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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만족과 오만함으로 인한 침체
- 『마켓리더의 조건』(제러드 J. 텔리스 외 지음/시아출판사) 중에서

윌리엄 니컬슨이 질레트의 일회용 면도날의 디자인과 제작과정을 지휘하게 되자 매출은 매년 급속도로 증가했다. 니컬슨은 계속해서 디자인을 개발하면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제조 설비의 확장을 지시했다. 이 무렵 수많은 회사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 시장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질레트는 이후 개량된 면도기의 특허권은 물론 일회용 면도기의 최초 특허권까지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법적 소송을 걸거나 소송 가능성을 경고함으로써 모방제품의 출현을 사전에 차단했다. 따라서 최초 특허권의 만료기일인 1921년까지 어떤 경쟁회사도 질레트 면도기의 기본 디자인을 따라할 수 없었다. 심지어는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도 질레트의 성장을 가로막지 못했다. 오히려 질레트는 미국 정부에 전기면도기와 면도날을 군용으로 납품함으로써 혼자서 면도하는 방식을 유행시켰다. 그리고 이 방식이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의 습관으로 정착되면서 면도기 매출은 급상승하였다. 1926년 내내 질레트는 초기 회사 주식의 투자액이 100배 이상으로 늘어날 만큼의 큰 성장을 이룩했다. 더구나 질레트는 심각한 경쟁 한 번 치른 적 없이 안전 면도기 시장을 지배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성공이 자기 만족에 빠지게 하였다.

1926년 헨리 가이스만은 프로박이라는 이중날 일회용 면도기를 설계해서 특허 출원을 했다. 가이스만은 면도기 시장에서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오토스트롭 안전 면도기회사의 회장이었던 그는 킹 질레트보다 먼저 안전 면도기 시스템으로 특허를 출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질레트의 기술 혁신이 큰 발전을 이루는 동안, 면도기 시장에서 남아 있던 가이스만은 경쟁에서 낙오자가 되어야 했다. 1920년대 중반 가이스만의 회사 규모는 질레트의 일부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가이스만도 여러 부문에서 혁신적인 신제품들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었다. 가이스만이 그 당시 개발한 프로박 면도날은 중심 부분이 부러지기 쉬운 특징을 줄여 면도기에 면도날을 단단히 고정시켜도 부러지지 않는다는 점만 빼고는 질레트의 제품과 비슷하였다. 그런데 가이스만은 현명하게도 프로박 면도날이 자사 제품은 물론이고 질레트 면도기에도 맞도록 디자인했다. 반면에 질레트 면도날은 프로박 면도기에는 맞지 않았다. 가이스만은 이런 기술 혁신을 앞세워 질레트측에 두 회사의 합병을 제안했다. 그러나 수년간의 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가이스만은 프로박을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질레트를 위협했다.

그러자 질레트의 이사진은 프로박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의 면도날을 만들도록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선견지명 또는 정보 수집을 통해 가이스만은 프로박 면도기에 질레트 면도기의 여러 요소들을 반영하고, 자신이 개선시킨 디자인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확보했다. 이런 조치와 함께 가이스만은 질레트와의 합병을 위해 자사의 제품 수요량을 질레트 시장점유율의 25퍼센트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질레트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자, 가이스만은 질레트측에게 특허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시장 내 자사의 지위와 기술적 리더십에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질레트의 이사진은 가이스만에게 어디 한 번 소송을 제기해보라며 맞대응했다. 1930년 질레트의 회장은 공식 서한에서 다음과 같이 호언장담을 했다. "우리 회사가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법정에서 만날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는 이미 어떤 법적인 논쟁이든 준비되어 있으며, 환영합니다." 아마도 자기 만족이 오만함으로 발전한 것 같다.

결국 가이스만은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프로박을 시장에 출시했으며,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가이스만이 이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인식되자 금융시장에서도 신호가 왔다. 오토스트롭의 주가가 상승하는 동안, 질레트의 이사진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질레트의 주가는 40퍼센트나 떨어졌다. 그리고 소송이 지연되자 질레트의 이사진은 더 이상 명쾌한 결론이 나지 않는 소송에서 재판관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사진은 어쩔 수 없이 두 회사의 합병을 승인하였다. 그런데 두 회사가 상대방의 회계 장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이스만은 질레트가 지난 몇 년간 회사 실적을 부풀려서 기록한 사실을 알아냈다. 외국의 자회사에 대해 원가보다 높게 제품의 대금을 청구하고 이렇게 해서 이루어진 매출에 대해 자회사에서 아직 그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지 못했더라도 거래가 완성된 것으로 처리하는 것이 질레트의 방침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부풀려진 매출을 근거로 여러 부서와 이사진의 보너스를 책정했다. 질레트에게 불리한 자료를 확보한 가이스만은 질레트의 이사진에게 그가 처음에 제안했던 것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강요할 수 있었고 이 합병회사의 지배적 지분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리고 1년 후 질레트의 이사진은 주주 소송의 압력을 받아 전원 사퇴했으며, 가이스만이 질레트 안전 면도기회사의 회장직을 넘겨받았다.

이러한 질레트의 초기 역사를 살펴보면 한 회사의 아주 재미있는 심리상태를 볼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과 독점에 가까운 시장 지배 그리고 막대한 성공을 통해, 회사의 이사진들 사이에는 불패의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사들은 점점 자기 만족에 빠져 혁신에 대한 태도가 느슨해졌기 때문에, 평범한 경쟁자들이 혁신을 선도하면서 독창적인 디자인에 대한 특허권을 획득한 다음 질레트를 특허권 침해로 고소할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기 만족이 오만함과 경솔한 판단을 낳고, 궁극적으로는 경영권의 상실로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질레트 회사 자체는 가이스만의 비전, 끈기, 리더십에 의해서 그리고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사람들에 의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 『마켓리더의 조건』(제러드 J. 텔리스 외 지음/시아출판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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