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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젖내음이 그립습니다
아들은 지금 교도소에 있다. 먼 길을 마다 않고 첫 면회를 온 어머니는 창 너머로 고개를 숙인 채 땅만 바라보고 있는 아들에게 한 마디 말도 건네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춥지?"

그때서야 아들이 숙인 고개를 들어 잠깐 어머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렁그렁 눈물이 고인 어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결국 "춥지?" 그 한 마디만 하고 그냥 접견 시간을 다 보내버렸다. 어머니는 접견이 끝났다는 벨소리에 당황하여 얼른 가방 속에서 두꺼운 책 한 권을 꺼냈다. "이거...!"

언뜻 보기에도 그것은 성경이었다. 하지만 아들에게는 무의미한 일상인 듯했다. 눈물을 글썽이며 어머니가 건넨 성경을 받아들었을 때도 아무런 감동이 없었다.

그렇게 한 달여가 지났다. 첫 재판이 있기 일주일 전, 형이 면회를 왔다. 아직도 독기가 남아 있는 동생의 두 눈을 접한 형은 혀를 차며 말했다. "야 이놈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느냐? 지금 어머니께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지?"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동생은 어머니에게 뭔가 잘못된 일이 일어났다는 불길한 느낌으로 다그치듯 형에게 물었다.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어머니는 너의 잘못은 곧 당신이 자식을 잘못 키운 탓이라면서 죽을죄를 같이 지겠다고 하신다. 며칠 전, 회사 일도 뒷전으로 미루고 어머니의 안부가 걱정이 되어 찾아갔지. 그런데 집 안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이상했다. 뭔지 모르게 싸늘하고 온기 하나 없는 느낌이었지. 1월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그 엄동설한에 어머니께서는 보일러 불을 끊으시고 냉방에서 감옥 생활을 스스로 하고 계셨다. 그래서 결국 건강이 몹시 나빠지셨지. 어머니를 모시고 우리집으로 갔는데도, 거기서조차 당신의 방에는 불을 넣지 말라고 엄명을 내리시고는 항상 자식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신다."

그의 눈에 비로소 뜨거운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니에게서 편지가 왔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그곳이 감옥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수도원이라는 생각으로 생활해라."

어머니의 이 편지는 아들이 앞으로 지내야 할 긴 수형 생활의 방향을 정해주는 훌륭한 지침이 되었다. 그동안 나태하고 쾌락에 물들어 무기력하게 살아오던 그에게 하루하루 일상의 규칙들과 노동은 힘든 일과였다. 그러나 아들은, 장소만 다를 뿐 자신과 같은 생활을 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고는 마음을 다시 고쳐먹고 옳은 생각과 바른 행동만을 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한글을 모르는 수감자들을 가르칠 교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 주변에서는 그의 결정을 말렸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낮에는 교도소 내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 또 가르치려면 얼마나 힘든 일인데,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 번도 타인을 위하여 희생해 보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볼 때, 이일이야말로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하고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비록 하루 하루가 힘들고 고달픈 생활이었지만 가르침과 배움 속에서 참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어머니께서 면회를 왔다. 어머니는 그 동안의 일들을 편지를 통하여 상세히 알고 있었다. "이제 네 모습을 보니 기쁘다." 오랜만에 밝게 웃는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눈물이었다.

아들도 기분이 좋아져서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께서 이 철없는 불효자식을 변화시켰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 <어머니의 젖내음이 그립습니다>(윤문원 저, 새로운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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