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에게 배우는 디지털 리더십』(김석우 저/느낌이 있는 나무) 중에서

다음 예화는 포춘지에서 발표한 세계 100대 제약회사 부사장인 데이브 에드문드의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그의 이력을 통해 진정한 협력자 정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대학을 졸업한 후, 나는 동기생 29명과 함께 본사 2년제 관리자 훈련 코스에 참가했다. 2년 동안 나는 회사와 동료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사원들간에는 무한경쟁이 이어졌고, 서로를 상대로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2년이 지난 후 남은 인원은 25명이었고, 새로운 경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슬럼프에 빠졌다. 앞으로 20∼30년 간 벌어지게 될 경쟁이 나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진심으로 동료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재능을 존경했다. 회사를 그만두려던 찰나 나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리더가 되려고 애쓰는 동료들이 성공하자면 좋은 협력자기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내게는 그들을 도울만한 능력이 있었고, 다른 24명의 동료가 나의 도움으로 리더가 된다면, 내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때문에 나는 협력자의 길을 선택했다.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리더를 위해 앞장설 수 있는 유능한 협력자는 언제나 부족하다. 서로를 위협하는 경쟁자가 되기보다는 협력자가 됨으로써 동질감을 갖는 것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우리 모두는 어차피 리더(leader)이면서 동시에 팔로어(follower)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급 관리자 위에는 과장이 있고, 그 과장 위에는 또 부장이 있다. 부장 위에는 이사, 그렇게 올라가다 보면 맨 꼭대기에는 최고경영자가 나온다. 리더와 팔로어의 위치에서 발버둥치며 때를 놓치기보다는 최고의 팔로어가 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관점의 문제다.

나는 열심히 일했고 결국 부사장에 취임했다. 부하직원들의 눈에는 내가 리더로 보이겠지만, 나는 리더가 되려고 애쓴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의 목표는 동료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자가 되는 것에 비중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나의 목표를 정의하면 동료들의 인정과 신뢰를 받는 것이다. 나의 승진은 효과적인 협력자 정신의 결과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훈련과정을 마치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9명의 동료 중 모든 사람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나 하나라는 점이다. 그들 중에는 나보다 높은 사람도 있고, 낮은 사람도 있다. 또한 나보다 어린 사람이 내 위에 앉아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나는 지금도 내 능력이 닿는 범위 안에서 그 사람들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전략은 성과가 있었다. 리더가 되겠다고 다투지 않고, 우정을 유지하며, 권력과 정치의 끝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고도 일을 잘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전략이었던 것이다.

요컨대 처음부터 1등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먼저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하는가를 알아내는 것, 그리고 자신의 단점보다는 강점을 개발해서 최대한 활용하고 협력하는 것, 이것이 바로 위대한 2인자들의 지혜인 것이다. 이러한 지혜를 터득한 사람들은 그들의 직업이 군인이든, 정치인이든 대기업 총수이든, 중소기업가든, 샐러리맨이든 모두가 진정한 승리자인 것이다.

『왕건에게 배우는 디지털 리더십』(김석우 저/느낌이 있는 나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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