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 비즈니스』(밥 로스 지음/시아출판사) 중에서

청바지의 날, 캐주얼의 날 등 기업마다 나름대로 날을 정해 평상복을 입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은 금요일마다 상품 선적을 했던 휴렛 팩커드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휴렛 팩커드는 금요일 퇴근시간이 임박했는데도 선적하지 못한 상품이 있을 때, 전 직원이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선적을 도왔다. 이런 전통은 휴렛 팩커드 직원들이 실리콘밸리의 다른 업체들로 이직하면서 점차 확산되었고, 그 결과 오늘날의 하이테크 업체에서는 평상복을 입는 것이 전통처럼 자리잡았다.

애플 컴퓨터 역시 비슷하다. 초창기에 최고경영자를 지낸 스티브 잡스나 존 스컬리 같은 사람들은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날이 많았다. 모든 직원들로 하여금 정장, 즉 파란색 셔츠에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하도록 했던 경쟁업체 IBM과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이와 관련된 우스갯소리도 있다. 언젠가 두 업체는 공동 프로젝트를 협의하기 위해 회합을 갖기로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IBM 직원들은 애플의 평상복 차림을 고려하여 편한 옷을 입고 회의에 참석하기로 하였고, 애플에서는 IBM이 정장을 입는 만큼 그날 하루만 IBM의 복장에 맞추기로 했다. 회의가 개최되자 쌍방은 놀라움과 웃음을 금할 수 없었다. 서로가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복장으로 참석했기 때문이었다.

실리콘밸리에서 흔한 행사 중에 맥주 파티란 것이 있다.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로서, 직원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도 가지고 지난 1주일 동안 있었던 일로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경영진은 "여러분은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맥주 파티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런 행사가 직원들의 비공식적 관계를 발전시킨다고 말한다. 이런 행사가 하이테크 업종이나 제조업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딱딱함의 표상인 변호사들도 얼마든지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그 예로 캘리포니아의 먼로 파크 법률회사에서는 오후 세 시면 전 직원이 아이스크림 휴식을 즐긴다.

양복을 벗어 던지는 날 외에도 의욕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회사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무료 탁아의 날, 구내 이발소 요금 할인의 날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모든 방법에서 직원들을 배려한다는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무엇이든 축하하라. 파티를 많이 열어라. 한여름에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고, 요리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직원들이 한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모든 아이디어를 동원하라. 사무실 및 회의실을 재미있는 그림이나 포스터, 만화로 장식하라. 그리고 직원들이 즐기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두었다가 두고두고 추억거리로 활용하라.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컴퓨터 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는 해마다 4월, 바보의 날이 되면 고위 경영진의 주도로 여러 가지 기발한 행사를 개최한다. 어느 해인가는 직원들이 부사장실을 몽땅 뜯어내 근처 양어장 물위로 사무실을 옮겨놓기도 했고, 또 어떤 해에는 회장 사무실에 홀 세 개짜리 미니 골프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 외에도 웃기는 모자 콘테스트, 우스꽝스런 넥타이 선발대회 등 재미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기업들도 있다. 어떤 업체는 이 같은 선발대회에서 뽑힌 넥타이를 한데 모아 벽에 전시해 장식품 기능뿐 아니라 기념품 역할을 하도록 하기도 한다. 또 어떤 업체에서는 한겨울에 알로하 데이(Aloha Day)를 지정하여, 그날이 되면 하와이풍의 캐주얼을 입고 출근하도록 한다. 이 외에도 기업 게시판에 만화나 우스운 기사, 아기 사진, 우스갯소리 등을 붙여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메리카 뱅크에서는 오늘의 우스갯소리 행사를 열어 당선된 작품을 모아 책을 발간한다.

『퍼니 비즈니스』(밥 로스 지음/시아출판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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