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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남자는 누구인가?
용기 있는 남자가 누구인가 하고 묻는다면 전통적으로 사나운 짐승이나 높은 파도와 싸우는, 총을 든 남자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어느 정도의 시간만 버티면 끝나는 일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와는 다른 종류의 용기가 있다. 이런 식의 용기는 기나긴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갑자기 일어났다 끝나는 영웅적인 행위가 아니라, 매일매일 포기하지 않고 살아나가는 끈질긴 삶을 말한다. 쉽사리 눈에 띄진 않지만 둘러보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이런 용기야말로 가장 진실되고, 가장 강한 용기일 것이다.

1990년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용기를 요구한 시대였다. 그리고 프랭크가 보여 준 것도 바로 이런 종류의 용기였다. 이 시기의 특징이라면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특히 실직을 두려워했다. 이런 분위기는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조용히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정부나 경제 지표들은 믿기 어려운 경제적 성장과 성공을 큰소리로 떠들어댔다.

남자들은 의당 자기 자신뿐 아니라 자기 배우자나 자녀들까지 먹여 살려야 한다는 기대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가족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명령의 강도는 아주 강해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 명령을 자기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는 척도로 내면화한다. 이전 세대에서는 남자라면 당연히 안정감과 가족 사랑, 그리고 자아 존중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열망하는 90년대의 남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런 시대에는 어떤 종류의 미덕이 필요한 걸까?

프랭크에게는 자녀가 둘 있다. 아마도 그 아이들이 없었다면 그는 살고 싶은 마음을 접었을 것이다. 그는 현재 마흔두 살이다. 프랭크는 6년 동안 해군에 복무했는데, 제대할 때쯤 보일러공과 정비공 자격증을 땄다. 일자리를 얻고 집을 사서 마리와 결혼했을 때는 프랭크가 스물여덟 살, 마리가 스물한 살이었다. 이들 사이에 곧 허니문 베이비가 들어섰기 때문에 그는 돈을 더 벌어야 했다. 프랭크는 정유공장에서 야간근무를 시작했고, 마리는 아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애를 먹었다. 1년 반쯤 뒤에 둘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마리는 엄마 노릇을 좀 하는 것처럼 보였고, 프랭크는 이제 힘든 과정은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다. 동료들이 많이 해고된 상황이었지만 그는 아직도 정유 공장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뒤 프랭크도 해고를 당했다. 이후로 계속해서 다른 직장을 알아봤지만 직장을 찾을 수가 없었다. 프랭크가 집에 있게 되자 프랭크와 마리 사이에는 싸움이 잦아졌다. 마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고 화해를 시도할 때쯤 마리는 이미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 마리는 옷가지만 싸들고 집을 나갔다. 되돌아오게 하려고 애써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리는 프랭크나 아이들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다. 얼마간 프랭크는 지나치게 많은 술을 마시면서 아무 여자하고나 자는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깊은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프랭크는 곧 아이들을 위해 다시 제대로 된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술을 줄이고,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살 수 있도록 서둘러 일을 찾았다. 프랭크는 잡화점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집을 팔아서 생긴 돈과 얼마의 융자금으로 잡화점을 사서 운영하고, 그렇게 해서 얻은 이익으로 잡화점을 살 때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집은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팔렸다.

아이들과 잡화점으로 이사한 뒤,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일을 했다. 길 건너편에 있는 큰 셔츠 공장 사람들이 일주일에 5일 동안 점심시간에 몰려와서 하는 거래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프랭크가 그 일을 시작한 지 3개월쯤 되었을 때 셔츠 공장이 문을 닫고 말았다. 프랭크는 다시 헤어날 수 없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얼마 못 가 프랭크는 결국 파산 선고를 받았다.

프랭크는 현재 좁은 거리의 끝에 있는 손바닥만 한 집에 아이들과 함께 산다. 복지국에서 제공해 준 집이다. 프랭크는 아이들과 함께 살며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사회 복지 연금과 복지국의 도움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이 기금도 최근 삭감의 위협 아래 놓여 있으나, 오랫동안 호스텔을 전전한 끝에 마침내 거주할 집을 갖게 된 프랭크는 이제서야 한숨을 돌린 참이다. 그는 자기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매일 아침 그는 눈을 뜨고 그 마음이 변치 않았다는 걸 확인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신감의 결핍이나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 드러나는 자질을 용기라고 한다면, 그런 용기는 지난 50년대보다 지금의 남자들에게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프랭크는 거리에서 바로 내 옆을 지나간다 해도 알아보기 힘들만큼 특별한 데라곤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희생자의 모습도 영웅의 모습도 없다. 그는 당신 옆에 있는 여느 사람처럼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런 사람이다.

- 『남자, 그들의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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