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4년 7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농업에 문화를 접목하라
상추에 감동을 담아라
한번은 강원도의 젊은 농업 리더들을 위한 특강에 초대되어 강단에 선 적이 있다. 질문이 쏟아졌다. “류 사장님, 어떻게 해야 마케팅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까?” “우리 같은 사람은 고구마 한 상자도 팔기가 너무 힘듭니다. 비법 좀 알려주세요.” 그런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매우 원론적이다. “농산물에 감동을 담으세요. 그러면 소비자는 분명 그 가치를 인정해 줄 것입니다.” “감동이요? 그런 추상적인 이야기 말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마케팅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여름이면 서울 사람들이 마을로 피서 오지요? 놀러온 사람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같이 어울려 보신 적 있으세요?” 질문이 피부에 와 닿는지 다들 열띤 반응을 보인다. “어울리기는요. 그 사람들 때문에 아주 열 받아서 미칠 지경입니다. 땡볕에 얼굴 시커멓게 타가며 죽을 둥 살 둥 고추 키워놓았더니 함부로 들어가서 따가지 뭡니까. 아니, 왜 남이 힘들게 재배한 고추를 말도 없이 훔쳐 가는지, 정말 마음 같아서는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다니까요.”

농부 입장에서 땀 뻘뻘 흘려가며 일하는데 휴가랍시고 놀러 다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썩 좋을 리 없다. 하지만 물가에 와서 고기 잡아간다고 화를 내고, 고추 하나 따간 걸 가지고 도둑놈 취급한다면 나는 그 농촌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본다. 만약 내가 동네 이장이라면 도회지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대신 일단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 사람들이 동네에 놀러 오면 부녀회장, 노인회장과 함께 고추, 감자를 한 바구니 들고 간다. “이곳 물가가 마음에 드십니까? 이것은 동네에서 재배한 고추인데요, 한번 드셔보세요. 나중에 농산물 사실 때 우리 마을 농산물을 사주시면 더욱 감사하고요. 자 그럼, 내년에도 꼭 들러주세요.”

이렇게 하면 서울 사람들이 감동받지 않겠는가.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더라도 ‘그 고추가 진짜 맛있더라’ 하며 마을 사람들의 정성과 추억을 기억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우리 마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늘어야 단골도 늘고 매출도 오를 것이다. 사람들은 상품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감동을 기억한다. 농산물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농촌의 향수와 정을 팔아야 한다. 좋은 상품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좋은 상품을 넘어 감동을 주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마케팅 비법이다. 이제는 농산물도 감동을 주어야 한다.

농업이야말로 서비스업이다
축제, 공원, 박물관, 연구소……. 이 말과 쌈 채소를 나란히 놓으면 사람들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쌈 채소 축제, 쌈 채소 공원, 쌈 채소 박물관, 쌈 채소 연구소를 모두 만들었다. 이곳에 투자한 돈으로 하우스 수십 개를 지어 쌈 채소를 생산했더라면 통장은 더욱 두둑해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이윤만 추구해서는 결코 돈을 벌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귀농 초기, 농부가 정직하면 농사는 결코 실패하지 않으리라 믿었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감자 농사, 땅콩 농사였다. 하지만 농사가 잘 되면 가격이 폭락하고, 가격이 좋으면 건질 것이 없었다. 제아무리 훌륭한 농산물을 수확해도 농산물 하나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운 게 농사임을 깨달았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포기하고 마을을 떠났다. 나 역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나는 농업에서 승부를 걸고 싶었다. 농업에 인생을 건 이상 남보다 잘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 다들 떠나지만 어딘가 희망이 있을 거야. 남과 다른 아이디어를 찾으면 지금보다 나아지겠지.’

그러다 우연히 신문에서 보성 녹차 축제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차 잎 따기, 차 만들기, 녹차 체험장, 녹차 해수탕 등 다채로운 행사에 참가하여 직접 재배 과정을 체험하고 녹차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축제였다. 이 기사를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 이거다. 농업에도 문화가 필요해. 우리 쌈 채소에 문화를 심어보자.’

소비자가 직접 농장을 방문하여 쌈 채소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따고, 입으로 먹을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연다면 차별화된 농업 상품을 만들 수 있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채소와 문화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장기간 고민하며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바로 그 그림의 일부분이 쌈 채소 축제, 쌈 채소 공원, 쌈 채소 박물관이었다. 유기농업 연구소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더 이상 농사만 지어서는 경쟁력이 없다. 기존의 농업은 부가가치가 낮은 1차 산업이기 때문에 2차, 3차 산업과 연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와의 접목은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면서 동시에 우리 농산물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과거처럼 작물이 팔리기만 기다리는 소극적인 마케팅을 버리고 문화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읽고 이에 발맞춰 새로운 마케팅을 펼쳐야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 『상추 CEO』 중에서
번호 | 제목 | 날짜
327 뭄바이도시락배달 - 인간 에너지 2010년 08월 31일
326 공포 문화가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다 2010년 07월 29일
325 역사는 미래의 거울 2010년 06월 30일
324 일터를 혁신하여 창조 기업으로 변신하라 2010년 05월 28일
323 노후차량 보상 프로그램과 구글의 예측 2010년 04월 27일
322 미국을 이긴 일본의 IT, 자만에 빠지다 2010년 03월 26일
321 계속 햇볕만 쬐면 사막이 되어버린다 2010년 02월 24일
320 승패는 사람에 달려 있다 2010년 01월 26일
319 농업에 문화를 접목하라 2009년 12월 28일
318 공유 리더십의 혁신, 파이넥스 2009년 11월 27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