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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리더십의 혁신, 파이넥스
2007년 5월 30일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친환경 공법인 파이넥스 공법이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장장 10년 7개월에 걸친 개발 기간, 파이넥스가 쏟아내는 쇳물만큼이나 뜨거운 땀을 흘리며 열정을 다했던 파이넥스 추진반 구성원들은 가슴이 뭉클했다. 가루를 뜻하는 영어 ‘fine’과 반응이나 공정을 뜻하는 ‘reaction’이 합쳐진 신조어 ‘파이넥스’는 철강업체의 용광로 시대를 바꾼 혁신적 공법으로 덩어리 철광을 사용하는 고로 공법과 달리 저급 원료인 쇳가루로 철을 생산해내는 제철 공법이다. 값이 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가공하지 않고 직접 사용할 수 있으므로 설비투자비와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다. 100년 역사의 안정된 기술인 고로 공법을 놔두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반드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공유한 구성원들의 열정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CEO의 리더십이 파이넥스 공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일등공신이었다.

독자기술의 친환경 공법을 개발하라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법 개발을 추진하기로 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독자적 기술과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었고, 둘째는 미래의 선택은 보다 환경친화적 공법이라는 판단이었다. 파이넥스 공법 개발에 착수한 시점은 바로 포스코가 단위제철소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광양제철소를 완공한 1992년이었다. 1980년에 포스코가 급성장하자 선진 철강회사들은 199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기술 측면에서 견제를 시작했다. 광양제철소를 짓는 10년간 포스코는 이를 피부로 느꼈다. “자체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기술적 위기의식을 느꼈죠. 10년, 15년 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를 검토했습니다.” 이후근 포스코 상무의 회상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술이어야 하는가? 문제는 명확했다. 첫째, 기존의 고로는 공해가 많이 발생한다. 둘째, 당시는 고급 원료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매장량이 한정되어 결국에는 고갈되고 저급 원료들만 남을 것이다. 셋째, 노동력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문제가 명확하니 대안도 명확했다. 경제적이면서도 친환경적 기술이라는 방향이 섰다. 친환경은 회사 창립 시부터 포스코의 가장 큰 고민이자 바람이었다. 공해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공법을 개발해야 한다. 그것은 포스코의 미래 방향과도 일치했다.

파이넥스 추진본부는 우선 기초 연구를 시작했고 상업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작은 설비를 통해 기술적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었다. “기술자들이 평가하는 가능성을 바탕으로 경영진은 실효성을 판단합니다. 경영진과 최고경영자의 통찰력과 미래를 보는 눈이 정확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수많은 위기와 좌절 속에서도, 경영층이 몇 번 바뀌어도 변함없이 지원해준 경영진의 성공 의지를 높이 평가합니다.” 이후근 상무는 연구 설비 이후에 몇 배의 자본이 더 필요했던 상업화 단계를 과감하게 결단한 강창오 당시 포스코 사장과 이구택 회장의 결정이 매우 주효했다고 말한다.

중단의 위기
수백 번의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치는 동안 팀워크 상의 문제와 부서간의 갈등도 많았다. 그런데 IMF 위기 당시 회사의 방침은 파이넥스를 중지하는 쪽으로 흘렀다. 그때까지의 투자비가 이미 600억원이었고 만약 상업화가 결정되면 1조원이 더 투입돼야 했으므로 리스크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당시 공장장이었던 이후근 상무는 그 때를 회상했다. “다들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상황이 온 거죠. 그런데 그때 우리들이 하나가 된 거예요. 고생한 게 억울하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1999년 말에 계속 추진한다는 결정이 났을 때를 잊을 수 없어요.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고생문으로 들어가는 건데,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드디어 꽃을 피울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그때부터 추진반은 일심동체가 됐죠.”

난제를 해결한 과감한 역발상
경영진의 결단으로 파이넥스 프로젝트는 계속되었다. 1999년 연산(年産) 3만 톤에 불과하던 연구 설비는 2003년 5월 30일 연산 60만 톤이 가능한 최초의 파이넥스 데모 플랜트의 가동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데모 플랜트가 가동된 지 6일 만에 가동이 중단되었다. “환원 공정을 거친 철분을 녹이려면 가루 상태의 철을 단단하게 뭉쳐주는 HCI라는 설비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HCI가 열에 견디지 못하고 가동하면 이틀 만에 파손되고, 고치면 또 이틀 만에 파손되는 거예요. 아무리 시도해도 실패를 반복해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죠. 그렇게 3개월을 보내는데 창자가 타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아예 무른 재질을 사용해보자는 얘기가 나온 거예요. 역발상이었죠. 무른 재질을 사용하면 마모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단단하게 해서 계속 깨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오래 사용하면서 마모돼 없어지는 편이 낫겠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어요. 비용도 3분의 1이면 됐어요. 예상대로 무른 재질의 HCI는 1년 정도를 버텨주었어요. 대성공이었죠. “포스코의 HCI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입니다. 고정관념의 벽을 넘은 거죠. 누가 제안했는지도 몰라요. 그저 모두의 열정과 고뇌로 해낸 거지요.”

성공의 열쇠 톨게이트 미팅
파이넥스의 위기 극복의 열쇠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에 있었다. 2006년부터 상용플랜트 공장을 맡아온 배진창 공장장은 그것이 바로 ‘톨게이트 미팅’이라고 소개한다. “2003년에 데모 플랜트를 가동할 때부터 시작된 회의였어요. 임원은 주 1회, 부장 이하는 매일 참여했죠. 지위 고하, 분야를 막론하고 함께 회의했는데 의견 개진이 자유롭고 다른 의견도 유연하게 수용하는 분위기였어요. 연구소와 실행 조직이 물리적, 시간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는 잘 느낄 수 없었던 고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더라고요.” 정확한 방향 설정과 빠른 대처가 핵심이었던 톨게이트 미팅에서는 생각지 않았던 부분에서 아이디어가 나와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고 참여자들에게는 학습의 장이 되어 역량을 키워주는 비옥한 토양이 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HCI 설비의 개발이 마무리되자 2004년 8월에는 연산 150만 톤 규모의 상용 플랜트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3년 만인 2007년 5월 상용 플랜트 준공식을 가졌다.

최초의 성공을 일군 후발주자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 개발은 업계 최초의 시도는 아니었다. 최초는커녕 유럽과 일본의 거의 모든 주요 제철회사들이 이미 고로를 대체할 공법 개발을 진행 중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후발주자인 포스코가 가장 먼저 성공할 수 있었을까? 두 가지 성공 요인이 절묘한 시너지를 일으켰다. 첫째는 10여 년간 계속된 최고경영진의 일관된 지원과 신뢰, 둘째는 포항 바닷가에서 세계 최초를 만들어내고야 말겠다는 개발팀의 소망과 의지였다. 그 기간 동안 포스코의 최고경영진은 몇 번 변동은 있었지만 파이넥스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의 판단을 믿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 제철의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가진 경영자야말로 포스코가 내로라하는 선발주자들을 추월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개발자들은 말한다. 하지만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인 바로 공유 리더십이었다. 전사 차원의 팀 선발, 연구자들과 조업자들 간의 전례 없는 동고동락, 반목과 갈등을 뛰어넘은 공동 목표, 수많은 절망을 딛고 선 새로운 다짐과 역경, 고로 팀과의 선의의 경쟁 속에서 공유 리더십의 존재를 뚜렷이 감지할 수 있었다. 2007년 상용 플랜트 완공까지는 장편 서사시라 부를 수 있을 만큼의 굴곡과 신뢰, 좌절과 흥분이 점철된 시간이었다. 그리하여 파이넥스라는 자랑스러운 산업 차원 혁신이 탄생한 것이다.

- 『혁신의 리더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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