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리더와 관련하여 언론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대부분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다. 그리고 이를 잘 알고 있는 일부 비즈니스 리더들은 자신과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이 같은 언론의 속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리처드 브랜슨이 대표적이다. 그는 새로운 모험에 도전하는 자신의 행동을 언론을 통해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도전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사업가라는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의 이런 이미지는 기존의 거대 기업들에 도전하는 그의 기업들과 겹쳐지면서 일반 대중 사이에 호감을 불러일으켰고 홍보 효과 또한 컸다. 가령 브랜슨의 버진 애틀랜틱 에워웨이스와 거대 기업 브리티시 에워웨이스 간의 경쟁은 종종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될 정도이다.

물론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결과적으로는 비즈니스 리더와 그의 사업을 실패로 이끄는 사례도 없진 않다. 선빔 코퍼레이션의 전 CEO 앨버트 던랩의 사례를 보자. 그는 과거에 이루어낸 성과가 별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의해 ‘혁신적인 사업가, 핀스트라이프 양복을 입은 람보’로 포장되었고 일단 이와 같은 이미지를 얻은 그는 이사회의 규제를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선빔은 파산 직전에까지 몰렸었고 , 선빔 이사회는 그를 해임함과 동시에 형사 고발까지 했었다.

이에 반해 실제 행동과 강력한 추진력을 통해 위대한 성과를 이끌어낸 사업가도 많다. ITT의 전 CEO 해롤드 지닌의 사례를 살펴보자. 지닌은 CEO 재임 시절 한 달에 두 번씩 유럽과 미국에 있는 ITT의 250개 사업장 책임자들을 모두 만나고 다니며 회의를 했다. 그는 추진 중인 주요 사업들에 대한 자료를 사업별로 여러 개의 서류가방에 넣고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도 유명했다. 지닌은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ITT의 사업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닌의 자서전을 쓴 전기 작가 앨빈 모스코우는 “지닌의 정확한 눈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집어냈다”라고 표현했다. ITT의 CEO로 활동하면서 지닌이 이루어낸 성과는 정말로 놀라운 것이었다. 그가 CEO로 있던 18년 동안 ITT의 연매출액은 7억 5,600만 달러에서 167억 달러로 수직 상승했으며, 그 사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두 배로 증가했다. 지닌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이 아니라 솔선수범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진정한 리더였다. 그는 자신의 재임기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쉽게 달성할 수 없는 높은 목표를 세웠습니다. 저에게는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ITT 내에 활력이 넘치고, 도전을 중시하고, 창의성을 추구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한계 너머에 있는 목표에 도전해주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ITT의 그 어떤 사람보다도 더 열심히 더 많은 시간 동안 일을 했고, ITT의 사람들 모두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성심을 다해 열심히 노력했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솔선수범을 하려고 했습니다. 저는 일관되게 그와 같은 모습을 보였고, 그것은 그대로 ITT의 행동 기준이 되었습니다.”

지닌은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있었고,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야 성과 개선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솔선수범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는 행동 변화를 스스로 먼저 보여주려고 했다. 빠른 성장을 바라는 리더들은 솔선수범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목표를 이루어낸다. 썰매를 끄는 개의 무리 가운데 맨 앞에 위치하는 개를 생각해보라. 다른 개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맨 앞의 개이며, 맨 앞의 개가 느리게 달리거나 달리려 하지 않는다면 다른 개들 역시 느리게 달리거나 아예 달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행동이 있다면 그러한 행동을 당신이 직접 보여주어야 한다. 이지그룹의 창업자 스텔리오스 하지-이오아누는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은 리더가 하는 행동을 보고 그를 기준으로 자신의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회사 사람들과 회의를 할 때는 항상 선 채로 회의를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데 그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성과 개선을 추구함에 있어 리더가 다른 사람들의 역할 모델이 되어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반복적으로 말로 설득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한 번 보여주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사실 조직의 리더들이 행동으로는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행동 변화에 대해 말로만 지시를 내린다면 조직의 구성원들은 냉소적인 태도를 갖게 될 뿐이다. 말로만 지시를 내려서는 아무런 변화도 이끌어낼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즐기는 리더는 실제 행동에 초점을 맞춘 접근법을 선호한다. 시장에서 최고가 되고, 남들보다 더 빠르게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이고도 빠르게 높이고, 매출과 순이익을 동시에 늘리고, 언제나 경쟁자들을 이기고, 고객의 수를 빠르게 늘려야 한다. 전설적인 미식축구 코치 빈스 롬바디는 이렇게 말했다. “패배는 죽음보다 더 가혹한 것이다. 패배한 사람은 패배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 『행동이 성과를 만든다』 중에서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