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3년 3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금강산도 식후경,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라
우리 옛말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금강산 구경도 배를 채운 다음의 일이라는 얘기다. 배가 고프면 제아무리 절경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눈에 들어올 리 없고, 그렇게 허기진 채 떠나는 금강산 유람은 호사는커녕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죽을 고생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야구장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야구장은 워낙에 쉽게 허기가 지는 곳이다. 뛰는 선수 못지않게 보는 관중들의 체력소모가 많은 곳이 야구장이다. 그런데 만약 배가 고픈 채 객석에서 세 시간을 버텨야 한다면 그만큼 고역인 일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간혹 첫 데이트 때 야구장에 얼떨결에 따라간 뒤로는 야구의 ‘야’자만 나와도 치가 떨린다는 여자분들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직 어색한 남자 앞에서 기껏해야 김밥이니, 삶은 계란이니, 통닭이니 하는 음식들로 배를 채우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연신 “괜찮아요, 배 안 고파요”를 되풀이했을 테니 말이다. 어쨌거나 생각해보면 먹을거리라는 게 경기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시 말하자면, 먹을거리가 바로 스포테인먼트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야구장 안팎에서 김밥이나 삶은 계란 같은 먹을거리들을 파는 상인들의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야구장에 관중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관중들이 예전보다 적게 먹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야구장에 와서 김밥이나 삶은 계란을 사먹는 대신 다른 음식을 미리 사오거나, 아니면 집에서 준비해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야구장에서 구할 수 있는 먹을거리가 기껏해야 김밥과 삶은 계란이었고, 그 정도로 배를 채우기만 하면 만족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그저 배를 채우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야구장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구할 수 없다면 각자 미리 준비하는 정성을 아끼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스포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것이 본분’인 야구단의 입장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야구장이든 축구장이든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나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먹을거리 스포테인먼트’를 제공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은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조금만 팬의 입장에서 고민하면 내용을 채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프로스포츠가 지역 연고제로 운영되고 각 구단마다 연고지로 삼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이 특별히 즐기거나 자랑하는 먹을거리가 있다. 이러한 음식은 구단(또는 구장)마다 차별화되는 특징도 가지고 있어 다양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 가면 ‘다저도그(Dodger Dog)라는 핫도그를 먹을 수 있는데, 그것이 얼마나 유명하고 인기가 있는지 해마다 160만 개 이상이 팔려나갈 정도라고 한다. 10인치에 가까운 거대한 크기를 자랑할 정도로 푸짐한 데다가 맛도 좋고, 50년 이상 그곳을 찾은 이들이 다저스를 응원하며 함께 먹어왔던 역사적인 음식이라는 의미까지 덧붙여지며 명실상부한 다저스타디움의 특산물이자 명품 핫도그가 되었기 때문이다.

SK 와이번스는 2009년 시즌을 앞두고 외야석 일부를 개조해서 ‘삼겹살 존(바비큐 존)’을 만들었다. 미국인들이 가장 여유롭고 흥겨운 시간에 핫도그를 즐겨왔다면, 한국인에게는 바로 삼겹살이 아닌가. 하지만 번거롭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 눈치도 보일 테고, 무엇보다도 야구장에서 휴대용 버너로 불을 피우는 것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다들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 야구장에서의 삼겹살 파티였을 것이다. 하지만 문학야구장에 삼겹살 존이 생기고, 삼겹살에 술 한 잔을 즐기면서 야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되자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소방법이었다. 제한된 장소라고 해도 팬들이 공공장소인 야구장에서 직접 불을 피워 고기를 굽는 것은 소방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겹살 존에 앉은 관객이 주문을 하면 직원들이 삼겹살을 구워 접시에 담아 배달하는 수밖에 없었고, ‘삼겹살 존’이란 그저 삼겹살을 먹을 수 있는 자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삼겹살의 매력은 서로 젓가락 부딪쳐가며 뒤집어대는 ‘과정성’과 ‘능동성’에 있기 때문에 남이 구워다 주는 걸 먹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2010년부터는 좌석마다 고정식 전기불판을 설치해 직접 관객들이 준비해온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했고, 드디어 삼겹살 존은 이름 그대로 ‘삼겹살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2011년부터는 관객들이 전기불판을 직접 가져와서 사용해야 한다).

게다가 2011년부터는 그냥 전기가 아니라 지붕에 설치된 집열판을 통해 얻은 태양열로 고기를 굽는, ‘그린 삼겹살 존’이 완성되게 된다. 우리의 꿈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삼겹살을 구우며 왁자지껄 흥을 내는 식사시간을 즐기는 이들도 있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음식의 맛과 경기의 재미를 음미하고 싶은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겹살구이로 1차를 끝낸 뒤에는 분위기 좋은 찻집에서 향 좋은 커피 한 잔으로 입가심하기를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문학야구장에 공중레스토랑과 공중카페가 문을 열 날이 있을 것이다. 발밑으로 파랗게 펼쳐진 야구장을 나는 하얀 공을 바라보며 스테이크를 썰 수 있는 곳. 혹은 야구경기가 없는 날이라도 야구장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좋은 문화공연을 감상하며 역시 향 좋은 차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곳 말이다.

- 『틀을 깨는 야구 경영』 중에서
(신영철, 김화섭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64쪽 / 14,000원)
번호 | 제목 | 날짜
337 책에서 해답을 찾은 CEO들 2011년 06월 27일
336 금강산도 식후경,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라 2011년 05월 27일
335 미래에 도전하는 경영 2011년 04월 25일
334 강한 핵심 역량이 있으면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2011년 03월 30일
333 폭스바겐, 성공을 위해 포기한 3가지 2011년 02월 23일
332 플랫폼의 규칙을 제정하고 관리하라 2011년 01월 27일
331 모방을 지양하고 차별화를 추구하라 2010년 12월 30일
330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뛰어내려라 2010년 11월 30일
329 붕어빵 정석을 버려라 2010년 10월 28일
328 적에겐 강하게, 측근에겐 엄하게 2010년 09월 28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