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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뛰어내려라
안도 고키(安藤宏基):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라면과 컵라면을 개발한 안도 모모후쿠의 아들이자 현재 (주)닛신식품 홀딩스 CEO다.

1974년 5월, 아메리카닛신의 미국시장 개척이 일단락되자 아버지는 나를 일본으로 불러들였다.
일본에서는 봉지라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컵누들만은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기세등등해졌다. 아버지는 그 기세를 몰아 인스턴트 밥을 개발했다. 그런데 이것이 뼈아픈 실패로 이어지고 말았다. 나는 그 당시 아버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았고, 사업의 무서움을 절실하게 느꼈다. 돌이켜볼 때마다 치가 떨린다.

당시 정부의 곡물 창고에는 오래 묵은 쌀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를 고민하던 정부에서 아버지에게 남아 있는 쌀들을 가공해서 상품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아버지는 ‘나라를 위한 일’이라며 인스턴트 밥 개발에 착수했고, 마침내 컵누들 생산기술을 응용해 뜨거운 물을 붓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밥 상품인 컵라이스를 만들어냈다. 이어 새우 필라프ㆍ드라이카레ㆍ치킨카레라이스 등 일곱 가지 상품을 준비했다. 시식회에는 역대 농림장관들이 모두 모였다. 다들 맛과 식감이 훌륭하다고 극찬했다. 신문들은 아버지를 ‘쌀 농업의 구세주’라며 대서특필했다. “서로가 이익을 좀먹는 라면 사업은 지쳤어. 이제부터는 나라를 위해 인스턴트 밥 사업에 전념하고 싶다. 라면 사업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돼.”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는 너무 들떠 있었다. 닛신식품의 주력 공장에 컵라이스 대량 생산을 위해 최신 설비를 들여왔다. 당시 투입한 30억 엔은 회사 자본금의 약 두 배로, 회사의 한 해 수익과 맞먹는 거액이었다. 아버지는 전국의 판매점 대표들을 초대해 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성대하게 열었다. 당시 신문에는 아버지의 자신만만한 모습이 남아 있다. “닛신식품 연구진은 우리가 절실하게 원하는 것을 찾아내어 지금까지 어렵다고 여겨져 왔던 밥 가공 기술을 개발했고, 기업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1975년 10월에 발매한 ‘컵라이스’는 뜨거운 물을 부어 3분에서 5분만 기다리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소매가격은 원재료인 쌀 가격이 높은 것을 감안해 컵라이스 종류별로 160엔에서 200엔 사이였다. 첫해의 판매목표는 50억 엔이었다. 판매는 순조로웠다. 그런데 1개월이 지나자 주문이 갑자기 끊기고 말았다. 아버지를 비롯한 임원 전체가 당황했다. 컵라이스를 판매하는 슈퍼마켓들을 돌아다니며 이유를 알아보니, 컵라이스 바로 옆에서 경쟁 회사들의 봉지라면이 싼값에 팔리고 있었다. 컵라이스 한 개 값으로 봉지라면을 여섯 개나 살 수 있었다. 가격 경쟁에서 완패한 것이다.

소비자들을 3분 만에 밥이 된다고 해 컵라이스를 ‘놀라운 라이스’, ‘깜찍한 라이스’라고도 불렀다. 그러나 그들은 한 번은 놀라지만 두 번은 놀라지 않았다. “밥은 집에서도 할 수 있지만 라면은 못 만들거든요.” 주부들의 의견은 한결같았다. 소비자들이 컵라이스 상품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공장 창고에는 재고가 쌓여갔다. “광고를 조금 더 하면 어떨까요?”, “학교 급식을 개척하는 것은 어떨까요?”, “미국에 수출해봅시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30억 엔이라는 막대한 설비투자가 헛일이 되면 경영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마음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결단을 내렸다. “철수하자!” 모두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소비자들이 환영해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이 상품은 팔리지 않아!”

아버지는 “국가적인 요구를 소비자의 요구로 착각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며 스스로 반성의 뜻을 밝혔다. 컵라이스는 그 후 1개월에 단 며칠만 주문량에 맞춰 생산했을 뿐 얼마 후 생산라인은 완전히 멈추었고, 30억 엔의 설비는 전부 폐기되었다. 아버지로서는 몹시 분했을 것이다. 실패를 인정한 아버지는 임원회의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인스턴트 밥 시장에서는 물러나지만 일시적 후퇴일 뿐이다. 내일을 기약하자!”

당시 아버지의 심경이 어록에 남아 있다. “사업은 나아가는 것보다 물러나는 것이 더 어렵다. 물러나는 시기를 놓치면 그 다음은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아버지는 “기호, 내릴 때는 내려야 한다”는 말도 했다. 기호(騎虎)란 호랑이 등에 올라탄다는 뜻으로, 중국의 역사서 『수서』에 나온다. 이 말은 “한번 호랑이 등에 타고 달리기 시작하면 도중에 그 등에서 내릴 경우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기 때문에 등에 붙어 달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는 오히려 “호랑이 등에서도 용기를 내어 뛰어내려라”라고 경고했다. 거액을 투자한 컵라이스의 쓰라린 실패 경험에서 나온 말인 만큼 설득력이 있었다. 아버지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달콤한 말에 주의하라”일지도 모른다.

닛신식품의 경영을 이어받은 나는 당시의 분한 마음을 이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인스턴트 밥 개발은 내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었다.

금융공황이 정점에 달했던 2009년 3월에 컵라이스 상품인 ‘고향’을 개발했다. 단순히 데운 것이 아니라 직접 밥을 한다는 조리법을 채용했다. 끓는 물로 데우는 것이 아니라 전자레인지 안에서 가열함으로써 밥알이 살아나는 것을 그대로 살려낸 것이다. 디플레이션 시대이니만큼 가격은 270엔으로 책정했다. 라면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가격 이상의 가치를 지닌 상품은 반드시 팔릴 것이라고 믿고 있다. 만약 이번에도 인스턴트 밥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또다시 도전할 것이다. 성공할 때까지 두더지와 같은 정신으로 파고, 파고, 또 팔 것이다.

-『수성 경영, 지키려면 공격하라』 중에서
(안도 고키 지음 / 서돌 / 262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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