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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전의 명장 파비우스
로마군단’이 무적을 자랑하기도 했지만 항상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아니었다. 기원전 3세기 말 로마군은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군으로부터 침략을 받았을 때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몰렸다. 카르타고군은 당대 최고의 명장 한니발의 지휘를 받으면서 곳곳에서 승리를 하고 있었다. 기습과 기만술의 천재 한니발의 작전에 로마군은 번번이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기원전 218년 로마군이 트레비아에서 한니발에게 무참히 패배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로마인들은 심한 불안감에 빠졌다.

트레비아 전투에서 통령을 잃고 난 뒤 로마는 파비우스 막시무스(Fabius Maximus)에게 중임을 맡겨 위기를 수습하도록 했다. 파비우스는 몇 차례나 통령을 역임한 경륜 있는 인물이었다. 파비우스는 언제나 침착했고 쉽게 동요하지 않았다. 매사를 처리하는 데 있어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한 다음에 현명한 대응책을 강구하는 사람이었다. 로마의 통령을 맡은 후 그는 자존심이 상할 일임에도 일단 적장의 능력을 인정하기로 했다. 한니발은 완벽에 가까운 전술을 구사하는 뛰어난 장군이므로 그와의 정면 승부는 일단 피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피한 것만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지연작전을 벌이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을 끌어 원정군의 아킬레스건인 보급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작전이었다. 이것이야말로 한니발을 스스로 지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파비우스는 각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로마군을 굳게 결속시키는 데 온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는 지금 한니발의 군대가 펄펄 타오르고 있지만 머지않아 기름 떨어진 등잔불처럼 저절로 소멸하고 말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부하 장군들은 파비우스의 지연전략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적군도 파비우스를 겁쟁이로 간주했다. 그러나 단 한 사람만이 파비우스를 진정한 전략가로 알아주었다. 그는 바로 한니발이었다. 한니발은 파비우스의 지연전략에 말려들면 결국 패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일전을 벌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파비우스는 시종일관 교전을 회피했다. 사실 이런 상태로 시간을 끌게 되면 한니발은 더 초조해지고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파비우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도 그의 군 자체에 있었다. 부하장수들이 인내력을 갖지 못한 것이다. 부사령관이었던 기병대장 미누키우스는 한니발군을 공격하면 당장 승리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다녔다. 병사들도 미누키우스를 진정한 장군으로, 파비우스를 겁쟁이로 여기기 시작했다. 로마군은 기질상 지연전략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파비우스는 실로 난처해졌다. 파비우스의 측근은 병사들의 불만을 알려주면서 파비우스에게 일전을 벌일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파비우스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사람들의 조소 때문에 결심한 바를 바꾼다면 나는 바보가 될 것이오. 나라를 위해 두려워함은 수치가 아니지만 남들의 비난을 마음에 두는 것은 사령관으로서 할 일이 아니오. 내가 지휘 통솔하는 사람들이 그릇된 일을 하려 할 때 그것을 막지 못한다면 나는 그들의 노예에 불과할 것이오.”

파비우스에 대한 불만은 군 내에서뿐만 아니라 조정에서도 극도에 달하였다. 원로원과 정무위원회는 파비우스보다 미누키우스를 선호하고 결국 군 지휘권을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다. 파비우스는 전쟁 중에 있을 수 없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로마군의 지휘권이 둘로 나누어지자 의기양양한 미누키우스는 더욱더 교만하게 행동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었다. 로마군의 분할을 보고 가장 좋아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한니발이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상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복병을 배치한 다음 한니발은 미누키우스의 부대를 유인하여 미누키우스 부대를 박살내 버렸다. 미누키우스의 패배 소식을 들은 파비우스는 지체 없이 구출 작전을 개시했다. 이때 그는 망설이는 부하들을 꾸짖었다.

“미누키우스는 나라를 사랑하는 용감한 전사다. 적군을 빨리 몰아내고 싶은 생각에 혹시 실책을 범했더라도 지금은 그것을 탓할 때가 아니다.”

파비우스의 도움을 받아 살아 온 미누키우스는 파비우스를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지난날의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로마인들은 이런 귀중한 교훈을 배웠는데도 불구하고 우매하게도 로마군의 지휘권을 양분한 제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파비우스가 통령 자리에서 물러선 뒤 로마군은 두 사람의 통령, 즉 파울루스와 바로의 지휘를 받았다. 파울루스는 파비우스와 스타일이 비슷했고 바로는 미누키우스 같은 스타일의 지휘관이었다. 기원전 216년 로마군은 칸나에에서 대참패를 당했다. 성미 급한 바로가 지휘한 날이었다. 바로는 숫자만 믿고 카르타고를 공격했다가 한니발의 함정에 걸려들었고 한나 절 동안의 전투에서 8만여 명의 병력 가운데 무려 5만여 명이 무참히 도살되고 말았다. 이 재난을 당하고서야 로마인들은 파비우스를 진정한 장군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동안 파비우스를 비겁하다고 여겨온 그들은 이제야 그의 지혜와 통찰력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파비우스를 다시 통령으로 선출하고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파비우스는 초지일관해 지연전술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기원전 208년 타렌툼에서 한니발군을 공격하고 크게 성공하였다. 파비우스에게는 그가 최초로 공격을 해서 이룬 승리이자 최종적인 승리였다. 파비우스는 공격적인 로마군단과는 어울리지 않은 장군이었다. 그러나 전쟁은 공격만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고 방어를 잘해서도 이길 수 있다. 특히 공격전술의 천재 한니발 같은 명장과 싸울 때는 그런 명장의 전술에 말려들지 않는 것 이상 좋은 전략은 없을 것이다. 파비우스는 지연전법으로 위기에 처한 로마를 구했다. 그리고 오늘날도 우리는 그러한 지연전법을 ‘파비우스 전법’이라고 부르고 있다.

- 『역사 속의 전사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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