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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목적은, 결국 아이를 떠나보내는 것
20년 후, 아이 머릿속에 나는 어떤 모습의 부모로 남을까?

부모교육 강의를 수강했을 때 환갑이 넘은 두 어르신을 만났다. 한 분은 지방에, 다른 한 분은 강남에 살고 계셨다. 지방에 사시는 분의 자제분은 지방대를 나와 지방에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강남에 사시는 분의 자제분은 서울에 있는 의대를 나와 의사로 일하고 있었다. 언뜻 들으면 강남에 사시는 분이 아이를 더 잘 키운 것 같아 보였지만, 우리가 부러워했던 분은 지방에 살고 계신 어르신이었다.

지방에 사시는 어르신은 수강 전 아들과 함께 남미로 배낭여행을 다녀오셨다. 취직한 아들이 부모님께 보답한다며 깜짝 선물한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키웠다니 존경스러울 따름이었다. 강남에 사시는 어르신은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한숨부터 쉬셨다. 아들이 의대를 갔을 때 남편 사업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고 한다. 의사가 된 아들은 그런 환경에서도 의사가 되었으니 이제는 부모가 뭔가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요구한단다.

너무나도 극과 극인 자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20년 후 나는 둘 중 어떤 부모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나중에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빠, 이번 여름휴가 때 배낭여행이나 같이 갈래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 달 전 둘째 아이가 열이 40도까지 올랐었다. 그때 아이를 간호하느라 며칠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예전에는 ‘피곤해 죽겠네. 내일은 또 어떻게 하지?’ 하는 이기적인 생각과 ‘열이 안 내리면 어쩌지’라는 불안한 생각이 공존했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에게 오늘을 온전히 투자하면 아이의 머릿속에는 뭐가 남을까?’라고 생각한다. 다음 날 회사에서 좀 졸기야 하겠지만 내 아이에게 따뜻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아이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 언젠가는 부모를 떠날 것이다. 서운하더라도 조금씩 아이가 부모에게서 떨어지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도 아무리 잘한다 한들, 아이와 부딪히는 일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는 부모에게 반항하고 부모를 이겨보는 것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아픈 아이를 돌봤던 그날의 기억이 내가 부모로서 힘든 시기가 올 때 잘 버틸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는.

- 『엄마생각 아이마음』 중에서
(김광호, 김미연 지음 / 라이온북스 / 252쪽 / 14,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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