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성이 들립니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으레 받는 질문이다. 만약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이 “예”라면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고 있거나 아니면 이미 정신병원에서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환청이라는 증세를 심리학적 장애자들, 연쇄 살인범들, 광신자들에게 나타나는 일이라고 단정 짓는다. 그런데 진실한 그리스도인들 중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어. 주님께서 나를 인도해 주셔”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말들은 성경 도처에서 나온다. 어린 사무엘의 이야기가 좋은 예다. 한밤중에 하나님은 성전에서 자고 있던 사무엘을 세 번이나 부르셨다. 자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사무엘은 자신의 영적인 아버지 엘리 제사장에게로 가 보았다. 그러나 엘리는 부른 일이 없다며 두 번 다 사무엘을 침상으로 돌려보냈다. 그 음성이 세 번째 찾아왔을 때 엘리는 사무엘을 부르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심을 알았다. 엘리는 사무엘에게 다시 한 번 너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나면 “말씀하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고 답하라고 말해 주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데 우리가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슬프게도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영적인 계시의 가뭄 가운데 살고 있다. 물론 성경말씀 자체가 영적 계시의 가장 중요한, 그리고 기초적인 교통 방법이겠지만 살아 계신 하나님과 교통하는 방법은 그 외에도 많이 있다.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 우주의 하나님, 바로 그 인격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향해 말씀하고 계신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는 휴엘 하우저가 진행하는 이다. 거기서 가장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코끼리 조련사였다가 은퇴한 찰리 프랭크에 대한 이야기였다. 찰리는 니타라는 코끼리를 오랫동안 훈련시켰으며. 은퇴 후 그곳의 이동식 트레일러 주택에 살았고, 니타는 멀리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보내졌다. 찰리와 니타는 이렇게 헤어진 후 15년 동안 서로 만나지 못했다. TV 프로그램 진행자 휴엘 하우저는 찰리를 데리고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니타를 찾아갔다. 니타가 과연 찰리를 기억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은 매우 진지하게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찰리는 열 마리의 코끼리들 중에서 니타를 금세 알아봤다. 나는 완전히 TV에 빠져서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뚫어지게 지켜보았다. 휴엘과 찰리는 과연 니타가 알아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귓속말로 속삭였다. 찰리조차 확신이 없었다. 15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었으니까. 이윽고 찰리가 먼 거리에 서서 니타를 불렀다. “니타, 귀여운 놈, 이리 와 봐!” 그러자 엄청난 덩치의 코끼리 한 마리가 방향을 틀더니 찰리에게로 뛰어갔다. 찰리는 니타에게로 다가가서 쓰다듬어 주고 니타는 긴 코를 찰리의 볼에 비벼댔다. 나는 그 장면에서 울고 말았다. 찰리도 울었고, 휴엘도 울었고, 수많은 시청자들이 함께 울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찰리가 그 옛날 니타와 함께 했던 공연을 재연하는 것이 아닌가! 15년 동안이나 서로 보지 못했음에도 마치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었던 것처럼.

나는 눈물을 닦으며 깊은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했다. 늙은 찰리와 2톤이나 되는 니타의 사랑의 관계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니타는 찰리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찰리가 니타를 불렀을 때, 니타는 매일 듣는 무수한 관람객들의 음성과 다른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니타를 불렀지만 그 누구에게도 코를 흔들며 그처럼 반갑다는 반응을 보인 일이 없었던 니타였다. 15년 전에 했던 공연을 그 후론 한 번도 연습해 본 적이 없었지만, 오직 찰리의 사랑과 음성만이 늙은 코끼리 니타를 움직이게 하고 열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예수님은 “내 양은 내 음성을 안다”고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부르실 때 인식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면 그것처럼 큰 비극이 어디 있겠는가? 하나님은 분명히 성경을 통해서도 말씀해 주실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개별적인 만지심은 다른 방법들을 통해서도 온다. 직접적인 음성으로 혹은 영적 은사가 있는 어느 교우로부터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받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매일 몇 분만이라도 간절히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말씀하심을 구해 보라. 이젠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일은 그쳤다고 믿지 말고, 오히려 그분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에게 말씀하기 원하신다는 점을 인식하라. 하나님은 내적인 빛, 즉 우리의 영혼을 인도하심의 도구로 사용하신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 지각, 그리고 경험을 통해서 우리의 의식적인 삶 가운데로 오신다. 그 소통 방법을 만드신 하나님보다 그 방법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는 존재가 어디 있겠는가? 하나님은 시각, 청각, 촉감, 후각, 미각을 모두 동원하여 일하신다.

나는 매일 이 기도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주님, 나는 주님이 내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내가 듣겠사오니 말씀하소서. 내 친구들을 통해서, 내가 읽으려고 집어 든 책들과 잡지들을 통해서, 그리고 상황을 통해서 내게 말씀해 주소서.”

- 『성령의 능력에 관한 솔직한 대화』 중에서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