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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이긴 일본의 IT, 자만에 빠지다
1980년대 중반, 일본은 20년 넘게 세계 반도체기술을 선도해온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에 추월당한 미국 전자업체들의 모습은 처참했다. 곳곳에서 공장이 문을 닫고, 일자리를 떠나는 사람이 속출했다. 인텔은 그나마 비메모리 분야를 통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다른 곳들은 아예 회사의 존립조차 잃어버렸다. 당시 미국의 8개 반도체 업체들 가운데 2곳만 살아남았다. 이렇게 미국의 반도체산업은 일본의 거센 공격에 참담하게 무너졌다. 미국 반도체회사들이 물러선 자리는 일본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영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반도체 왕국에 올라선 일본 반도체업계는 오만한 경영을 일삼기 시작했다. 그들 스스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가격을 마음대로 책정했다. 일본 사무라이의 철저하고도 세밀한 경영은 점점 사라져 2, 3년이 멀다하고 전문경영인을 쫓아냈다. 최고경영자들이 파리 목숨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당연히 투자도 게을리했다. 미국을 따라잡으려 고군분투하던 일본인들의 순수한 열정은 이제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반도체시장에 일본인들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바로 한국의 삼성이었다. 일본 산요의 기술을 빌려 반도체산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초기엔 반도체산업이라는 말 자체를 입에 담는 것조차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삼성의 집념은 일본이 미국 반도체기업들을 물리치던 당시의 열정을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1992년, 삼성은 마침내 일본 반도체업계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이 미국 본토에 들어가 반도체시장을 장악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삼성이 D램시장에서 일본업체들을 2류로 몰아낸 것이다. 일본 전자산업의 자존심은 그들이 전혀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주)대한민국의 삼성에게 무릎을 꿇었다.

반도체뿐만이 아니었다. 일본 IT산업의 몰락은 세계 1등의 또 다른 상징이었던 소니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소니는 누가 뭐라 해도 일본의 상징이었다. 반도체산업이 종주국 미국을 물리치는 동안 소니는 브라운관 텔레비전과 워크맨 신화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었다. 소니의 최첨단 전자제품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 일본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자만심은 결국 소니마저 흔들었다. 텔레비전의 모니터가 브라운관에서 액정표시장치(LCD)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소니는 깨닫지 못했다. 1위라는 단꿈에 빠져있는 사이, 한국의 삼성과 LG는 새로운 제품군을 끊임없이 내놓으면서 TV시장을 차지해 나갔다. 그리고 지금 세계 TV시장의 왕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로 바뀌었다. 소니는 또한 워크맨 신화에 자만한 나머지 디지털플레이어로의 전환에 실패하면서 애플의 아이팟에게 왕좌를 넘겨주었다. 1위를 넘겨준 결과는 참담했다. 선두 자리를 한국에 빼앗긴 이후, 격차는 더욱 벌어져 이제 세계시장에서 소니는 존재감마저 희미해졌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시작으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일본 전자산업에 다시 한 번 치명상을 안겼다. 당시 반도체산업은 수년 동안 치킨게임으로 엄청난 출혈경쟁이 벌어졌는데, 삼성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경쟁기업들이 적자의 늪에 빠져 투자는커녕 현상유지조차 힘든 시기에 과감한 투자로 일본과의 격차를 벌려 나간 것이다. 엔고와 삼성의 거센 질주에 일본기업들은 하나둘 나가떨어졌다. 2009년 10월, 소니의 주바치 료지 부회장은 엔고로 인해 삼성전자 등 한국 경쟁사들을 상대하기가 어렵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의 자존심인 소니가 삼성전자 때문에 장사를 못해먹겠다는 말이었다. 소니의 탄식이 터져 나온 지 얼마 안 된 2009년 11월 1일, 삼성전자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일본 전자업계의 등에 비수를 꽂는 발표를 했다. “2020년까지 매출 400조 원, IT업계 압도적 1등,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소니 경영진이 삼성 때문에 장사를 못하겠다고 말하는 그 순간, 삼성은 10년 사이에 회사를 3배 규모로 키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010년 1월 30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전자업체들과 삼성을 비교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이날 삼성의 매출 세계 1위 소식을 전하면서 삼성의 순이익이일본의 15개 전자업체 순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전자산업의 자존심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한때 세계 1위를 질주했던 일본 IT산업의 침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엔고 현상이라는 외부 요인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경기침체를 핑계로 한 투자 위축과 자만심에 빠진 결과였다.

- 『일본은 왜? 한국은 어디로?』 중에서
(김영기, 문병도 지음 / 홍익출판사 / 318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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