일 때 가장 먼저 집어던지는 패라 싸구려처럼 느껴지지만, 비광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나면 비장의 블루칩으로 다시 보게 된다. 비광의 그림을 보면 우산을 쓰고 있는 선비가 나온다. 오노 도후라는 인물로서 ‘일본의 한석봉’에 해당하는 유명한 서예가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어느 날, 오노는 도무지 진전이 없는 서예 공부를 포기하고 싶어 바깥으로 나갔다가 신기한 풍경을 목도했다. 수양버들이 땅 끝까지 늘어진 어느 길목에서 개구리 한 마리가 홍수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실패해서 미끄러지면 또 도전하고, 또 뛰어오르는 그 모습을 지켜본 오노는 다시 돌아가 붓글씨 공부에 정진했고 일본 최고의 서예가가 되었다고 한다.

인맥도 그렇다. 결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처음부터 키맨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인맥이 파도처럼 넘치게 할 수 없다. 능수능란해 보이는 커넥터들조차 실은 매번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다만 겉으로 표가 덜 날 뿐이다. 뚝심을 갖고 첫 번째, 두 번째 슈팅을 시도하다가 골을 넣고, 차차 자신감을 얻어가는 것이다. 먼저 자신의 처지를 기반으로 가까운 사람과 네트워크를 시도해보라. 그러면서 성공 경험을 쌓고 인맥의 범위를 넓혀나갈 수 있다. 매일 사표를 내고 싶게 만드는 상사, 요리조리 핑계를 대며 말을 안 듣는 뺀질이 부하직원 등에게 일일이 불평불만을 품지 말고, 오히려 뚝심으로 버텨나가자. 이처럼 5광패를 꽉 붙잡고 실천하면 인맥의 달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 『내 사람을 만드는 CEO의 습관』 중에서
(김성회 지음 / 페이퍼로드 / 286쪽 /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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