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3년 3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신록의 푸르름보다 찬란한 섬진강의 봄맛
벚꽃이 사그라질 때가 되자 고운 신록이 피어났다. 꽃물결의 끝자락에 매달린 꽃송이와 이제 막 솟아나는 신록이 함께 어우러졌다.

사진=이성원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고 있는 어부(左)
가파른 벼랑에 조성된 하동 화개의 차밭, 주민들이 줄지어 찻잎을 따고 있다.(中)
악양들의 너른 보리밭 너머로 부부 소나무가 솟아 있다.(右)


차의 새순이 퍼뜨리는 봄

매화와 산수유가 봄을 여는 섬진강. 강변의 벚꽃터널은 나뭇가지보다 바닥에 더 많은 꽃잎이 흐드러졌다. 바람이 불 때마다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꽃사태에 정신이 어질할 정도다. 꽃잎을 떨어뜨리는 건 바람만이 아닐 터, 초록의 이파리가 움트며 꽃잎을 밀어 떨어뜨린다.

강변엔 못다 진 벚꽃이 남았고, 함박눈이 내린 듯한 화사한 배꽃이 가득한데도 시선은 먼저 반가운 아기초록에 가 닿는다. 벚나무 버드나무에 새순이 오를 때 차나무에서도 순이 돋는다. 차 애호가들이 그토록 기다려온 때가 바로 요맘때이다. 20일 곡우를 전후해 앙증맞은 차의 새순이 퍼뜨리는 첫 차맛을 얻기 위함이다.

경남 하동은 국내의 대표적인 차 생산지다. 지리산 골짜기 중 하나인 화개골은 호리병 모양으로 남쪽에서 들어온 따뜻한 공기를 오래 머물게 한다. 강수량도 풍부하고, 계곡이 품은 안개도 차에 적격이다. 자갈이 많은 풍화토 지형이라 차나무가 깊게 뿌리를 박아 땅 속 영양분을 고르게 흡수한다고 한다.

하동의 한밭제다는 하동다원 8경에 드는 아름다운 경치의 차밭이다. 보성의 차밭이 초록뱀이 열지어 기어가는 듯한 통일감을 준다면, 급경사의 산비탈에 제멋대로 들어선 하동의 차밭에선 비정형미를 발견할 수 있다. 커다란 바위가 여기저기 박힌 경사진 땅에 차나무가 비대칭적으로 꿈틀대며 펼쳐졌다. 차나무와 바위는 궁합이 잘 맞는다. 바위는 한낮 뜨겁게 받은 열기를 품어 나무에 전달하고, 새벽엔 맺힌 이슬로 차나무에 물을 대준다고 한다.

악양들 청보리의 카드섹션

차밭이 밀집한 화개골에서 나와 섬진강을 따라 남쪽으로 10여 분 달리면 갑자기 넓어진 들판을 만난다.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악양면 평사리의 너른 들판, 악양들이다. 들판은 넓기도 하거니와 지리산 골짜기까지 깊숙이 뻗어 있다. 경지 정리가 잘 된 들판은 몬드리안의 추상을 보는 듯하다. 들판 곳곳에 배꽃이 흐드러졌지만 악양들 전체의 색감은 초록이다. 청보리밭 때문이다.
최첨판댁 옆길로 해서 산길을 오르니 너른 악양들과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80만평 악양들 전경이 눈에 익은 듯 하면서 또 생소하게 느껴진다. 비닐하우스가 없기 때문일까. 어느 논밭에나 늘 보이던 비닐하우스가 이 넓은 땅에는 정말 하나도 없다.

하동의 봄맛, 재첩

4~5월 꽃기운과 함께 섬진강에 찾아든 건 재첩이다. 재첩은 자고로 섬진강 하구의 것을 제일로 쳐왔다. 바다와 강이 만나고 모래가 많은 데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질 좋은 재첩이 많이 난다. 하루 5시간 강바닥을 훑어 15~20킬로그램 정도 건진다고 한다.
재첩은 보통 국으로 먹지만 제철을 맞은 재첩의 싱싱함은 갖은 야채와 초장에 버무린 재첩회에서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하동읍 회심리 강변 둑에는 순백의 ‘재첩길’이 있다. 길이는 30여 미터 되는 뚝방길인데, 음식점에서 삶고 버린 재첩 껍질이 그 길을 가득 덮고 있다. 벚꽃길 바닥 떨어진 꽃잎이 수놓는 것보다 더욱 화려하고 눈부신 길이다. 새하얀 재첩 껍데기들이 강물 위로 절정의 봄빛을 난반사한다.

Tip! 1박 2일 추천코스

오후 하동 도착 - 섬진강 화개천변 꽃길 감상 후 숙박 - 악양평사리 보리밭, 최첨판댁, 하동 차밭 둘러보고 귀가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됐던 악양들의 평사리는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이다. 마을 안에 고택을 옮겨 복원한 최첨판댁과 TV드라마 세트장이 붙어 있어 둘러볼 만하다.


- 『대한민국 비밀여행』 중에서
이성원 지음
컬처그라퍼 / 384쪽 / 15,000원

번호 | 제목 | 날짜
98 이방인은 존재할 수 없게 만드는 공간, 프라하 2012년 11월 28일
97 성곽길 따라 추억 속으로, 낙산 2012년 10월 30일
96 말레이시아에서 인도를 경험하다 2012년 09월 26일
95 한류관광의 필수 코스 남이섬 2012년 08월 30일
94 예술끼와 창작의 불꽃 만남, 홍대 뒷골목 2012년 07월 31일
93 등대와 동백꽃을 품은 2012년의 주인공 여수 2012년 06월 26일
92 마음까지 스미는, 충남 태안 솔향기길 2012년 05월 30일
91 베트남 식도락의 1번지 2012년 04월 27일
90 신록의 푸르름보다 찬란한 섬진강의 봄맛 2012년 03월 27일
89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거닐다 2012년 02월 29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